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철의 보성소리 첫 번째 완창 앨범 [적벽가]
박진감 넘치는 우조 위주의 씩씩하고 당당한 남성적인 소리의 특징을 가진 정권진제 보성소리 적벽가는 고제 판소리의 예스러운 맛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귀한 소리이다.
거의 전승이 끊어지다시피 한 정권진 명창의 보성소리를 이어 받은 윤진철 명창은 힘과 상청, 그리고 소리를 정교하게 짜는 기량, 발음의 정확성 등 많은 미덕을 지닌 소리꾼으로 평가받는다.
이 시대의 판소리 애호가들은 물론 판소리를 처음 듣는 청자에게도 판소리의 매력에 흠뻑 젖게 해줄 것이다.
윤진철은 초등학교 때 목포의 김흥남 명창에게 판소리에 입문하였고, 고등학교 때는 서울을 오르내리며 김소희 명창에게 소리를 배웠다. 자로 잰 듯 정확하고 깔끔하게 정제된 윤진철의 소리에서는 김소희의 영향이 묻어난다. 여기에서 그친다면 그의 소리는 흡사 모범생 소리에서 머물렀을 지도 모른다. 그에게 가장 큰 전환점은 대학에서 정권진과의 만남이다. 만으로 치면 2년 남짓한 기간이지만, 그는 다른 스승을 통해 이미 정권진의 소리를 익히 접하고 있었기에 솜에 물이 스며들듯 스승 정권진의 소리와 이념을 빨아들였다. 그는 정권진 소리의 큰 스케일, 높은 격조는 물론 판을 짜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그가 평생 목표로 삼는 것들을 스승 정권진으로부터 배웠다고 한다. 이 음반은 윤진철에게는 스승으로부터 배운 소리에 대한 일종의 졸업장과도 같은 것이다. 졸업이란 새로운 출발의 의미를 하기 때문이다.
윤진철은 많은 미덕을 가진 명창이다. 우선 소리꾼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좋은 성음을 지녔다. 윤진철은 맑으면서도 힘찬 성색을 지녔고, 상성이 잘 난다. 남자의 경우에 탁한 수리성을 지니면 상청이 잘 나지 않거나 탁한 성음으로 인해 발음이 또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상청이 없으면 답답하고, 사설 전달이 분명치 않으면 감상에 어려움이 있다. 윤진철은 힘과 상청, 그리고 소리를 정교하게 짜는 기량, 발음의 정확성 등 요즈음 남창으로서는 보기 드문 많은 미덕을 지녔다. 윤진철은 훌륭한 재질을 타고났을 뿐만 아니라 많은 재주와 음악성을 지닌 명창이다. 그가 독학으로 수준급의 한국화 실력을 지녔다는 것은 그의 예술적 감수성이 빼어남을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다.
윤진철은 1998년 전주대사습 장원을 비롯해 2005년 KBS 국악대상을 수상한 만큼 명창으로서의 확고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방송 진행과 대학 강의는 물론, 윤진철 국악예술단을 이끌면서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더구나 광주에서 활동하는 소리꾼으로 지방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소리 세계를 탄탄히 구축해나가고 있어서 더욱 값지다. 그리고 2010년 12월부터 광주시립국극단의 예술감독으로 위촉 받아 활동하고 있다. 그 동안의 탄탄한 실무경험 및 활발한 대외활동, 예술감독으로서 전문지식과 경험, 자질과 능력, 단원 기량 향상 및 융화 가능성 등을 높게 평가를 받아 광주의 지역문화 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이 그의 예술세계를 더욱 다채롭게 꾸며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