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아트의 경계를 선회하는 레이블 ‘쇼머스트’의 첫번째 옴니버스 앨범 발매
뮤지션이 레이블을 선택하고 레이블이 뮤지션을 선택하는 것은 남녀가 하는 행동과 같다. 처음에는 선택과 결정으로 밀고 당기기를 하고, 시간이 흐르면 기간과 예산으로 밀고 당기기를 한다. 그러다 보면 예상치 못한 좋은 결과를 만들기도 하고, 서로에게 서운해 하며 멀어지기도 한다. 마치 연애처럼 말이다.
여기 또 하나의 레이블이 만들어지고 뮤지션들이 모여들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해, 몇몇의 뮤지션들이 모여 레이블을 만들을 만들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그 뮤지션 중에 하나는 바로 ‘피터팬컴플렉스’이다. ‘피터팬컴플렉스’는 4집 ‘모닝콜(2008년)’을 발표한 이후에 여러 인터뷰와 공연장에서 각 멤버들의 유닛 활동을 하겠다는 말과 함께, 리더 전지한은 ‘모르모토’라는 이름으로, 드럼의 김경인은 ‘로코모티브'로 공연장이 아닌 다양한 장소에서 영상과 음악을 발표하며 소속사로 부터 자유롭게 공연을 계속해서 이어왔다. 그러던중 동대문 디자인갤러리의 ‘10인 10색전(서울디자인문화재단주최)’을 통해 전지한과 미디어아티스트 김호준이 만나 레이블에 대한 생각을 나눈다. 김호준은 신진 미디어 아티스트이기도 하지만, 이미 ‘퍼니파우더’를 통해 알려져있는 뮤지션이다. 웹진 ‘엘러펀트슈’의 편집장이기도 하며, 롤스파이크의 활동을 준비하고 있던 그의 생각 또한, 피터팬컴플렉스의 전지한의 생각과 일치하며 음악과 아트를 접목시키는 레이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들을 세우고 레이블 ‘쇼머스트’를 만들게 된다.
독특하게도 두 뮤지션이 만난것 만으로도 이미 6개의 팀이 생겨버린 것이다. ‘피터팬컴플렉스’, ‘롤스파이크’, ‘로코모티브’, ‘모르모토’, ‘블랙블랙(피터팬컴플렉스의 기타리스트 이치원)’, ‘식스핑거(피터팬컴플렉스의 베이스 전지일)’, 거기에다 밴드 ‘텔레파시’에서 VJ로 활동하던 ‘모노이드(박유석)와 여성 싱어송롸이터 ‘프롬(이유진)’까지 더해 총 8팀이 ‘쇼머스트’레이블의 구성원이 되었다.
이번 ‘쇼머스트’ 옴니버스 앨범은 전체적인 음악은 일렉트로닉이 기반이다. '피터팬컴플렉스' 역시 '자꾸만 눈이 마주쳐'에서 기타와 리얼드럼이 빠진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으며, '롤스파이크'는 김호준의 영상과 함께 강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로코모티브'의 김경인은 여성 일렉트로닉 뮤지션으로 감성적인 일렉트로닉 뮤직을, '식스핑거'와 '모노이드'는 유럽의 '아이디엠'장르나 '칠아웃'계열의 아직 한국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일렉트로닉 뮤직을 들려주고 있으며, '프롬'은 여성 싱어송롸이터로 위의 음악과는 조금다른 어쿠스틱한 사운드와 독특한 음색으로 음반에 참여하고 있다. '블랙블랙'과 '모르모토' 역시 무겁지 않고 듣기 쉬운 멜로디를 기반의 일렉트로닉사운드로 음반에 구성을 이루고 있다.
이번 음반은 CD와 함께 '쇼머스트'의 뮤지션들을 소개하는 48페이지의 전시 도록과 같은 부클렛이 포함되어 있으며, 부클렛속에는 뮤지션들 소개 뿐만 아니라 아트웍을 만든 디자이너와 일러스트 아티스트들까지도 소개도 함께 하고 있다. 이 부클렛을 통해 '쇼머스트' 레이블의 색깔을 말해주고 있으며, 앞으로 이 레이블의 방향성까지 예상해 볼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있다. 레이블과 뮤지션들이 세기의 연애를 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늘 시작은 아주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