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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 모두의 역량이 빛나는 매치박스 트웬티 대망의 새 앨범!! [North] 디럭스 에디션
10년만에 발표하는 정규앨범이자 17년의 활동기간 동안 가장 눈부신 팀워크를 자랑하는 Matchbox Twenty의 작품 [North].
데뷔 시절 20대 초반이던 멤버들이 어느새 30대 후반 혹은 40대 초반의 나이에 들어섰다. 그들은 17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하면서 공생하는 방법을 터득했고, 이번 앨범은 그러한 깨달음의 결과를 담고 있다. 멤버 모두가 적극적으로 머리를 맞댄 결과, 한층 더 풍성해진, 그래서 대중의 귀를 더욱 만족시킬 만한 양질의 팝록 사운드가 탄생했다. 롭 토머스와 폴 두세트, 카일 쿡이 마이크 하나에 둘러 앉아 자유롭게 노랫말을 주고받은 끝에 완성한, 통제하기 어려운 한 여성의 이야기가 간결한 기타 리프에 실려 활기찬 분위기를 뽐낸 트랙 ‘She’s So Mean’
데뷔 앨범의 명곡 ‘Back 2 Good’을 연상시키는, 멤버들이 곡을 완성한 뒤 처음으로 성취감을 느낀 곡 ‘Overjoyed’ + 보너스 트랙 3곡 포함 총 15곡 수록!
팬들에게 익숙한 과거의 사운드를 들려주지 않을 계획이라는 매치박스 트웬티.
“킹크스처럼 들릴 수도 있고, 마룬파이브가 들릴 수도 있고… 하지만 그냥 그대로 쭉 따라와봐. 트랙들에 몸을 맡겨 보라고.” - 롭 토머스 -
이제 ‘롭 토머스의 밴드’라는 표현은 거짓명제!
멤버 모두의 역량이 빛나는 매치박스 트웬티의 네 번째 스튜디오 앨범 [North]
어떤 그룹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 그룹은 2인조일 수도 있고, 4인조일 수도 있고, 10명이 넘을 수도 있다. 구성원이 몇 명이든 그룹에서 중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각자 맡은 역할과 위치가 있기 때문에 어느 한 사람이 공백을 만들면 그 그룹은 쉽게 위태로워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어느 그룹에나 중심인물이나 주요인물에 해당하는 사람은 반드시 있고, 그룹은 그러한 사람 혹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유지된다는 점이다.
미국 플로리다 출신의 그룹 매치박스 트웬티(Matchbox Twenty)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매치박스 트웬티는 롭 토머스(Rob Thomas. 보컬), 카일 쿡(Kyle Cook. 기타), 브라이언 예일(Brian Yale. 베이스), 폴 두세트(Paul Doucette. 드럼)의 4인조로 구성되어 있다. 록 밴드의 전형을 취하고 있고, 각자 맡은 파트가 분명하다. 그럼에도 팀의 중심인물은 누가 뭐래도 롭 토머스다. 팀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보컬을 맡고 있는 데다 지금까지 나온 노래의 대부분을 혼자 썼기 때문에 롭 토머스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당연히 클 수밖에 없다. 2005년에 팀을 탈퇴한 멤버가 애덤 게이너(Adam Gaynor. 기타)가 아니라 롭 토머스였다면, MTV 뉴스는 ‘롭 토머스 그룹 탈퇴’가 아니라 ‘매치박스 트웬티 해체’라는 소식을 전했을 것이다.
그러나 팀 내부의 역학구조는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매치박스 트웬티 역시 신보를 작업하면서 무게중심에 변화를 주었다. 롭 토머스 한 사람이 아닌 매치박스 트웬티 네 사람이 모두 작곡에 열을 올렸다. 이제 남은 것은 대중의 평가와 밴드의 의지뿐이다. 전망은? 전혀 어둡지 않다.
매치박스 트웬티의 시작은 5인조였다. 1993년에 결성된 그룹 태비서스 시크릿(Tabitha’s Secret)이 모체였고, 이 그룹에 롭 토머스, 브라이언 예일, 폴 두세트가 있었다. 그러나 1995년 음반계약 문제로 팀의 전열이 흐트러지자 세 사람은 카일 쿡과 애덤 게이너를 만나 새로 팀을 꾸렸다. 이들이 정한 팀 이름이 바로 ‘매치박스 트웬티’였다.
