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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케미컬 로맨스와 함께 소리 질러라!
Killjoys Make some Noise!
위험하지만 멋진 실생활을 추구하는 자유로움의 표출! 진정한 록큰롤 사운드
[Danger Days: The True Lives of the Fabulous Killjoys] (위험한 나날들: 끝내주게 멋진 킬조이들의 실상)
“우리는 대담하지 않은 건 안해!” by 제라드 웨이
본인의 생각을 가사를 통해 전달하기를 원하는 프론트 맨 제라드 웨이는 이번 앨범 은 세상에 대한 심도 있는 통찰을 표현하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즐거운 과정이었다고 얘기한다. 하나의 테마를 주제로 했던 전작과는 달리 신작은 심플하면서도 극명한 곡들을 선보인다. 록큰롤에 대한 러브 레터를 쓰고 싶었다는 제라드의 고백처럼 재기 발랄한 분위기와 많은 선배 밴드들의 영향을 받은 사운드로 다양하게 구성되었다.
“그 동안 깨닫지 못했던 신세계를 발견했어요. (We found a whole new world we didn’t know was there)”
by 마이키 웨이
MCR 사운드에서 엿볼 수 없었던 신서사이저와 전자음의 자유로운 차용은 프란즈 퍼디난드가 지난 작품에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차용한 개러지 록을 선보였던 것처럼 그 동안 MCR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의 180도 변신을 꾀하고 있다!
MCR의 극명한 자유 논리를 표출한 한 편의 대서사시와 같은 [Danger Days: the True Lives of the Fabulous Killjoys]
위험하지만 멋진 실생활을 추구하는 자유로움의 표출이 아닐 수 없다!
¡°We’re all f**king wild!¡± – My Chemical Romance
2006년 작 [The Black Parade] 이후 4년 만에 통산 네 번째 앨범을 들고 마이 케미컬 로맨스(이하MCR)가 우리를 다시 찾아왔다. 멀티 플래티넘을 기록, 전 세계적으로 이모코어의 붐을 정점에 이르게 한 [The Black Parade]는 MCR 최대의 히트작으로 부와 명성을 가져다 준 작품이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었다. 끊이지 않고 이어진 빡빡한 스케줄의 월드 투어로 인해 누적된 피로, 이들의 앨범이 한 십대 소녀의 자살을 부추겼다는 논란, 2009년 봄 드러머 밥 브라이어의 탈퇴 등으로 밴드는 한때 침체기에 빠지기도 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전작의 엄청난 성공으로 인해 새 앨범에 대한 부담감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와이프이자 같은 음악의 길을 걷고 있는 린지와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토끼 같은 딸까지 얻은 후 한층 성숙해진 MCR의 프론트맨 제라드 웨이는 [The Black Parade]를 만들 때 새로운 음악 스타일과 규칙을 정하고 그에 준하는 앨범을 만들려고 너무 노력했었다고 고백한다. 이번 신작을 구상하면서 기존의 스타일과 뭔가 다른 것을 시도하려는 목표 자체가 MCR만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표출하는데 의외로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을 깨달았다고.
3집의 대성공 이후 섹시 프론트맨으로 주가를 올린 제라드는 몇몇 잡지를 위해 레인코트와 타이를 맨 커버 사진을 촬영한 이후 남성 잡지들로부터 몰려드는 커버 슛 촬영 요청에 새삼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기존에는 앨범의 이미지 상으로 표출된 MCR의 모습이 매우 괴상하게 보였기 때문에 이런 요청이 들어온 적이 없었는데, 이게 과연 밴드가 성숙해 져가고 있다는 뜻인가 했지만 결국 이것이 밴드의 발목을 잡을 덫과도 같다는 것을 느꼈다고. 그 당시 MCR은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에 대한 무력감과 뭐든 닥치지 않고 진행했던 그 미친 용기를 잃어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가족을 데리고 캘리포니아의 사막으로 여정을 떠난 제라드는 많은 생각의 시간을 보냈다. 새 앨범에 대한 방향뿐만 아니라 밴드가 과연 음악 시장에서 어떤 위치에 자리 잡을지, 그리고 그들이 아직도 갈구하고 있는 것이 무언인지 곰곰이 생각했다.
