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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데이 이후 가장한 성공한 캐나다 출신의 세계적인 펑크 밴드 SUM 41 (썸 41)
다양한 음악적 시도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을 모두 담은 문제적 신보 [UNDERCLASS HERO]
전세계 10대들의 우상 에이브릴 라빈의 남편인 데릭 위블리가 이끄는 밴드로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캐나다 출신의 세계적인 펑크밴드 썸41!
썸41 사운드의 핵심 격인 경쾌한 멜로딕 펑크에 스래쉬, 이모코어, 랩 비트를 접목하는 다채로운 음악적 시도와 다분히 펑크밴드 적인,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을 모두 담은 문제적 신보[UNDERCLASS HERO] !
메탈과 펑크, 랩 비트의 절묘한 조화를 보여주는, 반항적인 제목의 첫 싱글 “Underclass Hero” 를 비롯, 마이 캐미컬 로맨스를 연상시키는 “The Jester”, 현 미국 정권의 무능함을 단도직입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March Of The Dogs”, 섬세한 트레몰로기타가 강한 여운을 남기는 “Speak of the Devil” 등 히든 트랙 포함 총 15곡을 수록한 2007 최고의 팝 펑크 앨범!
캐나다가 배출한 세계적인 펑크 밴드 SUM 41 - Underclass Hero
얼마전 폴 아웃 보이(Fall Out Boy)가 메이저 필드에 뛰어들기 전까지만 해도 데릭 위블리(Deryck Whibley)가 이끄는 이 캐나다 온타리오 출신의 썸 41(Sum 41)에 대적할만한 팝펑크 밴드는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플 플랜(Simple Plan)이 그나마 이들의 적수가 될 수 있었다. 캐나다가 배출한 가장 유명한 락 밴드 중 하나인 썸 41은 팝펑크의 기수(旗手)로서 2000년 데뷔앨범 [Half Hour of Power]를 발표한 이래 지금까지 신작 [Underclass Hero]를 포함 5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한 베테랑 펑크 밴드이다. 앨범 판매량만 총 700만장 이상을 자랑한다. 그린 데이(Green Day)가 닦아놓은 멜로딕 펑크의 배턴을 이어받은 밴드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밴드라 불릴만하다. 더구나 데릭 위블리는 전 세계 십대들의 우상 에이브릴 라빈(Avril Lavigne)의 남편이기도하다. 썸 41은 본토인 캐나다와 미국은 물론, 영국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자랑하는데, 예전에 오아시스(Oasis)와 블러(Blur)가 썸 41이 영국에서 크게 인기를 끌자 심하게 그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자 썸 41은 그것에 대한 대처로 그들의 발언을 모두 자신의 홈페이지에 자랑스럽게 1순위로 올리는 위트(?) 감각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의 락 씬은 썸 41의 인기조차 장담하기 힘든 시기이다. 최근 미국 메인스트림 락의 최고 인기 밴드로 마이 케미컬 로맨스(My Chemical Romance)와 폴 아웃 보이(Fall Out Boy), 패닉! 앳 더 디스코(Panic! At The Disco)의 거대한 성공은 하나의 기현상이 만들어가고 있다. 뉴 파운드 글로리는 파워팝 밴드가 되었고, 이쪽 바닥에서 나름 중견 밴드로 자처했던 굿 샬럿(Good Charlotte)이나 유즈드(The Used)와 같은 밴드들까지 앞다투어 그들의 복사본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굿 샬럿은 폴 아웃 보이와 패닉! 앳 더 디스코의 중간은 맴돌고 있으며, 유즈드는 A.F.I와 마이 케미컬 로맨스의 스타일을 살짝 훔쳐서 나름 헤비 락 밴드로서 사운드를 유지하고 있지만 데뷔시절과 비교했을 때, 질적인 저하를 막지는 못했다.
이제 팝펑크 팬들도 과거처럼 티셔츠를 입은 수수한 뮤지션들의 외모와 스케이트보드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감각적이며 비주얼이 강조된 펑크 밴드를 선호하고 있다. 급기야 팝펑크라는 개념도 거의 사라지고 팝락에 가깝게 진화되어 가고 있다. 이것은 1990년대의 그러지 열풍만큼은 아니지만 팝펑크 씬에 있어서 그리 좋은 현상만은 아니다. 이에 따라 썸 41도 어느 정도의 변화가 필요했고, 그것은 신작 [Underclass Hero]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메인스트림 락 씬에서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 놓인 것이다. 하지만 썸 41의 변화는 굿 샬럿의 모방과는 다르다.
