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하트가 선보이는 7년 만의 정규앨범, 산뜻한 기타팝의 정수 [인디 달링을 찾아서]
줄리아 하트 정규 5집- 2014년 4월 8일 발매!!
줄리아 하트는 가을방학, 바비빌 등으로도 활동 중인 송라이터 정바비를 중심으로 한 5인조 기타팝 밴드다. <인디 달링을 찾아서>는 7년 만에 발표되는 정규 다섯 번째 음반으로, 줄리아 하트가 그동안 강점을 보여온 청량감 있는 모던록/기타팝 사운드를 유감없이 들려주고 있다. 특히 이번 음반은 기존의 멤버(정바비, 정주식, 송무곤)에 새로이 기타리스트 김나은, 드러머 유병덕이 가세하여 5인조로 만든 첫 번째 앨범이다. 김나은은 이모/팝펑크 계열의 밴드 아이러브제이에이치(I Love JH)의 리드기타 출신으로 신스팝 밴드 트램폴린(Trampauline)에서도 감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었던 독특한 이력의 기타리스트로, 줄리아 하트의 지난 음반들에서도 피처링 보컬로 참여해오다 이번 음반부터는 정식 멤버로 함께 하게 되었다. 특히 다량의 인상적인 기타 솔로를 피로하고 있음은 물론 <옆집소년효과>에서는 리드 보컬을 담당하여 싱그러운 사운드에 일조하고 있다. 드러머 유병덕은 지난 10여 년간 홍대 기타팝 씬에서 가장 바쁘게 활동해온 연주자 중 하나로, 슈게이징 밴드 스타리아이드(Starry-Eyed)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이래 9와 숫자들, 선결, 마이티 코알라 등의 밴드에서 멤버 혹은 객원으로 맹활약해왔다. 다양한 이력만큼이나 풍부한 아이디어로 가득 찬 두 사람의 가세로 줄리아 하트는 기존의 사운드에 더 활력을 가지게 되었으며 이는 이번 음반에 수록된 다양한 색깔의 곡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녹음은 정바비의 작업실 오렌지스팟(Oran-G-Spot)에서 레코딩한 일부 트랙을 제외하면 대부분 김남윤(3호선 버터플라이)의 녹음실 ‘사우스폴랩(South Pole Lab)’에서 이루어졌다. 김남윤과의 작업은 2010년의 EP [B]와 2013년 [영원의 단면] 재녹음 프로젝트 등을 포함 이번이 3회째로, 서로의 작업 방식 및 스타일과 사운드에 대한 충분한 이해 속에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가능한 한 줄리아 하트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믹스에 대해 다년간 고민한 결과가 이번 앨범에 담겨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밴드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는 보컬은 매력 있는 피처링 보컬리스트들의 참여로 일부 상쇄되었다. 먼저, 2012년 1집 앨범 를 발표한 실력파 남성 듀오 원펀치의 멤버 박성도와 서영호가 각각 <차를 댈 곳>과 <벼락>이란 노래에 리드 보컬로 참여, 핀치 히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차를 댈 곳>은 차도 없는데 심지어 주차 공간도 없는 홍대 앞 뮤지션들의 고달픈 일상을 유머러스하게 노래한 곡으로 박성도의 하이 피치 보컬이 민트향의 산뜻함을 더해준다. <벼락>은 중음역대가 매력적인 서영호의 음색을 살리기 위해 알맞은 조를 찾느라 반 키(key) 사이에서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을 정도로 섬세한 작업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기존의 줄리아 하트 팬들에게 가장 의외의 작업은 모던록 밴드 짙은의 피처링일 것이다. 줄리아 하트의 음악이 수채화라면 오히려 유화에 가까운 질감의 음색과 사운드를 구사하고 있는 짙은이지만, 평소 성용욱의 감성을 좋아했던 정바비의 요청으로 에서 리드 보컬을 담당하게 되었다. 보컬 디렉션은 '가능한 담담하고 조곤조곤한 스타일로 불러줄 것’이었지만 노래의 감정이 진해지는 중반부 이후에는 결국 짙은의 색이 도드라지면서 점점 붓의 터치가 농밀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인디 달링을 찾아서>라는 타이틀에는 오랜 시간 음악적 이상을 찾아 모색을 거듭해온 밴드의 과거와 현재가 담겨 있다. 음악을 매개로 한 애정의 교환이 궁극적인 목적이긴 하지만(달링) 그 기반은 어디까지나 자신(인디)의 취향과 책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음반 자켓 작업은 줄리아 하트의 모든 정규 작의 커버를 담당해온 미디어 아티스트 강현선이 담당하였다. 작업 콘셉트의 출발은 악기 이미지의 콜라주 및 그 사이에서 무언가를 찾는 듯한 인물의 모습이었다. 또한 그 인물이 무언가를 찾는 동시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가 그 인물을 찾아온듯한 느낌도 들기를 바랐다. 최종적인 작업 방식은 악기의 실물을 그대로 딴 이미지를 질감 있는 종이에 프린트하고 이를 다시 스캔하여 톤 조정을 거친 후 인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그 과정에서 태블릿 펜촉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많은 횟수의 스케치 및 원하는 색감을 얻기 위한 다량의 시험 출력이 동반되었다는 후문이다. 공들인 아트웍에 덧붙여, 음반을 구매하는 분들은 또 하나의 특별한 선물을 받게 된다. 음반 작업 과정은 물론 멤버들에게 나름 역사적인 장소들을 담고 있는 60분 분량의 메이킹 필름(감독 하지혜)의 DVD가 수록되어 있는 것이다. 한정된 제작비와 스탭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그래서 더욱 자연스럽고 생생한 줄리아 하트의 모습을 담아낼 수 있었다고 할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