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 마사히코(1941년생)와 박재천(1961년생)은 같은 세대의 뮤지션이 아니다. 하지만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은 점, 소로가 품고 있는 세계에 대한 이해와 존중은 이미 이전 공연이나 음반 작업에서 어느정도 증명이 되었다. 이제 온전히 사토 마사히코와 박재천의 듀오에 의한 공연 실황을 녹음한 음반이 나오게 되었다.
눈빛을 교환하기 이전에 정통재즈, 클래식, 영화음악, 민속음악 등 사토 마사히코가 커버하는 넓은 영역을 박재천이 이해하고, 마찬가지 클래식과 대중음악, 한국 전통음악, 재즈를 아우르는 박재천이 가진 바를 캐치하는 직관과 합리성이 없고서는 의미 없는 대화 혹은 둘이 따로 내뱉는 독백의 향연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각자가 독자적인 순간즉흥 세계에서 표출할 때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 신호를 펄스 단위로 분해하거나, 감성의 변화에 따른 침묵의 공간, 치열하며 치밀한 응답 중에 대칭과 비대칭의 긴장 속에 이루어지는 조화는 숙성되고 농밀해져 간다. 음악에 대해 타협 없이 살아 온 두 사람의 세계가 연주를 통해 느껴지며, 이 때문에 한 시간 남짓 이어지는 연주에서 가치관을 보게 되고 그 순수함에 흠뻑 젖게 된다. 나이는 그의 생을 아로 세긴 흔적이지만, 이 때문에 정열과 창조성이 사그라지지는 않는다. 그 실체가 사토 선생과 박재천의 이 앨범에서도 구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