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의 유산’을 재조명하다!
음악사적 가치 담은 브랜드 앨범 [명불허전]의 첫 번째 프로젝트
Re-make앨범의 Re-definition.
故김광석 Tribute 앨범 《김광석 다시 듣기》
명불허전(名不虛傳)
“이름은 헛되이 전 해지는 법이 아니라는 뜻으로, 명성이나 명예가 널리 알려진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음을 이르는 말”
리메이크 음원이 범람하는 시대. 새로운 창작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때,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리메이크 앨범에 대안을 제시할 앨범이 출시된다.
잊혀져 가는 대중음악의 유산을 재해석하고 재조명하는 과정을 통해 과거 음악의 음악사적 가치를 찾기 위한 일환으로 추진된 브랜드 앨범 [명불허전]. 이름 그대로, 그 명성을 확인시켜줄 이번 앨범은 《김광석 다시 듣기》라는 서브 타이틀로 첫 걸음을 뗀다.
‘김광석’이라는 거장의 음악을 재해석하는 과정에는 소위 ‘자신의 음악’을 한다는 실력파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다.
하는 음악은 달라도, 음악을 하는 때는 달라도 김광석에게서 영향을 받지 않은 뮤지션은 없을 것이다. 어느 가수보다 꾸준히 매년 추모 공연이 열리고, 한국 음악계를 주름잡는 이들은 마다하지 않고 그 무대에 서곤 했다. 또한 여러 차례 트리뷰트 앨범이 제작되곤 했다. 아마 이 땅에서 한국어로 된 노래가 사라지지 않는 한 계속 이어질 김광석에 대한 재해석.
《김광석 다시 듣기》는 김광석이 그러했듯, 지금 자신의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이 참가한 앨범이다. 김바다 정도를 제외한다면, 아마 생전의 김광석을 직접 만나보지 못했을 까마득한 후배들이 모여 만든 최초의 김광석 트리뷰트 앨범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앨범은 더욱 가치 있다. - 음악평론가 김작가의 앨범 평 中에서 -
총 11개 팀, 28명의 뮤지션들이 한 앨범을 통해 단 한 명의 아티스트를 기리며, 각자가 故김광석의 명곡들을 직접 선택하고 자신들의 음악 색깔로 표현해내는 과정을 통해 시대의 격차에서 오는 거리감을 최소화하고 과거 음악과 소통하는 작업을 거쳤다.
타이틀 곡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담당한 십센치(10cm)는 “김광석 선배님의 음악을 재해석할 수 있는 기회가 돼 영광이다. 경의를 표하는 마음으로 최대한 원곡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려고 노력했다. 유수한 아티스트가 참여해 더욱 기대되는 앨범”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보편적 감성에 기인한 지난 날의 명곡에 장르적 다양함을 부여해 '가교'의 역할로도 손색이 없을 이번 앨범은 리메이크(Re-make)앨범에 대한 재정의(Re-definition)를 통해 앞으로 우리 음악이 걸어가야 할 길을 보여주고 있다.
■ About the Songs..
1. 바람이 불어오는 곳 / 제이레빗
“중의적 해석이 가능한 노랫말과 선율이 제이레빗의 목소리와 연주를 통해 색다르게 전달될 수 있길 바랐습니다”
김광석 4집 수록곡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보사노바 스타일로 소화한 제이레빗은 원곡보다 힘을 빼고 여성 보컬의 매력을 살려 상큼하게 소화했다. 앨범 첫 트랙으로 손색없는 자연스럽고 경쾌한 곡.
2.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 10cm
“그는 자신의 아픔과 절망을 오히려 우리에게 떠넘긴 사람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사라져 버린 무책임한 그를 아직도 추모하는 것은 우리가 여전히 못나고 나약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3집 수록곡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십센치(10cm)가 추구하고자 하는 음악 색깔 그대로, 보컬과 어쿠스틱 기타만으로 원곡이 갖고 있는 애잔함을 극대화시켰다. ‘감성의 김광석’이 이변의 중심에 서있는 십센치를 통해 가장 적절히 재해석됐다.
3.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 김지수
“누군가에게 쓰는 편지가 아닌,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쓴다는 제목이 마음에 와 닿았어요. ‘서글픈 상념’, ‘허위의 길들’과 같은 가사의 느낌을 담아내면서도 신나는 리듬으로 허탈한 마음을 툭툭 털어낼 수 있도록 불렀지요”
슈퍼스타K2가 배출한 스타 김지수에 의해 재즈 스타일로 변신을 꾀했다. 원곡에 담겨있던 무거움을 털어내고 사뿐사뿐 걸음을 옮기는 김지수 특유의 스타일로 재탄생한 곡.