그 무렵 린지가 조언했다. ¡°당신은 단순히 뮤지션이 아닌 아티스트잖아. [The Black Parade]에서 뭘 저질렀는지 생각해봐. 당신이 원하는 걸 그냥 저지르고 사람들에게 보여줘.¡±
¡°서른 살이 넘은 시점에 이미 자신의 밴드가 모든 명성과 부를 얻었을 때 자연스레 30대 뮤직 히어로를 원하는 모던 록 컬쳐를 몸소 실감할 수 있었다.¡±라고 제라드는 말한다. 아마도 명성으로 인해 달라진 주변 환경은 물론 NME 어워드에서 ‘Hero of the Year’ 상을 수상한 영향도 있었을 듯 하다.
결국 MCR이 추구하는 것은 돈이 아닌 자유로움의 표출이었다. 그 동안 부담감으로 작용했던 모든 것에 대한 고민을 놓아버리고 자신의 세계로 빠져든 제라드는 가사를 쓰기 시작했다. 자신이 작업한 만화책에 등장하는 킬조이들(Killjoys)이라는 캐릭터를 음악에 영입했고, 소비자주의, 팝 아트, 밴드를 향한 비난에 대한 항변 등 여러 가지를 조합해 리프를 만들었고 곡을 통해 표출했다.
LA로 돌아와 밴드 멤버들과 전작의 프로듀서 롭 카발로를 만난 제라드는 새 앨범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물론 그의 아이디어는 당장 앨범을 완성할 만큼 구체적이지는 않았지만 밴드는 자유롭게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09년 3월 드러머 밥 브라이어가 탈퇴를 선언했고 밴드는 잠시 침체기에 빠진다. 하지만 이를 바로 잡아준 것은 프로듀서 롭이었다.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무작정 뛰어들기보다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아무런 제한이나 규정 없이 작업할 것을 조언했고, 다시 의기투합한 밴드의 결과물로 첫 싱글인 ¡°Na Na Na¡±가 탄생했다.
¡°Na Na Na¡±로 물꼬를 튼 MCR의 창의력은 거침없이 발휘되었다. 제라드의 만화책에서 차용한 소외된 아웃사이더와도 같은 존재, 킬조이들에 대한 테마나 틀에 박힌 세상에 대한 신랄한 가사, 그리고 직설적인 곡이 줄줄이 이어졌다.
2010년 가을 드디어 [Danger Days: the True Lives of the Fabulous Killjoys](위험한 나날들 : 끝내주게 멋진 킬조이들의 실상)라는 근사한 제목의 신작 발매일과 쿠엔틴 타란티노 스타일의 ¡°데스 프루프(Death Proof)¡±를 연상시키는 연출의 프로모 뮤직 비디오 ¡°Art Is the Weapon¡±이 발표되었다.
¡°우리는 대담하지 않은 건 안 해! (We don’t do anything but bold!)¡± – 제라드 웨이
제라드의 십대 시절 이슈와 할머니의 죽음,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은유를 표출했던 2, 3집에 비해 이번 신작 [Danger Days: the True Lives of the Fabulous Killjoys]는 세상에 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물론 MCR은 [The Black Parade]보다 훨씬 선을 넘은 광기를 표출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 앨범 역시 대중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치거나 젊은 이들의 문화를 망친다는 비난을 받는다면 자신들이 정말 ‘위험한’ 밴드가 맞을 것이라고 대담하게 세상에 맞서고 있다.
하지만 제라드는 자신이 세상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의 의견을 가사를 통해 말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이번 앨범의 수록 곡들이 대부분 있는 사실 자체를 노래하고, 좀 더 세상에 대한 심도 있는 통찰을 표현하는 것 자체가 매우 즐거운 프로세스였다고.
전작과는 달리 하나의 테마를 주제로 이루어진 앨범이 아니기에 이번 신작은 매우 꾸밈없이 심플하면서 극명한 곡들을 보여준다. 록큰롤에 대한 러브 레터를 쓰고 싶었다는 제라드의 고백처럼 재기 발랄한 분위기와 많은 선배 밴드들의 영향을 받은 사운드가 다양하게 구성되었다.
