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이한응은 캐나다 토론토의 재즈 명문 험버컬리지(Humber College)에서 브라이언 디킨슨(Brain Dickinson), 데이브 레스티보(Dave Restivo) 등의 북미 재즈 거장들을 사사, 재학 중에 이미 야마하 캐나다 뮤직 어워드(Yamaha Canada Music Award)에서 입상하는 등 차세대를 대표할 재즈 피아니스트로서 남다른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동시에 토론토 일대의 유명재즈 클럽들과 캐나다 전 지역 다수의 재즈 페스티벌에 초청 받아 무대에 오르며 현지의 평단과 재즈 애호가들로부터 그 실력을 인정 받았고, 4년의 학사 과정 졸업 후 귀국하여 현재까지도 이한응 트리오, 박용규 퀄텟, 하이 싱어즈(Hi Singers), 써니 킴(Sunny Kim) 프로젝트 등의 피아니스트로 쉴 틈 없이 활발한 연주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태리 유학파 성악가들로 구성된 팝페라 그룹 비바보체(Viva Voce)의 크리스마스 음반 ‘Viva Christmas’, 매 작품 참신한 음악세계를 선보이며 국내뿐 아니라 일본에까지 지지층을 확보해 온 해금 연주가 꽃별의 5집 음반 ‘숲의 시간’, 오늘날 국악계에서 가장 돋보이는 젊은 작곡가이자 대금 연주가 차승민이 주도하는 시로 프로젝트(Project 詩路)의 첫 번째 정규 음반 ‘꽃이 하고픈 말’ 등, 국악과 클래식을 아우르는 다양한 크로스오버 음반에 피아니스트이자 편곡자로 깊숙이 참여하며 포용력 있는 음악성과 특유의 섬세한 감성을 뽐낸 바 있고 또한, 한국 재즈 씬의 살아있는 전설, 기타리스트 박용규의 지난 리더작‘Beautiful Life’에 당당히 피아니스트로 참여하며 메인스트림 재즈에 대한 분명한 이해,젊은 나이가 믿기지 않으리만치 풍부하고 넉넉한 스윙 감각, 박용규를 비롯해 베이시스트 이순용과 드러머 이창훈 등 녹음 연주를 함께한 대선배 음악가들 못지 않은 안정되고 출중한 연주력을 펼쳐 보여 호평을 받았다.
캐나다에서 작업한 EP 음반 ‘The Night Sings Memories’ 이후 3년이 흘러 비로소 발표하는, 이한응의 첫 번째 정규 리더작‘Conversational Day’.
타이틀에서 짐작되듯 국내외 여러 뛰어난 재즈 뮤지션들과의 화려한 라인업으로 다채로운 형태의 음악적 결과물들을 한 장의 음반에 담아냈는데, 이는 자칫 이십 대 젊은 음악가의 치기 어린 만용이나 과도한 욕심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으나,그 같은 섣부른 우려는 막상 본 작품의 면면을 곰곰이 감상하는 동안 이내 사라지고 만다.
저마다의 음색, 제각기 다른 형식과 개성의 악곡과 리듬에 두루 마주치면서도 음반 전반에 걸쳐 어느 한 트랙 이질감 없이 한결 같은 감수성과 세련된 완성도를 일관되게 이끌어내는, 이한응의 폭넓고 노련한 음악성 덕이다.
음반의 커버는 인기사진작가 안웅철의 작품으로 꾸며졌다. 안웅철은 그간 ‘Are you going with me?’,‘Still Life’ 등 수 권에 이르는 사진집뿐 아니라 컴필레이션 음반 ‘New York Story’를 손수 구성해 발표하는 등 사진과 음악이 만나 앙상블을 이루는 독창적인 형태의 작품세계로 항시 예술계에 크나큰 반향을 일으켜 왔고, 일찍이 수많은 명반의 커버와 부클릿을 장식했다.
이한응, compositions & piano; Suzy Wilde, voice; Olivier Clements, flugelhorn; 여현우,saxophone; 박용규, guitar; 박윤우 guitar; 정상이, double bass; 박수현, double bass; 김영진, drums; Joshua Charles Park, dru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