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발라(Baeballa)의 첫번째 앨범 [다시 고백]
배발라는 그림을 전공하는 학생이었다. 오랫동안 그림을 그려온 그지만 그림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가사가 있는 노래라면 그것이 수월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이 앨범의 시작이었으나 기대는 곧 근심이 되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완성에 이르기까지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글을 알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간절히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글을 배운 격이다.
배발라의 발라드는 어쿠스틱한 느낌이 강하고 락적인 요소들이 가미되어 있다. 첫 곡인 ‘담배 있냐?’ 역시 그런 곡이다. 앨범 타이틀과 동명의 곡인 ‘다시 고백’은 임헌일(메이트)의 일렉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감성 짙은 곡. 기타의 리드가 인상적인 ‘비뚤어진 선’은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느끼는 허망하고 답답한 감정을 표현한 곡이다. 3인조 어쿠스틱 모던 락밴드 ‘악퉁’ 2집의 ‘Mistake’이란 곡을 재해석한 ‘알아’에서는 배발라만의 색깔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속상한 밤에 일기에나 쓸 법한 그의 가사들은 빠른 템포의 곡에서도 쓸쓸함이 느껴지게 한다. 편지보다는 일기에 가까운 배발라의 첫 앨범은 억지로 꾸미지 않은 수수하고 담백한 맛이 있다. 진심이 담긴 그의 음악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