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ce More With Feeling - Singles 1996-2004
2004년에 발매되는 플라시보의 싱글 모음집 『Once More With Feeling』은 플라시보 음악의 과거로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변천의 역사를 들어볼 수 있는 앨범이다. 이 앨범의 수록곡들이 히트 싱글 위주이기 때문에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던 멜랑콜리 발라드들은 대거 제외되었다는 점에서 플라시보 사운드의 전모를 보여준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싱글 모음집은 “십대의 고뇌”에 대한 공감과 동조를 기반으로 해서 음악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곡들을 중심적으로 추려낸 플라시보 음악의 가장 성공한 측면이라고 받아들이면 될 것이다. 특히 이 싱글 모음집에는 'Protect Me'를 불어로 노래한 싱글이 포함되어 있고(프랑스는 플라시보 음악의 가장 큰 시장이다), 플라시보가 로리 앤더슨과 같은 보이스 중심의 익스페리멘틀 사운드를 머릿속에서 그리고 작업했다는 곡인 'I Do'와 이 싱글모음집을 위한 곡인 '20 Years'가 신곡으로 포함되어 있다.
플라시보는 오늘날 흔히들 영국의 모던 록이라고 부르는 범주와 상당히 다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들의 실제적인 음악적 출발은 미국의 얼터너티브 록에 보다 가까웠다. 리더인 브라이언 몰코의 화장한 얼굴은 단순히 한때 글램 록커였던 데이빗 보위를 떠오르게 할뿐만 아니라 동시에 마릴린 맨슨과의 친분 관계에도 주목하게 한다. 이것은 헤비 메틀을 주제로 만들어지는 영화에서 플라시보가 주다스 프리스트 역할을 제안받았다는 것에도 드러난다(플라시보는 거절했다). 즉 플라시보의 음악은 미국 시장에서도 수용될 수 있는 음악이라는 것이다.
‘플라시보(placebo)’라는 단어는 실제로 약효가 발생하기도 하는 가짜약을 뜻한다(브라이언 몰코는 ‘마음에 들다, 스스로 대견하게 하다, 갈채를 받다’를 뜻하는 라틴어 placeo의 뜻이 좋아서 밴드명으로 정했다고 한다). 록큰롤은 실제 인생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것은 마치 가짜약의 효과처럼 인생을 전화시킬 계기를 던져주기도 한다. 플라시보 음악이 가진 효력은 결코 무시할 것이 못된다. 비록 플라시보는 이 시대의 가장 독창적인 밴드이거나 가장 지적인 밴드는 아닐지라도 록큰롤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다가가야 하는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밴드이다.
또한 하드록과 얼터너티브 시대를 음악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밴드 중 하나이다. 이들이 비단 영국의 모던 록 중심의 음악잡지들뿐만 아니라 메틀 중심의 잡지인 ‘케랑(Kerrang!)’의 총아가 될 수 있는 것도 이들 음악이 가진 특성을 잘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플라시보는 보컬이자 베이시스트인 브라이언 몰코(Brian Molko), 기타리스트 스테판 올스달(Stefan Olsdal), 드러머인 스티브 휴잇(Steve Hewitt)으로 이루어진 3인조 밴드이다. 록의 역사에 빛나는 3인조 밴드들의 명예의 전당의 목록에 과연 이들의 이름이 들어설 때가 올 것인지 지켜볼만 할 것이다.
1. 36 Degrees
2. Teenage Angst
3. Nancy Boy
4. Bruise Pristine
5. Pure Morning
6. You Don't Care About Us
7. Every You Every Me
8. Without You I'm nothing
9. Taste in Men
10. Slave to the Wage
11. Special K
12. Black Eyed
13. The Bitter End
14. This Picture
15. Special Needs
16. English Summer Rain
17. Protege Moi
18. I Do
19. 20 Yea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