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탈리티(Vitality)의 막내,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하드코어 스페셜리스트 여포의 정규 2집 앨범[P.O.R.N]이 9월 27일 발매된다.
이 앨범은 이 씬에서 오랜동안 꾸준히 활동한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보다 성숙해진 한 아티스트의 음악을 담고 있다. 학창 시절, 힙합에 매몰되었던 한 사내는 이제 취업과 결혼생활을 병행하게 되었고, 본 앨범은 이러한 변화를 담아내는 첫 공개적인 기록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그 동안 여포는 이그니토(Ignito), 레버넌스(Revenans)와 일탈(Illtal) 등 기존의 바이탈리티 멤버들이 자신과 세상을 관조하는 시선과는 차별화된, 보다 힙합스럽고 날 것의 느낌을 선보여 왔다. 바이탈리티로 둥지를 옮긴 후 최초로 발매되는 본 작에는 이러한 여포 본연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면서도 보다 성숙하고 짜임새 있는 음악을 완성하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인다. 결과적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찾기 힘든, 지극히 한국적인 "DIRTY-MADcore"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는 여전히 앨범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 욕설은 욕설대로, 고백은 고백대로, 외침은 외침대로. 하지만 여포는 자신이 잔뜩 일궈놓은 폭력성과, 평범한 소시민으로서의 일상성 사이에서 절묘하게 줄을 타며 전 작에 비교하여 보다 균형 잡힌 그만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다.
바이탈리티의 음악이 언제나 그래왔듯, 본 앨범에도 아티스트 본인의 텍스트와 랩뿐만이 아닌, 피쳐링(featuring) 아티스트들의 참여, 사운드 매니징(sound managing)등 프로듀싱의 모든 차원에서 바이탈리티스러운 장인 정신이 유감없이 발휘된 것으로 보인다. 굳이 자세한 언급하지 않아도 충분한 피쳐링진과 비트메이커들의 이름은 트랙리스트에서 그 알찬 면면을 확인할 수 있으며, 앨범의 총괄 디렉팅은 이그니토가 책임지고 있다.
담배와 소주 한 잔을 부르는 특유의 톤과 조잡한 장식을 배재한 스트레이트한 랩, 그러면서도 우리네 일상의 문법에 충실한 여포의 음악은, 현재의 씬에 2% 부족함을 느끼던 하드코어 fan들뿐만 아니라, 힙합을 접하지 못했던 일반 소시민들에게도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