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고개청년회 상업음악 시리즈 no. 18
수리수리 마하수리 《지구음악》

1. 집시 뽕짝 (Gypsy Pongjak) 2. 알타이 산맥의 소녀 (A Girl on Altai Mountains)
3. 물레나 (Mulana) 4. 춤추는 지구 (Dancing Earth)

‘정현’은 아코디언, 멜로디언, 그리고 피리를, 타악기 연주자 ‘미나’는 달부카, 우두, 리크, 밴디르를, 오마르는 디저리두, 조하프, 우크렐레, 카림바, 오버톤 플룻을 연주한다. 열 댓 개의 악기가 등장하는 이들의 연주를 듣는 것은 시각적 즐거움까지 갖고 있다. 월드 뮤직에 익숙하지 않은 이라면 그 많은 악기가 등장했다 사라지는 즐거움에 마냥 신기할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악기를 압도하며 가장 큰 인상을 남기는 것은 간절한 호소력으로 영혼을 울리는 듯한 보컬, 즉 목소리다. 사하라 사막의 은둔지에서 중세의 수도자들이 신을 향해 기도했던 그 목소리처럼 오마르의 노래는 청중의 가슴을 찌른다. 아프지 않은 찌름이 눈물샘을 자극한다. 하지만 이들의 창법이 수피교도의 신비주의적 목소리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루마니아 집시의 애잔함, 남 프랑스 지중해의 햇살과 같은 격정적인 낭만주의까지 담고 있다.

수리수리 마하수리의 연주를 통해 나는 사하라 사막의 어딘가로 갔고, 지중해의 어느 바닷가로도 갔다. 인도의 바라나시 어딘가에서 명상하는 방랑자도 되었다. 영하 40도의 타이가 숲에서 극북 히스테리아-극지방과 그 주변지역에서 일어나는 정신분열증으로 옷을 찢는 등의 과격한 반응을 보이며 급격히 우울해지거나 정신을 잃기도 한다-로 유영하는 유체 이탈의 상태에 이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박수를 치며 신앙 고백을 하는 부흥회에서 내 스스로 방언을 외쳤다. 그들은 방랑자로 지구 음악을 연주한다.

글 - 이성규 (다큐멘터리 감독)

1. 집시 뽕짝 (Gypsy Pongjak)
2. 알타이 산맥의 소녀 (A Girl on Altai Mountains)
3. 물레나 (Mulana)
4. 춤추는 지구 (Dancing Ear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