썸 41는 신작 [Underclass Hero]에서 펑크 씬의 변화에 대처하고자 나름 그 대안을 내놓고 있는데, 그 변화가 매우 흥미롭다. 다행히도 썸 41은은 제 2의 마이 케미컬 로맨스나 폴 아웃 보이에 관심이 없는 듯하다. 이들은 원래 자신들의 오리지널리티가 있었고, 독특한 펑크 밴드로 이름을 날렸다. NOFX, 비스티 보이즈(Beastie Boys), 오프스프링(The Offspring),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의 영향을 받은 썸 41은 데뷔 때부터 펑크와 메틀, 힙합의 접목을 꾀하며 굉장히 신선함을 안겨주었고,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적인 팬 베이스를 구축해 왔다. 2004년작 [Chuck]에서 너무 헤비메틀 사운드를 혼합해 팬들의 원성을 사고, 기타리스트 데이브 백시(Dave Baksh)가 탈퇴하고, 약간의 매너리즘에 빠진 것을 감안한다면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Underclass Hero] 앨범은 대단히 인상적이다. 썸 41은 이번 앨범으로 그들의 오리지널리티를 간직하면서 점진적인 변화를 모색했으며, 경쾌한 멜로딕 펑크 본연의 모습과 다채로운 분위기를 모두 담는 시도를 하고 있다.
[Underclass Hero]의 제작에 착수하기 시작할 때, 밴드의 기타리스트 데이브 백시는 그의 헤비메틀 밴드 브라운 브리게이드(Brown Brigade)에 열정을 쏟기 위해 탈퇴를 선언했고, 그의 이탈은 전작 [Chuck]과 완전 다른 형태의 음악으로 썸 41을 몰고 갔다. 오리지널 멤버였던 데이브 백시의 탈퇴는 데릭 위블리에게 상당히 충격이었던 듯 하다. 매니지먼트 회사와 결별한 일과 데이브의 탈퇴까지 겹치자 데릭 위블리는 밴드의 해산까지 고려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우울한 심정으로 새앨범의 제작에 아무런 조력을 구하지 않고, 남은 멤버들과 함께 프로듀싱까지 맡았다. 설상가상 주위에서는 모두들 썸 41이 부활할 수 없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Underclass Hero]는 그런 최악의 상황 속에서 만들어진 앨범이다.
데릭 위블리가 “지금, 우리는 음악의 예술적인 측면을 보고 있다. 이 앨범을 가능한 예술적 펑크 락 레코드로 완성하고 싶었다. 음악에 대한 접근 방법이 예전과 달라졌다. 지금은 다르다. 곡들은 모두 이유가 있다.”라고 말했듯이 [Underclass Hero]는 그의 개인적인 언저리를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에 대한 혼란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풀고 있는 문제작이다. 썸 41이 단조로운 펑크 락과 안티팝을 주장하는 밴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롭 디플(Robb Dipple)이 디자인한 앨범 커버는 클래쉬(The Clash)의 앨범 커버를 보는 느낌이 들 정도로 지독하게 펑크적이다.
첫싱글로 발표된 타이틀곡 ??Underclass Hero??는 메틀과 펑크와 랩비트가 결합된 전형적인 썸 41 식 펑크락으로 망치를 쥐고 있는 사람의 팔이 등장하는 커버 디자인이 독특한데, 펑크 락의 메인 테마중 하나인 (기득권 층에 발발하는) 안티-이스태블리시먼트(Establishment)에 대한 곡이다. 섬세한 트레몰로기타가 강한 여운을 남기는 “Speak of the Devil”과 음산한 피아노 반주가 독특한 “Count Your Last Blessings”는 악마를 테마로 삼고 있는 곡들로 외형상 이모(Emo)적인 스타일도 수용한 썸 41의 새로운 음악적 접근이 돋보인다. 스래쉬 메틀을 반영한 “King of Contradiction”도 있다. 그러나 썸 41의 음악적 관심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는다.굉장히 메시지가 강한 곡들로는 “March of the Dogs”와 “The Jester”가 있다. 나인 인치 네일스(N.I.N)의 “March of the Pigs”에 영향 받은 “March of the Dogs”는 신작에서 가장 오리지널 펑크의 영향이 두드러진, 정치적인 메시지를 내세우는 곡으로 부시 대통령의 무능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정치적인 메시지를 내세우긴 하지만 마이 케미컬 로맨스와 견줄 수 있는 “The Jester”의 경우 그 동안 썸 41의 곡 스타일에서 볼 수 없었던 낭만적인 분위기를 첨가한 곡이다. 다만, [Underclass Hero]는 데리 위블리의 분명한 자의식을 담은 복합적인 영향의 펑크 락 앨범이지 결코 정치적인 앨범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앨범은 데뷔앨범 [Half Hour of Power]에서 보여준 펑크 성향을 더 부각시킨 앨범이고, 간결한 펑크 락의 질주감을 풍부한 표현력으로 풀어낸 2007년 팝펑크 씬의 중심에 우뚝 서있는 앨범이다. 비록 초창기 썸 41의 장난기 가득한 악동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지만 그들이 이보다 더 좋은 앨범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글 : 권범준 (2007. 7.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