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본 앨범의 가치에 대해 논한다는 것은 그다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국내 팬들에 의해 그 가치를 검증받아온 앨범이기 때문이다.‘산체스의 아이들’은 한마디로 척 맨존 음악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불후의 명작이다. Part-1에는 국내 방송의 BGM으로 자주 사용되어 귀에 익숙한 Overture를 필두로 대곡과 소품이 적절이 안배되어 있다. 특히 Consuelo’s love theme는 차분한 어쿠스틱 기타를 시작으로 척의 플루겔 혼, 안정감있는 베이스, 아련함을 주는 파스텔 톤의 코러스, 실내악을 연상케하는 첼로가 완벽한 앙상블을 전하며 감동의 물결을 이룬다.
Part-1에 Consuelo’s love theme이 있다면 2에는 Death scene의 명연이 기다린다. 비장감 어린 기타에 이어지는 첼로 연주가 듣는 이의 마음을 저미게 하며,이 두 곡은 1,2에서 서로 대칭되며 앨범의 가치를 격상시키는 최고의 연주라 할 수 있다.‘산체스의 아이들’을 듣고 있으면 문득 청마 유치환님의 ‘깃발’이라는 시가 떠오른다. 그 이유는 깃발처럼 펄럭이는 척의 플루겔 혼 연주에서 느껴지는 영원한 노스탤지어 때문이리라......
[gmv 1997년 12월 송기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