4. 먼지가 되어 / 마호가니킹
“곡 자체가 도전적이고 반복적인 후렴구에 엔딩 스캣까지. 평소 마호가니킹의 색깔과 맞닿은 부분이 많은 것 같아 얼른 찜했죠”
3인조 소울 그룹인 마호가니 킹은 포크 스타일을 끈적한 소울로 무리없이 소화해냇다. 주된 모티브를 바탕으로 소울의 감성과 에너지가 얹혀 변주되는 '먼지가 되어'는 이 앨범의 이색적인 트랙중의 하나다.
5. 사랑했지만 / 김바다 with 소년
“초반에 특유의 거친 느낌을 빼고 부드럽게 불러보면 새로운 느낌이 탄생할 것 같은 기대감이 생겼지요. 클라이맥스 부분에선 여지없이 김바다의 거친 창법이 부각됐지만요.”
한국 록계를 대표하는 보컬리스트 중 하나인 김바다의 재능이 드러난 곡. 감정의 낙차가 큰 노래인 ‘사랑했지만’을 그에 어울리는 록 사운드로 재탄생시켜 원곡의 본질과 자신의 해석을 훌륭하게 조화시켰다.
6. 거리에서 / 소울 스테디 락커스
“원곡이 지닌 애잔함과 강렬한 멜로디에 긍적적인 기대와 그리움을 더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Key를 메이저로 바꾸고, 레게의 댄스홀 스타일을 차용해 편곡해 봤습니다”
앨범에서 이색적인 노래를 꼽으라면 이 곡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트로트 스타일의 색소폰으로 강렬한 시작을 알리고 이내 경쾌한 레게 비트로 이어지며 곡의 집중도를 높인다. ‘거리에서’라는 명곡에 신선한 재미를 불어넣은 셈이다.
7. 변해가네 / 안녕바다
“김광석님의 노래는 언제나 많은 것을 깨우치게 하는 교과서입니다. 노래 안에서 영원히 살아 숨쉴 수 있다는 건.. 정말 매력적인 일인 것 같아요”
‘변해가네’는 안녕 바다와 가장 잘 어울리는 곡으로 꼽힌다. 그들의 많은 노래들이 '변해가네'와 같은 아련함을 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녕바다는 극적인 편곡에 담아 보다 더 떨리는 목소리로 이번 곡을 재현하고 있다.
8. 서른 즈음에 / 옐로우 몬스터즈
“거장의 음악에 손을 댄다는 것에 큰 부담감을 느꼈지만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펑크락으로 ‘서른 즈음에’를 강렬하게 만들어 봤습니다”
한국 대중음악 최고의 가사로 평가 받고 있는 ‘서른 즈음에’는 지금까지 20번이 넘게 리메이크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설명되는 곡이다. 유구한 ‘서른 즈음에’에 반기를 든 펑크락 스타일의 격렬한 편곡과 원곡의 아련함을 그대로 담았다.
9. 사랑이라는 이유로 / 이바디
“역시 명곡이었습니다. 피아노만으로도 충분히 곡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었어요. 몇 개의 악기를 추가 편성해 우리만의 색깔을 담은 곡을 낼 수 있었습니다.”
이바디는 스탠다드 팝으로 '사랑이라는 이유로'를 표현한다. 호란은 김광석 못지 않게 절제된 보컬로 뒷머리를 쓰다듬는듯한, 원곡의 감정을 되살려낸다. 선배에 대한 존중, 그러나 거기에 짓눌리지 않는 이바디의 음악적 재능을 잘 느낄 수 있는 노래.
10. 새장속의 친구 / 타루
“제가 이 노래를 부른다면 저만의 청량감과 드라이브감이 있는 기타 라인이 잘 조화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모던 록이 도입되지 않았던 90년대에 탄생한 ‘새장 속의 친구’가 모던 로커 타루에 의해 재탄생된 것은 동시대 모던 록으로 그때의 노래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를 말해주는 모범 답안의 하나다. '홍대 여신'으로만 불리던 타루의 음악적 감각을 확인할 수 있는 곡.
11. 외사랑 / 빗물 사운드
“무겁게 다가오는 사랑의 느낌이 좋았습니다. 보컬만으로도 감동과 전율을 전해 줄 그분의 음악세계를 완전히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 영광스럽게 작업에 임했습니다.”
신인으로서 욕심을 내기 보다는, 범접할 수 없는 선배의 유산에 충실히 다가서겠다는 태도가 느껴진다. 음악에 담긴 진심, 그리고 이를 전달하는 태도. 빗물 사운드가 들려주는 '외사랑'은 노래에 그것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