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전반의 만남 이후로 수많은 공동작업과 공연을 거쳐, 각자의 독자적인 음악세계를 확립해 온 친우, 사카모토 류우이치와 오오누키 타에코. 사카모토의 멜로디에 오오누키가 자아낸 말로 노래하는 앨범 [UTAU].
이 작품의 커다란 바탕은 ‘음악이 가질 수 있는 힘’. 음악에 ‘호소하는 힘’이 있다면, 그것이 확고하고 커다란 파워가 되어, 듣는 이로 이어질 것이다.
* 철도원, Tango, koko 등 총 20곡이 수록된 2CD 리미티드 에디션
* 스페셜 친환경 디지팩 한정반 (일본 제작 수입)
* 프로듀서/작사가 박창학의 해설 및 라이너 노트, 전곡 가사 번역 수록
오오누키 타에코大貫妙子 Taeko Onuki
www.onukitaeko.jp
싱어송라이터. 도쿄 출생.
1973년, 야마시타 타츠로오山下達?와 슈가 베이브SUGAR BABE를 결성. 75년에 일본 최초라고 할 수 있는 도회적 팝스의 명반 [Songs]를 발표하지만 76년에 해산. 같은 해 [GreySkies]로 솔로 데뷔. 이후, 지금까지 26장의 오리지널 앨범을 발표했다.
일본의 팝뮤직에 있어서 여성 싱어 & 송라이터의 개척자 중 한 사람. 그 독자적인 미의식을 바탕으로 한 섬세한 음악세계, 치장하지 않는 투명한 보이스로, 많은 이들을 미료해 왔다. 앨범으로는, 사카모토 류우이치, 호소노 하루오미細野晴臣, 타카하시 유키히로高橋幸宏, 오오무라 켄지大村憲司 등이 참가한 초기 대표작 [ROMANTIQUE], [Cliche], 그녀의 녹음 및 공연 세션에 지금도 빠질 수 없는 피아니스트 페비안 레자 파네Febian Reza Pane가 참가한 [pure acoustic], 92년에는 당시 신진 기예의 뮤지션이었던 코바야시 타케시小林武史가 참가한 [DRAWING] 등, 지금도 빛 바래지 않는 일본 팝스의 명작들을 발표하고 있다.
또, 레코딩 및 취재 등으로 남극까지를 포함한 6대륙 전부에 족적을 남겼으며, 그 기행문, 나날의 생각을 기록한 에세이 등의 문장도 호평을 얻었다. 일상의 생활이라는 시점으로부터, 환경, 에너지, 먹을거리 등의 문제에 대한 발언도 다수. 동양의학에 근거한 건강 관리, 쌀 재배를 실천하는 등 행동파이기도 하다.
사카모토 류우이치坂本龍一 Ryuichi Sakamoto
www.sitesakamoto.com
음악가. 1952년 출생.
78년 [Thousand knives]로 데뷔. 같은 해 YMO에 참가. YMO 해산 후, 다수의 영화음악을 만들어 작곡가로서 아카데미 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인 평가를 얻으며 늘 혁신적인 사운드를 추구해 왔다. 1999년 제작의 오페라 [LIFE] 이후, 환경, 평화, 사회문제에 언급하는 일도 많아서, 9.11 동시 다발 테러를 계기로, 논고집 [비전非?]을 감수. 자연 에너지 이용 촉진을 제창하는 아티스트 단체 ‘artists’ power’를 창시했다.
2006년 여섯 지역의 핵연료 재처리설비 가동 반대를 표명하고 ‘stop-rokkasho.org’의 활동을 개시, 2007년 7월에는 유한책임 중간법인 ‘more trees’의 설립을 발표하고, 온난화 방지에 대한 계몽과 식수 사업 등 다기에 걸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06년 새로운 음악 커뮤니티의 창출을 목표로 ‘commmons’를 설립. 2009년에는 음악 활동의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환경에 대한 배려에 힘써 온 것에 대해, UN 환경계획이 세계 환경의 날의 일환으로 실시하는 ECHO Festival에서 ‘Echo Award’를 수상했고, 같은 해 7월에는 프랑스 문부성으로부터 예술문화훈장 오피시에를 수훈했다. 2010년, 문화청으로부터 예술선장 문부과학대신상을 수여 받는 등, 활동 전반에 있어서 세계 각국에서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1990년부터 미국, 뉴욕 주에 거주.
