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발랄한 록 뮤직, 전기뱀장어 - 두 번째 이피앨범 [최신유행]
언제부턴가 그들은 우리 곁에 있었다. 마치 우리 중 하나인 것처럼. 일상의 얼굴을 한 채.
전기뱀장어는 원년 멤버이자 밴드의 두 축을 담당하는 김예슬(기타), 황인경(보컬/기타)과 그들의 꼬드김에 못이기는 척 넘어간 김나연(베이스), 어쩌다 보니 벌써 다섯 번째 드러머 김민혁(드럼)으로 구성된 4인조 밴드이다. 2011년 첫 번째 이피앨범 [충전]을 발매한 뒤 음악적 지향성의 수렴, 멤버 교체 등의 진통을 겪으면서도 착실히 인지도를 쌓아온 전기뱀장어는 그로부터 약 8개월 후인 2012년 3월, 두 번째 이피앨범 [최신유행]을 발표한다.
전기뱀장어가 가장 핫하지도, 가장 트랜디 하지도 않은 음악을 처음 들고 나왔을 때, 대중의 평가를 정리해보자면 루저들이 부르는 담백한 록 음악’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평가가 합당한가의 여부를 떠나서 전기뱀장어는 친근한 외모와 재치 있는 노랫말, 귀에 꽂히는 멜로디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밴드로서 서서히 자리매김 해왔다.
전기뱀장어는 총 여섯 곡이 수록되어 있는 새 이피앨범[최신유행]을 통해 그들의 전작 [충전]에 비해 보다 정돈되고 일관된 사운드를 들려준다. 가볍게 찰랑거리는 기타 소리가 돋보이는 타이틀곡 ‘송곳니’와 밴드 눈뜨고 코베인의 키보디스트인 연리목이 보컬 피쳐링으로 참여한 ‘최신유행’은 전기뱀장어의 음악적 지향을 잘 보여주는 중요한 트랙이다. 이외에도 귀여운 팝 넘버 ‘퍼피’와 속 좁은 남자의 이야기 ‘평행사변형’, ‘언덕’ 등이 수록되어 있고, 넓은 바다로의 항해를 연상케하는 ‘거친 참치들’이 마무리를 장식한다.
전기뱀장어는 현재 인디음악씬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현재진행형 록밴드이다. 그들의 새 음반 [최신유행]을 듣고 마음이 동하는 사람이 있다면 공연장을 찾아가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다. 혹시 그들이 보통의 얼굴을 한 채 사람들 사이에 숨어있는 락스타가 아닌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