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을추며씽얼롱 [다 컷대도]
새해의 도입과 함께 출사표를 던진 이 데뷔 앨범은 상당히 흥미롭다.
<다 컷대도>의 트랙들을 한번 씩만 훑어도 이들의 지향점이 분명해 보이는데, 아직 철이 채 지나지 않은 브리티시 록 씬의 트렌드인 레트로를 기반으로 한 점이 특징이다.
기우일 수 있으나 레트로 컨셉을 지향하는 밴드들을 볼 때 마다 다소 노파심이 드는 이유는, 재해석이 수반되지 않은 재현뿐인 복고는 롱런하기에 굉장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에 반해 이들이 영리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산울림과 같은 국내 복고 밴드들의 컬러를 조합하여 대안적인 로컬라이즈를 시도한 점이다.
언뜻 키치 하게 느껴지면서도, 현실성 있는 메타포와 섬세한 감수성의 아기자기한 디테일이 가사 전반에 축축하다. 더불어 러프한 목소리와 여린 느낌을 동시에 가진 싱어의 독특한 음색이 교두보가 되어, 언뜻언뜻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날카로움도 드러낸다.
전반적인 음악의 선이 세련된 맛은 덜하지만, 빈티지한 음악 패션을 바탕으로 하여 별도의 귀를 적응시키는 노력이 필요 없을 정도로 친화적이고 매끄럽게 진행된다.
'춤을추는 롤러코스터'와 '방법론'의 로큰롤, '다 컸대도'와 '휩쓸리고선'을 통한 고고의 흥겨움과 '담요 속의 낮잠'의 나른함, '푸른양복신사'의 쓸쓸함까지.
생짜 신인 밴드의 첫 발매 EP 앨범임을 굳이 감안 하지 않더라도 트랙 구성이 짜임새 있고 알차다.
해를 거듭할수록 양질의 인디 뮤지션들의 등장으로 씬이 다채로워지는 것이 체감된다.
올해에는 색깔 있는 리릭시스트가 내제된, 따뜻한 감성을 가진 밴드 하나가 더 씬에 합류했다.
아마도 좋은 센스를 가지고 있는 리스너라면, 이 앨범이 가진 매력적인 요소들을 즐겁게 캐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