애틀랜틱 레코드와 음반 계약을 맺은 매치박스 트웬티는 레이블의 전담 프로듀서인 매트 설레틱(Matt Serletic)과 함께 앨범 작업에 들어갔다. 태비서스 시크릿 시절에 완성한 노래와 새로운 곡이 섞여 신보를 구성했다. 1996년 10월에 나온 데뷔 앨범 [Yourself Or Someone Like You]는 미국 빌보드 차트 5위를 기록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이후에 나온 ‘Long Day’, ‘Push’, ‘3 AM’, ‘Real World’와 같은 싱글들이 좋은 반응을 얻었고, 이 가운데 미국 빌보드 메인스트림록차트 2위를 기록한 ‘3AM’은 결정타를 날렸다. 결국 [Yourself Or Someone Like You] 은 발매 후 1년도 안된 시점에서 플래티넘(1백만 장)을 기록했고, 1999년에 다이아몬드(1천만 장)까지 거머쥐었다. 지금까지 약 1천2백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한 이 앨범은 미국 대중음악의 보물로 자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중은 매치박스 트웬티의 발전가능성과 주작곡자인 롭 토머스의 작곡능력을 동시에 확인했다. 특히 롭 토머스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노랫말과 개성 있는 멜로디 전개, 풍부한 감성을 지닌 목소리로 동시대 음악인들을 자극했다. 그러한 자극과 협업이 낳은 결과 중 하나가 바로 1999년산 메가히트곡 ‘Smooth’였다. 그룹 산타나(Santana)의 최고 히트곡인 이 곡은 작곡가 이탈 슈르(Itaal Shur)와 롭 토머스가 함께 만들고 롭 토머스가 노래까지 맡은 곡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99년 6월에 최초 공개된 ‘Smooth’는 빌보드 차트 정상에 12주 동안 머문 것은 물론 2000년에 열린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를 포함한 3개 부문을 수상할 만큼 여러 모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롭 토머스의 센스와 노력이 없었다면 산타나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카를로스 산타나(Carlos Santana)가 빌보드 차트 정상에 서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까.
20세기의 마지막을 다이아몬드와 금빛 트로피로 장식한 매치박스 트웬티는 세기말에 완성한 곡들을 모아 새로운 앨범을 만들었다. 2000년 5월에 공개된 팀의 두 번째 앨범 [Mad Season]은 미국에서 빌보드 차트 3위로 순항을 시작해 약 1년 만에 4백만 장의 판매고를 넘어섰다. 미국과 캐나다 차트 정상을 차지한 첫 싱글 ‘Bent’와 미드 템포 러브송 ‘If You’re Gone’이 앨범의 진가를 대변했다. [Mad Season]은 비록 ‘다이아몬드가 박힌’ 첫 앨범을 능가하지는 못했지만 팀의 건재함을 증명하기에 충분한 작품이었다.
이어진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 [More Than You Think You Are]는 2002년 11월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룹 롤링 스톤스(The Rolling Stones)의 믹 재거(Mick Jagger)와 롭 토머스가 합작한 ‘Disease’, 미국 빌보드 차트 5위를 기록한 ‘Unwell’ 등이 싱글로 두각을 나타냈다. 기존의 두 작품과 마찬가지로 건실한 록 사운드를 담은 앨범은 발매 후 약 1년 만에 더블 플래티넘(2백만 장)을 기록했다. 이후 매치박스 트웬티는 기존 곡의 새로운 버전과 신곡 ‘Suffer Me’ 등 6곡이 담긴 스페셜 EP를 발표한 데 이어 미국 애틀란타 공연실황을 담은 DVD [Show: A Night In The Life Of Matchbox Twenty](2004)를 발매하며 앨범 활동을 마무리했다.
2005년에 매치박스 트웬티는 거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기타리스트 애덤 게이너가 밴드를 탈퇴하면서 4인조로 재편되었고, 나머지 멤버들이 각자의 활동에 주력하면서 밴드가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던 것이다. 롭 토머스는 솔로 활동에 나섰고, 폴 두세트는 그룹 브레이크 앤드 리페어 메소드(The Break And Repair Method)를, 카일 쿡은 그룹 뉴 레프트(The New Left)를 이끌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띈 인물은 역시 롭 토머스였다. 매트 설레틱이 프로듀서를 맡은 그의 솔로 데뷔 앨범 […Something To Be](2005)는 발매와 동시에 미국 빌보드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무엇보다 매치박스 트웬티이 추구하던 얼터너티브 록 스타일을 벗어나 다양한 장르를 소화한 롭 토머스에게 대중은 큰 흥미를 느꼈다.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6위를 기록한 ‘Lonely No More’의 자극적인 팝 사운드가 대표적인 예시였다. 앨범 발매시기에 맞춰 투어를 시작한 롭 토머스는 약 1년 동안 북미, 유럽, 호주, 일본 등지를 돌며 100회가 넘는 공연을 소화하기도 했다.
이후 롭 토머스가 솔로 아티스트로 부각되면서 매치박스 트웬티 주변에는 이런저런 소문이 돌았지만, 정작 밴드는 아무렇지도 않게 새로운 작업에 착수했다. 유투(U2)의 프로듀서로 잘 알려진 스티브 릴리화이트(Steve Lillywhite)가 매트 설레틱의 역할을 대신했고, 밴드는 신곡 6곡과 기존의 히트 싱글 11곡을 담은 스페셜 앨범 [Exile On Mainstream¡¹(2007)] 발표했다. 앨범 크레딧에는 ‘롭 토머스’가 아닌 ‘매치박스 트웬티’가 주작곡자로 기록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수록곡 가운데 싱글 ‘How Far We’ve Become’은 미국 빌보드 차트 11위에 오른 것은 물론 지금까지 매치박스 트웬티가 발표한 싱글 가운데 최고의 판매고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Exile On Mainstream]은 두 달 만에 골드(50만 장)를 기록했다.
