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발자취와 더욱 넓어진
음악적 스펙트럼을 목격하는 순간,
빅뱅 [Special Edition]
몇 년 전만 해도 아이돌 가수의 음악성에 대해서 논한다는 건 우스운 일이었다. 그들의 태생 자체가 음악보다는 인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룹 빅뱅은 이러한 선입관을 단번에 바꾼 이들이다. 빅뱅은 단순히 주어진 노래를 부르는 수동적인 아이돌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힙합, 알앤비, 일렉트로니카 등 해당 장르에 대한 음악적 이해가 선행되고 그룹 내에서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며, ‘진화한 아이돌’로서 가능성을 증명했다. 더불어 2006년 데뷔한 이래 그룹의 앨범과 싱글은 물론, 멤버들의 솔로 앨범까지 이들이 쏟아낸 엄청난 양의 결과물은 빅뱅이 얼마나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음악적인 활동에 충실한 그룹인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최초 어반 알앤비와 힙합에 중심을 뒀던 빅뱅의 음악은 일렉트로니카와 결합을 지나 지난 네 번째 미니앨범을 통해 좀 더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으로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이번에 발표되는 ‘스페셜 에디션’ 앨범은 지난 1년간 빅뱅이 발표한 대표곡들(솔로 포함)을 모은 것으로 바로 이러한 음악적 변화의 시기를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앨범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곡은 신곡이자 더블 타이틀곡인 “Love Song”과 “Stupid Liar”이다. 지드래곤과 테디가 공동으로 작사, 작곡한 “Love Song”은 일렉트로니카 리듬과 모던 록적인 요소가 절묘하게 결합한 트랙으로 여유로운 편곡과 세련된 보컬 어레인지가 돋보이는 곡이다. 그런가 하면, “Stupid Liar”는 프로덕션은 물론, 보컬의 멜로디 라인에서 좀 더 대중친화적인 면이 감지되는 곡으로 특히, 후렴구의 중독성이 상당한 트랙이다. 또 다른 신곡 “Baby Don’t Cry”는 지난 2월에 열린 빅뱅 단독콘서트에서만 공개됐던 대성의 솔로곡으로 차분하고 감성적인 보컬과 멜로디가 여운을 남긴다.
이상 3곡의 신곡이 이번 앨범이 지니는 가치의 절반을 차지한다면, 나머지 절반은 지난 1년간 발표됐던 보석 같은 트랙들의 차지다. 클럽튠 힙합 사운드와 일렉트로니카 결합의 짜릿함을 선사한 미니 앨범 4집 타이틀곡 “Tonight”과 흩뿌려지는 드럼, 후렴구의 브라스 섹션, 감각적인 보컬 라인이 삼합을 이룬 “Café”, 그리고 미니멀한 소스로 완성한 일렉트로니카 “Somebody To Love”, 지드래곤과 TOP가 팀을 이룬 랩 유닛 GD&TOP의 1집에 수록됐던 일렉트로-합 트랙 “High High”와 “Oh Yeah”, 어반 알앤비의 진수를 선사하며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태양의 “I Need A Girl”, 유로 하우스에 한국적인 감성을 얹은 승리의 “어쩌라고” 등에서 지난 1년간 빅뱅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로 아이돌 위주로 돌아가는 국내 대중음악계의 현실 속에서도 팬들은 물론, 전문가들까지 기대를 품게 하는 그룹 빅뱅. 이번에도 수많은 대중은 그들이 들려주는 음악에 취하고 그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에 전율할 것이다. 빅뱅은 여전히 진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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