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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콘터스(The Raconteurs), 데드 웨더(The Dead Weather) 그리고 화이트 스트라입스(The White Stripes)를 이끈 우리시대 기타 영웅 잭 화이트 Jack White. 15년만에 잭 화이트의 이름으로 발매하는 폭발 직전의 에너지로 가열된 최신형 블루스 Blunderbuss
여성 싱어 루비 아만푸(Ruby Amanfu)이 참여한 클라리넷과 울리쳐가 어쿠스틱 기타와 맞물려지면서 로맨틱하면서도 긴장감을 주는 트랙 Love Interruption, 박력 있는 리프와 보컬과 함께 피들과 하몬드 올겐이 색다른 기운을 전달하는 Sixteen Saltines, 페달스틸 기타와 피아노, 그리고 피들로 이루어진 목가적인 컨트리 블루스 트랙 Blunderbuss를 포함한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잭화이트의 진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총 13곡이 수록된 앨범!
1975년 7월 9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난 잭 화이트는 데뷔 무렵 활동하던 여느 일반적인 밴드들과는 다른 가치관과 재능으로 개러지 리바이벌의 르네상스적 존재가 됐다.
롤링 스톤(Rolling Stone) 지에서 꼽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100인' 중 70위에 랭크되기도 한 그는 결코 테크닉이 뛰어난 기타리스트는 아니었지만, 어떤 혼을 담은 과잉된 연주를 통해 블루스의 유령들을 소환시켜내곤 했다. 1997년, 멕 화이트(Meg White)와 함께 화이트 스트라입스로 데뷔했다.
2천년대 록을 얘기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그룹 중 하나가 된 이들은 기타, 드럼의 혼성 2인조로 단순하면서도 순도높은 로큰롤을 들려줬다. 잭 화이트는 화이트 스트라입스 이외에도 컨트리 뮤직의 주요인사 로레타 린(Loretta Lynn)의 2천년대 걸작 [Van Lear Rose]를 직접 프로듀스하고, 벡(Beck)의 2005년 작 [Guero]에서 베이스를 연주하기도 하면서 다방면으로 활약해냈다.
2005년도에는 디트로이트 옛 친구들과 함께 레콘터스(The Raconteurs)를 결성했고, 역시 남녀 혼성 개러지 듀오였던 킬스(The Kills)의 여성 보컬 앨리슨 모스하트(Alison Mosshart)와 함께 데드 웨더(The Dead Weather) 활동을 이어가기도 한다. 잭 화이트의 초기 로큰롤의 거친 충동을 방불케 하는 격렬한 기타플레이는 같은 시대 활동하고 있는 다른 여느 기타리스트들과 분명 구별되는 지점을 만들었다.
때문에 지미 페이지(Jimmy Page), 그리고 제프 벡(Jeff Beck)과 같은 기타 명인들이 그의 플레이를 높게 평가하곤 했다.
'드디어' 라는 말은 바로 본 작을 위해 필요한 것 같다.
데뷔 15년 만에 발표되는 첫 솔로작이니 그럴 만도 하다. 데드 웨더의 두번째 정규앨범 이후 2년의 시간이 지난 현재 우리는 드디어 '잭 화이트'라는 이름으로 명명된 앨범을 받아볼 수 있게됐다. 아무튼 본 작은 벌써부터 올해의 사건 같은 한 장으로 팬들을 술렁이게 만들고 있는 중이다.
최초로 만들어진 곡은 [Missing Pieces]였다고 한다. 잭 화이트가 직접 펜더로즈를 연주한 담백하고 소울풀한 그루브가 전개되는 본 곡은 우연히 와있었던 다루 존스(Daru Jones)가 드럼을 연주하면서 원테이크로 가이드를 녹음했다.
이를 시작으로 점점 앨범의 구성을 갖출만한 음원의 수가 채워져 나간다. 다행히도 솔로 앨범이라고 해서 기존 그가 해왔던 작업물들과 크게 다르거나 하지는 않은 편이었다. 데드 웨더, 래콘터스의 잭 로렌스(Jack Lawrence)나 오토럭스(Autolux)의 여성드러머 칼라 아자르(Carla Azar)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내쉬빌 루츠뮤직 씬에서 활약하는 연주자들이 백업해냈다.
건반과 페달-스틸, 피들 등 꽤나 다채로운 파트를 포함해내면서 블루스는 물론 로커빌리, 컨트리, 그리고 소울을 망라하는 스타일의 폭이 형성됐다.
뮤직비디오에서도 보여지는 대목이었지만 꽤나 흥미로운 점은 몇몇 곡들에 전원 여성, 혹은 전원 남성으로 성별을 분리해 편성시켜 놓았다는 점이다. 이는 SNL 라이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방송 출연당시 두 곡을 불렀는데, [Love Interruption]을 부를 때는 전원 여성 백업 멤버들을, 그리고 [Sixteen Saltines]을 부를 때는 전원 남성 멤버들로 구성시켜 놓았다.
돌진해나가는 리듬과 함께 듣는 이들의 신체 깊은 곳까지 침투해 흔들어내는 외침, 그리고 육중하게 무한대로 치솟는 볼티지로 가열되는 긴장감은 여전히 어떤 정신을 관통해낸다.
전통을 계승하고, 그에 애정을 가진 채 파괴, 재구축을 반복해나가는 와중, 자신이 원하던 대로 한층 더 높은 단계로 근접해내려 한다. 위대한 파괴자는 또 한번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