2008년을 관통한 긴 투어가 마무리되자 롭 토머스는 다시 솔로 활동에 나섰다. 2009년 6월에 공개된 롭 토머스의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 [Cradlesong]은 미국 빌보드 차트 3위에 오르며 전작의 기세를 이어갔다. 수록곡 중엔 롭 토머스가 자신의 아내의 이야기를 담은 ‘Her Diamonds’가 평단의 호평과 대중의 호응을 동시에 얻기도 했다.
2010년 중반을 넘기면서 매치박스 트웬티는 다시 신보 작업에 들어갔다. 롭 토머스, 폴 두세트, 카일 쿡 세 사람은 신보를 위한 브레인스토밍을 위해 서로의 거주지역 주변을 여행했고, 이내 브라이언 예일을 끌어들여 내쉬빌에 위치한 스튜디오에 들어갔다. 이곳에서 밴드는 곡 작업에 전념해 얼마 지나지 않아 40여 곡의 후보 리스트를 마련했다. 과거에는 롭 토머스가 쓴 곡을 밴드가 모여 편곡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번에는 멤버들이 자유롭게 조화를 이루어 함께 곡을 만들었다.
이후 멤버들은 앨범에 수록할 곡을 고르기 위해 매트 설레틱을 조언자 신분으로 호출했다. 그때까지 매치박스 트웬티는 프로듀서를 정하지 못한 상태였는데, 매트 설레틱과 이런저런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결국 그를 ‘다시 모시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로써 매트 설레틱은 매치박스 트웬티의 정규 앨범 4장과 롭 토머스의 정규 앨범 2장을 모두 프로듀스한, 밴드에게는 정말 중요한 인물이 되었다.
네 번째 스튜디오 앨범인 신보 [North]는 매치박스 트웬티가 10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앨범이자 17년의 활동기간 동안 가장 눈부신 팀워크를 자랑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한 팀워크는 앨범 발매에 앞서 소개된 싱글 ‘She’s So Mean’에서부터 드러난 바 있다. 이 곡은 롭 토머스와 폴 두세트, 카일 쿡이 마이크 하나에 둘러 앉아 자유롭게 노랫말을 주고받은 끝에 완성한 노래라고 한다. 통제하기 어려운 한 여성의 이야기가 간결한 기타 리프에 실려 활기찬 분위기를 뽐낸다.
이러한 분위기는 ‘Put Your Hands Up’과 ‘Our Song’으로 이어진다. 펑키한 기타 연주와 탱탱한 리듬감이 돋보이는 ‘Put Your Hands Up’은 마룬 파이브(Maroon 5)의 작품에 필적할 만하고, 팝록 트랙 ‘Our Song’은 과거에 밴드가 가졌던 진중한 이미지를 쇄신한다. 브라스 연주와 템포 조절이 흥겨운 ‘Radio’, 다양한 건반 연주가 재미를 주는 ‘How Long’ 역시 매치박스 트웬티가 구상한 신나는 여정이다.
이처럼 활기를 상징하는 트랙들 사이에는 물론 사운드의 중용을 유지하는 노래들도 있다. 멤버들이 곡을 완성한 뒤 처음으로 성취감을 느낀 곡이라는 ‘Overjoyed’ 데뷔 앨범의 명곡 ‘Back 2 Good’을 연상시키고, 사운드의 아련한 울림이 인상적인 ‘Sleeping At The Wheel’과 ‘The Way’는 멤버들의 무르익은 작곡 센스를 증명한다. 카일 쿡과 폴 두세트가 만든 발라드 ‘The Way’는 카일 쿡이 직접 노래를 불러 더 깊은 인상을 남긴다. 롭 토머스에 가려 있던 ‘보컬리스트’ 카일 쿡은 이 곡을 통해 기대 이상의 가창력을 뽐낸다.
총 12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의 디럭스 에디션은 3곡이 추가되어 총 15곡이 담긴다. 기존의 매치박스 트웬티답게 일렉 기타가 곡을 주도하는 ’I Believe In Everything’, 어쿠스틱 기타와 멤버들의 화음으로 채색된 ‘Straight For This Life’는 보너스 트랙 이상의 매력을 과시한다.
데뷔 시절 20대 초반이던 멤버들이 어느새 30대 후반 혹은 40대 초반의 나이에 들어섰다. 그들은 17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하면서 공생하는 방법을 터득했고, 이번 앨범은 그러한 깨달음의 결과를 담고 있다. 멤버 모두가 적극적으로 머리를 맞댄 결과, 한층 더 풍성해진, 그래서 대중의 귀를 더욱 만족시킬 만한 양질의 팝록 사운드가 탄생했다. 이와 더불어 신보 [North]를 통해 롭 토머스는 팀을 진두 지휘하는 멤버가 아닌 한 명의 구성원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했다. 이로써 팀은 [Exile On Mainstream]에서 시도한 협업이 일회성이 아닐 뿐 아니라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처럼 앨범 [North]는 매치박스 트웬티를 진짜 ‘팀’으로 완성했다.
글 김두완(핫트랙스 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