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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n이 돌아왔다.`는 것은 결코 단순히 거물 록 밴드가 신보 하나 발표했다, 는 수준으로 받아들일 만한 사안이 아니다. 록의 쇠퇴가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되고 있는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에 `록이 팝의 중심`임을 단 한 번도 믿어 의심치 않았던 수많은 록 지지자들은 드디어 떨고 있다. `결코 죽지 않으리라던 록(Rock Will Never Die)`이 그 바닥까지 떨어지고 있는 걸 목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록씬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야 할 신인들은 10대 소녀들 앞에서 눈웃음 흘리는 연습에 매진하고 있으며, 거물들은 차례로 사라져가고 있다. 메탈리카는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소식조차 들리지 않고, 메가데쓰는 처참한 마지막 앨범의 판매고를 끝으로 쓸쓸히 록씬의 뒤편으로 퇴장하였고, 새로운 희망이었던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쉰은 너무도 쉽게 분열과 잠적을 거듭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마지막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밴드로 누구를 꼽을 수 있겠는가? Korn밖에 더 있는가? 그런 Korn이 3년 만에 돌아왔다. 이젠 도대체 어찌 건드려볼 엄두조차 못 내는(Untouchables) 헤비니스를 온몸에 두르고 말이다.
록팬들이라면 당연히 경배해야 마땅할 지어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음반이 출시되기 이전부터 불온한 일단의 무리들 사이에서 흉흉한 소문이 나돈다. `상업적`이라느니, `초기의 강렬함이 사라졌다`느니 저희들끼리 찢고 까불고 있다. 핫트랙스의 공식적인 입장(만약 그런 걸 인정해준다면)은 간단하다.
Korn은 예술을 하고 있다!
10대 아이들이 머리를 흔들며 놀기에 딱 좋은 스피드는 이 앨범에 거의 없다. `학부모의 적`이 되는 것으로 자신들을 이슈화했던 초기의 전략은 `이 빌어먹을 세상이 어떤지도 볼 때가 되었다.`는 조나단의 선언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 보다 넓은 세상에 대하여, 보다 진지하게, 보다 논리적으로(?) 그들의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시종일관 지글거리는 사운드는 한없이 가라앉아 있으며 이 음침함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예술의 경지에 오를 만한 것이다.
그저 머리 흔들기 좋은 음악을 원한다면 이 음반에서 손 떼라. 차분하게 새 밀레니엄 시대에 록이 구현할 수 있는 예술의 형태를 느끼고자 하는 이들에게만 이 음반은 제대로 들릴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