‘Art is the Weapon’ 프로모 비디오에도 등장하는 해적 라디오 방송 디제이 닥터 데스 드파이(Dr. Death Defy)의 오흐닝 멘트에 이어 질주하는 펑크 록큰롤 넘버 ‘Na Na Na’가 대담하게 앨범의 막을 열고 마치 코믹 북의 영웅을 위한 주제가와도 같은 ‘Bulletproof Heart’가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번 앨범에서 눈에 띄는 점은 기존의 MCR 사운드에서 엿볼 수 없었던 신서사이저와 전자음의 자유로운 차용이다. 키보드와 전자 사운드를 바탕으로 미드 템포의 드럼 비트로 서서히 분위기를 고조시키다가 코러스 부분에서 폭발하는 ‘SING’이나 4/4비트의 하우스와 같은 댄스 펑크 넘버 ‘Planetary(GO!)’는 마치 프란즈 퍼디난드가 지난 작품에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차용한 개러지 록을 선보였던 것처럼 그 동안 MCR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180도 반전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동안 깨닫지 못했던 신세계를 발견했다. (We found a whole new world we didn’t know was there.)¡± – 마이키 웨이
공상과학 영화의 엔딩과도 같은 몽환적인 신서사이저 사운드와 심플한 기타 리프, 전자음 효과로 구성된 ‘The Only Hope For Me Is You’는 [The Black Parade]의 발라드 곡 ‘I Don’t Love You’의 희망찬 버전과도 같이 보이며, ‘Na Na Na’와도 흡사하면서 매우 거친 펑크 넘버 ‘Party Poison’는 기존에 ‘Death Before Disco’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졌던 MCR의 초기작 중 하나로 이번 앨범의 분위기와도 매우 잘 어울리면서 이들의 초기 시절을 회상시키는 발랄한 곡이다.
정통 록큰롤 사운드의 기타 솔로를 시작으로 MCR 전형의 폭발적인 진행을 보여주는 ‘Save Yourself, I’ll Hold Them Back’는 전작의 ‘Famous Last Word’와도 같이 심플하면서도 서사적인 구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를 이어 MCR표 발라드 넘버 ‘S/C/A/R/E/C/R/O/W’가 앨범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한다. MCR은 ‘S/C/A/R/E/C/R/O/W’가 밴드의 예술적인 면을 보여주는 곡이자, 킬조이들의 세계에서 이들을 잡으러 다니는 경찰 세력에 대한 방어력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저물어 가는 아름다운 석양을 배경으로 드라이브를 하는 킬조이들의 모습을 눈 앞에 펼쳐주는 배경음악과도 같은 ‘Summertime’은 마치 뮤즈의 ‘Starlight’과도 같이 무한 엔돌핀을 뿜어내는 미드 템포의 넘버로 ‘S/C/A/R/E/C/R/O/W’와 비슷한 맥락을 이어간다.
앨범의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헤비한 사운드로 다시 박차를 가하는 ‘DESTROYA’가 새로운 전환을 부여하면서 끝까지 달릴 것 같은 예상을 뒤엎고 나타나는 ‘The Kids From Yesterday’는 떼창을 유도하는 멜로디의 코러스가 귀에 쉽게 감기며, 마지막 곡 전에 작별을 고하는 닥터 데스 드파이의 전언과 함께 영화 ‘컬리 수’의 장면처럼 방송의 종결을 알리는 미국 국가가 펼쳐진다.
트와일라잇 사운드트랙에 곡을 실으라는 주변의 수많은 요청에 답해 만든 ‘Vampire Money’은 록키 호러 픽쳐 쇼를 연상시키는 정통 록큰롤+펑크 사운드, 그리고 마구 달리지만 시끄럽지 않은 경쾌한 구성과 함께 트와일라잇 OST에 참여해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을 칭하는 뱀파이어 머니에 대한 직설적인 가사가 웃음을 자아내며 앨범의 막을 장식한다.
[Danger Days: the True Lives of the Fabulous Killjoys]는 MCR의 극명한 자유 논리를 표출한 한편의 서사시와도 같다. 미래는 방탄된 세상과도 같이 완전하다고 노래하는 이들의 대담한 표현 방식은 매우 컬러풀하며 빠르게 진행된다.
완전한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는 MCR이 말하자 하는 진정한 록큰롤 사운드, 그것이 바로 이 앨범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위험하지만 멋진 실생활¡±일 것이다.
홍희선 (Shirley Hong - http://blog.naver.com/shirley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