적과의 동침! 클래식 최초의 조인트 벤처
나우 클래식 2001
최근 음반 시장은 극심한 불황을 맞이하고 있다. 이면에는 MP3 등의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음악 파일이 인터넷을 통해 범람하고 있는 것과 경제위기를 큰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클래식 음반은 팝이나 가요에 비해 MP3와 불경기의 타격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기는 하지만 이미 10여 년 전부터 꾸준한 매출하락이 이루어져 왔으며, 작년 11월부터는 전년도 대비 70% 수준의 매출에 겨우 다가설 정도로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다. 세계 메이저 음반사들도 이 음반의 전반적인 불황에서 비켜서지 못한다. BMG는 이미 클래식 사업부를 팝 부서 산하로 끌어 내리면서 대부분의 아티스트를 방출했고, 워너 뮤직 역시 최근 클래식 사업을 축소하면서 자사의 가장 큰 두 레이블을 통합하는 대수술을 치루었다.
이제 한국의 클래식 음반사들은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다양하게 불황을 대처하고 있다. 클래식 시장 자체가 계속 정체를 빚는다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 대표적인 예가 한국 소니 클래식에서 뉴 에이지 계열의 앙드레 가뇽이란 생소한 캐나다 아티스트와 계약을 맺고 큰 성공을 거둔 것. 이 외에도 클래식 업계는 KBS 등 비음반사와 계약을 맺고 공동 업무를 진행하는 등 부산하다. 최근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클래식 업계에서 최초로 경쟁 관계에 있는 두 음반사가 조인트 벤처로 함께 음반을 발매한 것이다. 이름하여 <나우 클래식 2001>. 팝 시장에서는 이런 조인트 벤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으나 클래식 음반계에서 서로 비용의 반을 부담하고 수익의 반을 분배하는 정식 조인트 벤처는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두 회사가 클래식의 두 공룡으로 불리는 유니버설 뮤직과 EMI라면 클래식 계의 큰 사건이라 할 만하다. 국내 클래식 시장에서 두 회사의 점유율을 합하면 60%를 웃돈다.
두 장의 음반에 실린 아티스트의 화려한 명단은 두 회사의 스케일을 이야기하기에 충분하다. 장영주, 장한나 등의 신진 클래식 스타를 비롯, 정명훈, 조수미, 정경화 등 세계에서 활약하는 한국의 정상급 클래식 아티스트의 이름을 발견되는가 하면, 미샤 마이스키, 아쉬케나지, 파바로티, 마리아 칼라스, 안드레아 보첼리 등의 거장과 라카토쉬, 앙드레 가뇽 등 크로스오버 스타들이 모두 포진해 있다. 시원한 음악을 선사하며 최근 각광을 받는 미녀 전자 현악 사중주단 본드,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에서 영화 <텔미썸딩> 및 <아이즈 와이드 샷> 등에 사용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쇼스타코비치의 왈츠 까지 다양한 재미를 즐길 수 있도록 선곡 되어 있다.
클래식 음반계의 이러한 야심찬 마케팅 정책이 현 불황을 극복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을지 두고 볼 만한 일이다.
[CD-1]
1. 훌직 : Alexander The Great - 본드
2. 파가니니 : 카프리스 Op.24 '베니 굿맨을 기리며' - 자비네 마이어
3. 도어스 : Riders On The Storm - 케네디
4. 검은 눈동자 (민요) - 로비 라카토쉬와 그의 앙상블
5. 피아졸라 : 리베르탱고 - 산타 체칠리아 아카데미 오케스트라 (정명훈)
6. 쇼스타코비치 : 재즈 모음곡 중 왈츠 - 로얄 콘서트헤보 오케스트라 (리카르도 샤이)
7. 브루커, 레이드 : A Whiter Shade Of Pale - 사라 브라이트만
8. 보로딘 : Song Of Our Homeland - 이지
9. 모짜르트 : 오페라 '마술피리' 중 '지옥의 복수가 내 마음에 타오르고' - 조수미
10. 바흐, 구노 : 아베 마리아 - 안드레아 보첼리
11. 번스타인 :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중 'Tonight' - 안젤라 게오르규 (로베르트 알라냐)
12. 푸치니 :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 - 루치아노 파바로티
13. 비발디 : 사계 중 여름의 3악장 - 유로파 갈란테 (파비오 비욘디)
14. 파가니니 : 소나타 6번 - 길 샤함 (괴란 죌셔)
15. 먼 곳을 그리며 - 앙드레 가뇽
[CD-2]
1. 바치니 : 고블린의 춤 - 장영주
2. 생상 :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 - 장한나
3. 로드리고 : 아랑훼즈 협주곡 중 2악장 아다지오 - 줄리안 브림
4. 바흐 : 첼로 모음곡 1번 BWV 1007 중 전주곡 - 미샤 마이스키
5. 쇼팽 : 연습곡 E 장조 Op.10, No.3 -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6. 쇼팽 : 폴로네이즈 A 장조 Op.53 - 마르타 아르헤리치
7. 바흐 : 토카타, 아다지오와 푸가 C 장조 BWV 564 중 아다지오 - 재클린 뒤 프레
8. 엘가 : 사랑의 인사 - 정경화
9. 헨델 : 오페라 세르세 중 '나무 그늘 아래서' - 안드레아스 숄
10. 죠르다노 : 안드레아 셰니에 중 '어머니의 죽음' - 마리아 칼라스
11. 레온카발로 : 팔리아치 중 '의상을 입어라' - 호세 쿠라
12. 리스트 : 사랑의 꿈 3번 - 백건우
13. 슈베르트 : 송어 D550 - 이안 보스트리지
14. 슈베르트 : 아베마리아 - 바바라 헨드릭스
15. 마스네 : 타이스 명상곡 - 정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