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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로큰롤러 브루스 스프링스틴 (Bruce Springsteen)
대망의 열여덞번째 정규 앨범 High Hopes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이번 새 앨범은 멈추지 않는 스프링스틴의 에너지와 E Street 밴드의 변치 않는 노련함, 그리고 무엇보다 RATM (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신)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톰 모렐로 (Tom Morello)의 합류로 더욱 생생하고 강력한 사운드로 꾸며졌다.
톰 모렐로는 E-street 밴드 멤버 스티븐 반 젠트(Steven Van Zandt)를 대신해 2013년 투어에 합류한 것은 물론, 이번 새 앨범의 대부분이 곡에도 참여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앨범에서 특별한 기타 사운드로 중추적인 역할을 한 그는, 기타 연주 뿐만 아니라 The Ghost of Tom Joad 에서 보컬로 참여하여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멋진 듀엣을 선보였다. 그동안 라이브 무대에서 자주 선보였던 커버곡들 및 미공개곡들을 새롭게 작업하여 탄생한 이번 앨범은 2011년에 세상을 떠난 E Street 밴드 멤버 클라렌스 클레몬스와 2008년 세상을 떠난 대니 페더리치와 함께 생전에 작업한 곡들 역시 수록되어있다. 스프링스틴은 이 곡들을 두고 '지난 몇 십년동안 미발매된 곡들 중 최고'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앨범 [High Hopes]는 말 그대로 ‘새로운’ 앨범이 아니라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기존 곡을 ‘새로 해석한’ 앨범이다. 하지만 기존에 발표한 곡들에 악기 편성만 다르게 하는 식으로 편하게 다시 부르는 방식을 택하지는 않았다. 이 앨범에는 앨범 타이틀 곡처럼 커버곡도 있고, 팬들이 사랑하는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명곡도 있고, 앨범에 수록하지 못하고 간직하고 있던 곡들도 있고, 공연에서 자주 불렀지만 앨범에 수록된 적 없는 노래들도 있다. 이런 곡들을 하나하나 새로 다듬어 일관된 주제 의식을 갖고 완성한 하나의 정규앨범처럼 만들어냈다. [High Hopes]는 정규 앨범과 비정규 앨범 사이에 놓여 있다. 하지만 여전히 퇴색하지 않은 당대의 의미를 담고 있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이번 앨범에 담은 곡들을 어떤 방식을 통해서든 발표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앨범을 만들 때는 대개 수록곡 이상을 만들어놓고 최적의 트랙을 배치하는 방식을 쓴다. 그 과정에서 완성도가 높았다고 해도 앨범의 전체 분위기나 주제에 어울리지 않으면 과감하게 뺀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애착을 갖고 있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의미심장한 노랫말로 공감을 이끌어내는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음악이 갖는 특징을 여전히 잃지 않고 있다는 것도 주목해야할 점이다. 마치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오랫동안 이야기했던 희망과 위로의 노래라고 해도 고개를 끄덕일 법한 수어사이드(Suicide)의 오리지널 'Dream Baby Dream'만 들어봐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