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주위를 맴도는 한 마리 나비의 시간 여행.
밴드 EasyFM의 드러머, 소올이 첫 번째 솔로 앨범으로 찾아왔다. EasyFM 안에서의 색깔과는 또 다른 음악 세계를 담아낸 Jazz HipHop 앨범[달빛 아래 나비야]
앨범 타이틀 [달빛 아래 나비야]의 의미는 앨범 쟈켓에서 부터 그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달을 향해서 피어 오르는 수많은 이미지들, 바로 '최홍순 화백'의 [달맞이 The full moon welcoming ]이다.
달빛 아래를 날아다니는 나비를 만나 그 나비를 쫓아가 보니 기억은 어느새 오래 전의 그 날에 도착해 있었고, 그래서 그날들을 그리며 시간 여행을 하는 듯이 이 앨범을 만들었다는 소올.
그런 그녀가 숱한 고심 끝에 보물처럼 찾아낸 이 그림은, 리스너들에게 '들려'주고자 했던 감성을 그대로 이미지화 해서 '보여'준다. 마치 오랜 과거에 그려졌던 이 그림이, 그녀가 달빛 아래에서 거닐다 도착한 오래 전의 그 어느 날이었던 것처럼.
그렇게 앨범 쟈켓에서부터 모습을 드러낸 나비를 따라 쫓아가게 되면, 첫 번째 트랙 '달빛 나비'를 만나게 된다. 여기서 그녀는 '보여'주고자 했던 것을 '들려'주는 마법을 부린다. 푸른 달빛 아래의 어느 숲 속, 호수에 비친 만발한 보름달의 기운 아래에서 청연하게 시간 속을 누비는 한 마리의 나비. 이러한 한 폭의 그림 같은 상상을 음악으로 승화한 '달빛 나비'는, 나비의 날갯짓을 표현하는 것처럼 팔랑거리는 기타 선율, 그리고 달빛 같이 흐르는 듯한 피아노 멜로디가 조화를 이룬 연주곡으로, 곡의 중반 들려오는 드럼 솔로의 위에 입혀진 독특한 사운드는 추억을 철로 삼아 시간 여행을 시켜주는 기차를 연상하게끔 한다.
그 기차를 타고 나비처럼 시간 여행을 하다 보면 어느새 2번 트랙 '나비 시계'에 도착한다. 시간 여행에서 만나게 된 수많은 추억을 되돌아보며 언제까지고 그날처럼 기억되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담은 '나비시계'는, 추억 저편에서 속삭이듯 노래하는 보컬의 매력적인 음색과 '이 세상이 모두 너를 잊어도 나만은 잊지 않겠다'는 희망적인 메시지의 랩이 리드미컬하게 더해져, 후반부로 갈수록 마치 한 마리 나비의 수려한 날갯짓을 보는 것 같은 '흐드러지는' 사운드를 뽐낸다. 또한, 곡의 전반에 걸쳐 뒤엉켰다 풀어졌다를 반복하는 박자들은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뒤섞어 내는듯한 느낌을 줘 '나비 시계'라는 제목에 힘을 싣는다. 달빛의 이끌림 아래에서, 이미지와 소리가 하나의 완전한 풍경을 만드는 것이다.
소올의 솔로 앨범 [달빛 아래 나비야]는 처음부터 끝까지, 눈앞에 펼쳐진 이미지를 들려주거나, 들려오는 음악을 눈앞에 펼쳐 놓고 보여준다.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수많은 추억과 기억들, 책의 한 구절과 한 모금 커피의 소소한 위로를 곱씹어 소중했던 그날처럼의 시간 여행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앨범은 한 마리의 나비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