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듀오 '모든'이 들려주는 사계절 사색(四色)적인 이야기. [Four seasons]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듀오 모든이 드디어 새로운 정규앨범을 가지고 돌아왔다.
지난 해 싱글 ‘여름’과 ‘가을’을 발표하며 사계의 신호탄을 알린 후, 이어 ‘겨울’을 발표할 것만 같았던 예상을 뒤엎고 6개월 만에 ‘사계’라는 완성된 계절로 돌아온 것이다.
그들의 이번 앨범 역시 2010년 가을에 발표한 첫 번째 앨범 ’Piano N Me’ (전곡이 피아노와 보컬의 주제로만 이뤄졌다)와 마찬가지로 ’사계‘라는 하나의 주제로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는 점에서 스페셜 앨범의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야심차게 준비한 이번 앨범에서 인디씬의 열악한 환경과 자본으로 만들어졌다고 볼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장르와 스케일을 선보이는데, 애절한 발라드와 경쾌한 팝사운드부터 웅장한 클래식 오케스트라, 브로드웨이 빅밴드 스타일 재즈 넘버까지 일관된 주제 속에 다양하게 변주된다.
무엇보다도 탁월한 멜로디 라인과 자유로이 경중을 넘나드는 아름다운 가사들이야 말로 청자들로 하여금 ‘모든’을 주목할 수밖에 없게 하는 이유다.
이번 앨범 역시 ‘모든’의 멤버인 한만성의 발군의 프로듀싱 능력이 빛을 발한다.
그는 앨범 전 과정을 지휘하며 작곡, 작사, 편곡, 연주, 노래, 녹음, 믹싱, 마스터링까지 해내는 멀티 뮤지션으로서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또 다른 멤버인 박현준 역시 작사, 작곡, 연주의 참여로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능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메인 보컬로서 다채로운 음악 위에서 흔들리지 않는 무게 중심이 되어 훌륭한 가창을 선사한다. 또한 융스트링, T.S.T 등 국내 최정상의 훌륭한 세션 연주자들의 참여로 더욱 완성도 있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타이틀곡 “봄이니까 괜찮아”는 혹독한 겨울과 같던 이별후의 시간들이 봄, 혹은 새로운 사랑에 의해 치유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이야기 하는 노래로, 유려한 멜로디 라인과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노랫말, 여심을 흔드는 부드럽고 애절한 박현준의 보컬이 고급스럽고 다이나믹한 편곡에 잘 녹아 들어간, 이 봄에 가장 어울리는 곡이라 할 수 있으며 두 개의 보너스 트랙까지 총 16곡의 트랙들은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달력의 낱장들처럼 그 존재감이 선명하다.
두툼한 양장본 같은 선물 ‘사계’를 들고 온 모든. 그들은 어느 계절에 머무르는 동시에 떠나기도 하고 때론 다시 돌아오며 쉴 새 없이 계절과 계절 사이를 여행한다. 어김없이 계절은 시작되었고 끝없이 잇닿아 있는 계절에 이끌리 듯 그저 모든의 음악에 귀 기울이며 온전한 ‘사계’를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