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픈 이야기를 음악으로 쓰고 그리다.
‘이미지’는 싱어송라이터로서 노래를 만들어 부르고, 기획자로서 공연을 제작하며, 미디어아티스트로서 퍼포먼스와 전시를 해왔다. 또한 꾸준히 온/오프 매체에 인터뷰와 비평을 기고하고 있다. ‘이상한 현실(Uncanny Reality)’속에서 다양한 표현언어를 통한 소통 가능성을 타진해온 것이다. 어릴 적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은유화법’을 익혀 온 그녀에게 음악은 바라봄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스무살에 첫 자작곡 ‘소유와 감각’으로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서 수상하며,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음악’으로도 쓰고 그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여전히 다양한 표현언어를 연구하고 다루면서도, 그녀는 스스로의 삶에서 음악이 소통의 주된 역할을 할 것임을 확신한다. 그래서 그녀의 작업을 들여다보면, 음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매체와 텍스트를 아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스스로의 노래를 이미지화한 그림을 그리며, [은유화] 발매 기념 퍼포먼스로 미디어아트와 연동한 ‘visuaLive(비쥬얼라이브)’를 기획해, 사운드에 대한 관객의 피드백을 이미지로 받아보기도 했다. ‘이미지가 사운드를 만나는 이야기’(www.imagemeetssound.com)는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한 편의 은유化, 은유畵, 은유의 꽃노래를 피울 때까지. 음악적 역행으로 이뤄 낼 조용한 외침의 노래에 담긴 진정성.
2010년 9월, ‘이미지’라는 본명으로 첫 싱글을 발표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국문학, 시각디자인, 영화에 걸친 전공과 다양한 삶의 경험, 세상과의 부딪힘을 통해 음악 외적으로 깊어지는 시간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음악적 커리어에서는 오히려 역행이라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먼 길을 돌아나가며, 음악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는 포크(Folk)의 에토스와 가사 미학을 추구하는 ‘진정성 있는 노래’를 다짐했다. [은유화]는 그 진정성을 얻기 위한 여정의 소소하고도 개인적인 출발점이 됐다.
“누구에게나 이 고된 현실을 버티게 해 줄 존재가 필요하다. 그것은 사랑, 꿈, 혹은 그냥 환상이라 불러도 좋을 무언가일 것. 은유화에서는 그 개인적 ‘환상’을 노래한다. 꿈으로 시작해(루시드드림), 타인과의 교감과 사랑에 대한 갈구(마음의 거짓말), 그것을 잃었을 때의 공허함(텅 빈 우주), 그리고 달콤함과 유약함으로 이뤄진 쾌락의 양면성(쿠키) 등을 한바탕 꿈을 꾸듯 은유적으로 감상할 수 있게 배치했다.”
싱어송라이터 이미지의 [ 은유화 ](Remastered)
2012년 1월, 기존 [은유화](2010) 수록곡을 리마스터링한 트랙에, 당시 공개하지 않았던 음원 ‘픽션오브유(inst)’를 보너스트랙으로 담은 [은유화](Remastered) 한정판 CD가 발매된다. 리마스터링을 거친 [은유화]의 여정은 부각된 보컬, 넓어진 사운드 스펙트럼과 다이내믹 등을 통해 한층 확장되었다. 새롭게 더해진 트랙 ‘픽션오브유’는 ‘이미지’의 다음 작업을 상상해볼 수 있는 연결고리이기도 하다.
[은유화] 수록곡 소개
달콤한 창작의 즐거움과, 씁쓸한 내면의 고독을 담아 홀로 작업한 첫 번째 이야기 [은유화].
타이틀곡 ‘텅 빈 우주’는 믿고 의지했던 ‘중심적 존재’가 제거 혹은 붕괴되었을 때, 마치 ‘온 우주가 텅 비어버린 것 같다’는 느낌을 담아 완성한 곡이다. 그 ‘空’의 느낌을 닮아 유려하면서도 살짝 틀어진 멜로디에, 어쿠스틱과 일렉트로닉한 사운드를 결합시켜 잔잔하고 영롱하지만 때로는 강렬한 눈물을 머금은 풍경을 펼쳐낸 노래다.
[은유화]의 여정은 신비한 느낌의 클라이맥스로 청자들이 꿈에 진입하도록 돕는 ‘루시드드림’ 으로 시작해, 타자와의 소통 가능성 혹은 불가능성에 대해 호기심 어린듯 조곤조곤 노래하는 ‘마음의 거짓말’, 모든 것이 공으로 돌아가는 ‘텅 빈 우주’ 를 지나, 쾌락의 달콤함과 유약함을 은유한 ‘쿠키’ 를 통해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처럼 달콤쌉싸름한 꿈을 한 입 베어먹고 깨어난 [은유화]의 여정을 보너스트랙 ‘픽션오브유’는 한층 강한 밴드 사운드를 담은 ‘이상한 현실 속 조용한 외침의 노래’로 이어간다. 꿈(상상)과 현실(실재)의 경계에서 몽환적인 강렬함을 던지는 ‘픽션오브유’(Inst)를 통해 ‘이미지’의 다음 작업을 상상해봐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