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모우) - 촌스러um(EP) /한 남자의 커밍아웃 ,자신의 촌스러움에 대하여
mou(모우)의 첫번째 미니앨범의 이름은 촌스러um이다. '촌스럽다'라는 상태를 표현하고 싶은건가? 아니면 자신이 촌스러운 사람이란 얘기인가? 궁금한 마음에 씨디를 꺼내서 음악을 들어본다. 앨범의 기본 컨셉은 일단 노래를 하고 건반을 치는 싱어송라이터 인 것 같다. 근데 어딘가 카테고리에 집어넣기가 굉장히 모호하다는 기분이 든다. 1번 트랙 촌스러움. 보컬의 독백식 스캣으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굉장히 플랫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악기들의 움직임과 화성의 진행 등은 애시드 재즈나 80-90년대 퓨전재즈의 영향을 받은듯한 느낌이다. 그런데 보컬..아 그렇구나. 보컬의 느낌과 가사의 전달이 뭔지 모르게 '촌스럽다'라고 느껴질만하다. 그런데 이 부분이 오히려 호소력 있게 들린다. 요즘 흔히 말하는 진정성 있게 들리기도 한다는 얘기이다. 이 노래에서 mou(모우)는 자신을 떠난 연인에게 자신을 불쌍하게 여겨달라고, 그래야 자신이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이 이 사람의 촌스러운 사랑의 화법인가 보다. 2번 트랙 달려. 비트를 잘게 조개는 드럼으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헤어진 연인을 잊기 위해 달리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이 트랙은 간주가 굉장히 인상적인데, 그 이유는 간주의 길이에 있다. 보통 요즘 가요들은 간주로 8마디 이상을 쓰는 경우가 보기 드물다. 하지만 이 곡은 무려 16마디를 간주로 할애한다. 간주는 알토색소폰과 슬랩 베이스가 주고받으며 자신의 기량을 뽑낸다. 퓨전재즈 그룹 T-SQUARE의 사운드를 연상케한다. 가사는 굉장히 심플하고 재미있다. 여기까지 듣고 나니 처음에 뭔가 카테고리에 집어넣기가 굉장히 모호하다는 느낌이 왜 들었는지 알 것 같다. 곡의 형식과 가사의 내용은 철저히 가요적이지만, 편곡과 악기들의 방향성에서 재즈의 어떤 시대의 사운드가 강하게 느껴진다. 바로 이 지점에서 굉장히 독특한 그만의 사운드가 형성이 되는 것 같다. 씨디를 다 듣고 드는 기분은 마치 이런 느낌이다. 음악을 표현하는 방식과 그가 접한 정보는 세련될지언정 이 사람 자체는 굉장히 촌스럽구나. 이런 이율배반이 그의 음악을 어떤 카테고리에 넣기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이번 작업이 그가 그려왔던 음악적 그림 위에서 자신의 촌스러움을 커밍아웃하는 것이였다면, 아마 그는 절반의 성공은 거둔 셈 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