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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기다린 초심자(初心者)들의 회합(會合) Mr. Big [What If...]
Mr. Big이 늘 그래 왔듯이, 본 앨범도 라이브 합주를 통해 레코딩했다고 한다. Mr. Big 정도의 연륜과 테크닉이라면, 또 20년 지기들의 호흡이라면 굳이 따로 녹음하여 믹싱하는 번거로움도 필요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앨범 전체적인 느낌이 좀 더 아날로그하게 느껴지지만, 초창기 Mr. Big의 사운드를 그리워하는 이들에겐 더 없이 친근한 사운드이다. 기타와 베이스가 만담하듯 주고 받는 현란한 연주, 라이브를 감상하듯 생생하게 전해 오는 멤버들의 호흡까지 느껴지는 것은 명 프로듀서 Kevin Shirley의 예리한 안목 덕분일 것이다.
Undertow는 앨범의 첫 싱글로 Youtube를 통해 클립으로 먼저 공개가 되었다. 참으로 기가 막힌 멜로디 라인을 갖고 있으면서도 Addicted To That Rush나 Colorado Bulldog에서 모두가 느꼈던 화려한 테크닉, 거기에 세련된 전개가 더해진, 실로 오랜만에 만난 최고의 트랙이라 단언하고 싶다. 무엇보다 영상에서 느껴지는 가장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난이도 높은 곡을 한없이 여유롭게 연주하는 그들의 모습이다. 저마다의 얼굴엔 주름이 많이 늘었지만, 세월이 만들어 준 노장의 여유로움은 과연 감성 테크니션으로서의 종결자적 면모를 보여준다.
첫 싱글 Undertow의 가공할 만한 매력 때문에 다른 트랙들이 다소 평가절하될 수도 있겠지만, 비록 과거처럼 대중적인 느낌은 조금 줄어들었다 할 지라도 여전히 흥겨운 트랙들로 가득하다. 여기서 ‘대중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음악에 있어 ‘상업적’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 느낌을 피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예술의 상업성에 대해 끝없이 비판하려 하는 경향이 있지만, 결국 상업적이지 않은 예술은 매니아의 전유물일 뿐이며, Mr. Big이 추구하는 Rock은 매니아는 물론 모든 대중을 즐겁게 해주는 Rock임이 확실하기 때문에, ‘대중적’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듯하다. 즉, What If의 트랙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확실히 헤비한 Rock이며 To Be With You를 기대한 팬이라면 조금은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Had Enough나 Alive And Kicking과 같은 초창기 헤비한 넘버들을 좋아하는 팬들은 신작에 대해 기립박수를 보낼 것임이 확실하다. 그러면서도 All The Way Up과 같은 예전의 감성이 살아 있는 발라드는 다시 한번 빌보드 입성에 대한 기대를 걸어 볼 수 있는 대중적인 트랙이다.
What If는 역시나 일본에서 가장 최초로 발매가 되었다. CD Only 버전과 DVD 합본 버전이 함께 발매되는데, DVD에 포함된 영상들은 그야말로 ‘뒷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한 한국반에 보너스 트랙을 챙겨 수록하게 된 점도 매우 반가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