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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4개월의 공백을 깨고 다시 돌아온 밴드 티 사운드(T-sound)의 세 번째 앨범 ‘He Knows 愛 Rock'
두 번째 EP인 ‘T-sound Vol.2’의 발매일이 2011년 1월이니, 그로부터 2년 4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왕성하게 활동을 해도 대중들에게 어필하기 어려운 시대에 이들은 왜 2년이 넘는 공백기를 가져야 했을까?
우리나라의 밴드들에게 가장 힘든 시기가 언제였냐고 질문하면 반드시 돌아오는 답변이 있으니, 바로 멤버의 군입대와 멤버간의 갈등 혹은 교체일 것이다. 그런데 티 사운드는 이 두 가지 어려움을 동시에 겪어야 했던 것이다.
보컬 양의영의 군 입대와 베이스, 건반 멤버와의 음악적 견해 차이에서 오는 갈등. 결국 리더인 주선태와 기타리스트 노형석은 양의영의 군 생활 기간을 밴드의 휴식기가 아닌 새로운 앨범 준비 기간으로 정하고, 새로운 베이스를 만나 2년간의 곡 작업에 들어간다.
양의영도 한시도 음악적인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가사 작업에 매진해 전 곡의 가사를 군에서 완성시킨다. 이렇게 해서 완성시킨 데모곡이 열 세곡이었으나, 이들은 여기서 일곱 곡을 뽑아 YB, 국카스텐, 노브레인 등 유명 밴드들의 녹음실로 알려진 톤 스튜디오에서 녹음과 믹싱 및 마스터링을 거쳐 높은 사운드 퀄리티의 일곱 곡을 고스란히 담아낸 미니앨범 ‘He Knows 愛 Rock'을 완성시킨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모든 곡을 셀프 프로듀싱으로 완성시킨 이번 앨범의 수록곡들을 살펴보면,
첫 번째 곡인 ‘그 사람을 적는다’는 사랑하는 연인을 두고 떠나는 남자의 쓸쓸한 마음을 담은 앨범의 인트로 성격의 곡으로서, 밴드 활동 중 군에 입대하게 된 보컬 양의영의 자전적인 내용이기도 하다. 티 사운드 첫 번째 EP의 수록곡 ‘지하철이 떠났다’의 후렴구를 가져왔다.
두 번째 곡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공지영 작 ‘도가니’를 모티브로 만든 곡으로서, 당신이 잠든 사이에 벌어지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내용으로 한다. 곡 전반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베이시스트 박준호의 리드미컬한 플레이와 전조 후 펼쳐지는 기타리스트 노형석의 솔로가 인상적인 곡이다.
세 번째 곡 ‘더블 플레이(New Ver.)’는 티 사운드 두 번째 EP에 실렸던 곡을 새롭게 재녹음한 버전이다. 겉으로는 국민을 위하는 척 하지만 속으로는 자기 잇속만 차리는 정치인에 대한 풍자를 담은 곡으로, 경쾌한 리듬 라인 위에 다양한 랩과 보컬 하모니가 인상적이다.
네 번째 곡 ‘I Wanna Play'는 최신의 트랜드를 반영해 대중적으로 만든 곡으로서, 클럽에서 틀어도 좋을 만큼 흥겨운 리듬과 기억하기 쉬운 멜로디 라인으로 대중들에게 한걸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 엿보이는 곡이다.
다섯 번째 곡 ‘그녀가 울잖아’는 티 사운드 표 발라드라고 할 수 있는데 국내 발라드로서는 드물게 베이스 솔로가 들어간 곡으로, 애절한 양의영의 보컬과 기타, 베이스, 드럼 뿐 아니라 스트링, 피아노 등의 화려한 편곡이 돋보이는 곡이다.
여섯 번째 곡 ‘재스민 혁명’은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으로서, 민간인 사찰, 언론 통제 등 우리나라의 퇴보한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을 다룬 곡으로, 장기 집권과 부정부패의 부작용으로 튀니지에서 일어났던 시민혁명인 재스민 혁명을 모티브로 한다. 흡사 RATM의 Jack de la Rocha를 연상시키는 공격적인 랩과 후렴구에서의 인상적인 멜로디와 보컬 화음이 돋보이는 곡이다.
마지막 곡인 ‘파놉티콘(New Ver.)은 티 사운드 첫 번째 EP에 실렸던 곡을 새롭게 재녹음한 버전으로, 입시 위주의 우리나라 교육제도를 감옥에서 죄수들을 감시하기 위한 건축 양식인 파놉티콘에 비유하여 KBS와 MBC에서 방송 불가 판정을 받았던 곡이다. 학업에 찌든 청소년들의 심경을 대변해주기 위한 곡이기도 하며, 악기별 솔로를 듣는 맛도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