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지의 정규 2집 앨범 <Land of Abomination>은 하나의 이어지는 스토리를 가지는 유기적 구성을 가지고 있다.
항해 중 폭풍우에 휩쓸려 어느 무인도로 표류하게 된 한 사람이 그 섬에서 겪게되는 모험담이 가사의 주 내용이다. 그 내용은 주인공이 남긴 일기와도 같은데, 주인공은 아름다워 보이는 그 섬에서 최악의 악몽에서도 볼 수 없는 끔찍한 괴물들과 사투를 벌이면서 서서히 파괴되어 가며 그 섬의 실체를 알게 된다. 소설과도 같은 구성에 환타지적인 이미지가 묘사되어 있는 이번 앨범의 가사는 노이지 웹사이트에서 이전 앨범들의 가사와 함께 확인할 수 있다. (http://www.noeazy.com)
<Land of Abomination>은 음악적으로도 진일보한 면을 보여준다. 초기작 EP <The Mirror>나 정규 1집 <Discrepancy>에서 보여주었던 빠른 템포의 쓰래쉬메탈 적인 메탈코어 바이브는 여전히 살아있으면서도, 일본 밴드 Gates of Hopeless 와의 스플릿 앨범 <Noeazy vs. Gates of Hopeless>에서 시도했던 그루브 있는 리듬, 그리고 신디사이저와 샘플의 의 적극적 사용을 더욱 발전시켰다.
웅장한 인트로와 함께 앨범의 포문을 여는 "Explore"에서는 생동감 넘치는 그루브가 돋보이고, 이어지는 노이지식 스트레이트 넘버 "Writings on the Wall"의 속도감, 절제된 리듬 사이에서 터져 나오는 "Cave"의 노이지 특유의 멜로디 그리고 반전파트, 거기에 이어지는 파괴적인 비트와 시원한 코러스가 인상적인 "Genocide"가 연달아 나오면서 청자를 즐겁게 하며 한층 발전한 송라이팅 센스를 느끼게 할 것이다. 여운을 남기는 아웃트로와 함께 앨범의 전반부를 이룬다.
중반부의 첫트랙 "Baptism"은 그동안 노이지가 보여주었던 곡 중 가장 멜로딕 데쓰메탈 적인 곡으로 질주감과 드라마틱함을 선사한다. 하지만 이런 느낌은 곧바로 극강의 그루브 트랙 "Decay"에서 반전된다. "Descent"의 훨씬 악랄해진 멜로디와 그루브를 지나서 "Hell"의 블랙메탈에 가까운 무자비한 블라스트비트를 견뎌내면 앨범의 후반부 첫트랙이자 본 앨범의 타이틀곡인 "Genesis"가 클라이맥스를 장식한다. "Genesis"는 타이틀곡 답게 가장 노이지스러운 트랙으로, 여태까지 노이지가 보여주고자 했던 질주감, 모셔블한 브레이크다운, 다채로운 리듬 사용, 드라마틱한 구성 등이 모두 집약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필청 트랙이다.
이어지는 "In the Name of God"에서는 데쓰메탈적인 바이브 속에서 뿜어지는 속도감과 그루브를 체크할것. 앨범의 스토리를 마무리하며 실질적인 마지막 곡인 "Waterworld"는 실제로 2011년 서울 광화문에서 일어났던 홍수에서 영감을 받은 곡인데, 질주감 뿐만 아니라 노이지 음악의 서정성이 극대화된다. 그리고 항상 그랬듯 마지막이 피아노로 장식되며 앨범은 종결된다. 12번 트랙 "Solemnity"는 <Land of Abomination>의 에필로그 격의 노래인데, 악곡의 마지막에 터져나오는 극서정적인 파트가 압권인 필청 트랙이다.
노이지는 올해 결성 7년차를 맞는 밴드이다. 7년간 긴 휴식기 없이 꾸준히 대전과 홍대를 중심으로 공연을 펼치며 음악적인 내공을 쌓아왔다. 그동안 노이지는 팀으로서의 응집력을 바탕으로 개개인의 부족한 부분을 메꾸며 성장해왔고, 다른 국내 밴드들보다 다소 빠른 페이스로 꾸준히 앨범을 내면서도 매번 변화와 발전을 가져왔다.
이번 앨범도 지난 스플릿 앨범 이후 약 13개월만에 발매하는 앨범이지만, 사실 2011년 여름부터 근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꼼꼼하게 준비하여 할 수 있는 역량을 최대한 담고자 하였다. 이번 정규 앨범은 노이지가 원래 가지고 있던 장점은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통해 신선함을 주고 있다.
이것은 노이지 각 멤버들의 다양한 음악적 취향이 (실제로 멤버들이 평소 즐겨 듣는 음악이 다 다르다) 더욱 조화되어 음악적 스펙트럼이 확장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Land of Abomination>은 단연 올해의 킬러 앨범으로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