‘오오누키 타에코가 노래하는 사카모토 류우이치’
오오누키 타에코의 목소리와 사카모토 류우이치의 피아노. 다른 모든 것을 덜어내고 오로지 이 두 소리만으로 수많은 감정과 그 다양한 진폭을 표현하고 있는 앨범 [UTAU: A PROJECT OF TAEKO ONUKI & RYUICHI SAKAMOTO]. 2010년 발표된 이 앨범이 드디어 한국의 음악팬들에게 소개된다는 사실은, 30여 년 동안 이 두 사람의 작업을 뒤쫓아 온 팬으로서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1998년 앨범 [BTTB] 이후, 사카모토 류우이치의 작업에서 뚜렷한 하나의 축이 되어 온 솔로 피아노 연주의 계보에서 특히 인상 깊은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지금껏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될 기회가 없었던 오오누키 타에코라는 거장의 면모가,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처음으로 알려지게 된다는 점에서 특히 반가운 일이다.
이 앨범의 발표와 그에 이어지는 두 사람의 일본 투어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본인도 언급한 바 있는 것처럼, 사카모토 류우이치의 음악인생에 있어서 가장 많은 곡에 편곡으로 참가한 아티스트가 바로 오오누키 타에코일만큼, 이 두 사람은 각자의 음악가로서의 인생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무렵부터 많은 시간을 공유해 온 동료이자 맹우였다. 일본의 팝음악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로서 확고한 위치에 있는 오오누키 타에코는, 지금까지 오리지널 앨범만으로도 26장의 앨범을 발표하고 있는데, 그 중 절반인 13장의 앨범에 사카모토는 편곡자(솔로데뷔 앨범
[GreySkies](76)에서 열 번째 앨범 [Comin’ Soon](86)까지의 모든 앨범, 그리고 2000년 앨범 [emsemble])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1997년 발표한 두 장의 앨범 [LUCY]와 [도쿄 맑음東京日和]에서는 프로듀서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도쿄 맑음]에서는 트랙 12의 공동 프로듀스), 위에서 이 앨범을 두 사람의 ‘공동제작 앨범으로는 13년만의 작품’이라고 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 앨범은 런던에서의 녹음을 예정하고 있었지만, 스케줄의 문제로 그것이 불가능해지자, 일상적인 생활의 공간으로서의 도쿄를 피해 삿포로의 스튜디오에 사카모토의 피아노를 반입하여 녹음했다고 한다. 다른 어떤 것에도 방해 받지 않는 두 음악가만의 특별한 공간,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음악적 교감의 순간을 담으려 했던, 앨범의 제작 의도가 뚜렷이 드러나는 에피소드이다.
각각의 곡들이 이 앨범에 수록된 형태로 완성된 과정에 대해서는 일본판의 곡목 해설에 미루기로 하지만, 음악적인 의미에서 이 앨범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는 가수로서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수록곡에 가사를 붙인 송라이터로서의 오오누키 타에코 또한 앨범의 고유한 세계를 창조하고 있는 중심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일일이 이야기하는 것으로써가 아니라, 오히려 이야기하지 않음으로써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하는 그녀의 함축적이며 문학적인 가사들을 번역하는 것은 어쩌면 헛수고에 가까운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굳이 우리말로 옮겨 본 것은 그 때문이다. 모쪼록 이 앨범의 발매를 계기로 오오누키 타에코의 작품들이 한국의 음악팬들에게 더 많이 소개될 수 있기를 바란다.
두 사람의 만남이 시작된 70년대 후반의 상황과 오오누키의 초기 앨범 제작 당시의 일화들을 술회하는, 당시 매니지먼트를 담당했던 마키무라 켄이치 씨의 글 [UTAU에 부쳐]도 일본판에 수록되어 있는 그대로 번역하여 실었고, 발매 레이블 제공의 공식 아티스트 프로필도 함께 실었다. (인명 등 고유명사는 처음 등장하는 자리에만 일본어 또는 알파벳 표기를 병기했다. 일본어의 발음을 우리말로 표기함에 있어서, 특히 첫머리의 자음과 장음의 표기 등이 외국어 표기법에 정해진 기준에 어긋나는 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
참고로 앨범의 타이틀인 ‘UTAU’는 일본어로 ‘노래하다’라는 뜻의 동사 원형 ‘歌う’를 알파벳으로 표기한 것이다.
(박창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