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음을 뚫고 나올 로큰롤의 향연 폰부스의 3집 앨범
로큰롤 밴드 폰부스의 3집 앨범이 발매됐다.
2009년 데뷔하여 각종 국내외 페스티벌 및 방송 등 다양한 활동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후 약 3년동안의 공백을 깨고 선보이는 그들의 세번째 정규 앨범
로큰롤밴드 폰부스는 최근 유행하는 일렉트로닉 장르에 반기라도 들 듯 기타 사운드에 중점을 둔 곡들 중심으로 록음악의 본질에 더 가까운 앨범을 완성했다. 지금까지 발표한 앨범 중 가장 많은 트랙 수를(12곡) 보유함으로써 그 간의 공백기를 보상이라도 하듯 알차고 다양한 곡들로 채워져 있다.
고심 끝에 결정된 더블 타이틀 곡, '재클린' 과 '바람이 분다'는 각각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표출하고 있는 동시에 폰부스가 추구하는 로큰롤 음악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첫 번째 타이틀 곡 '재클린' 은 귀를 관통해 오는 빠른템포의 시원한 기타 사운드로 자신의 이상형을 향해 펼치는 처절한 구애를 위트있게 담아 내고 있다. 특히 후렴구에서 반복되는 "재클린!"이란 구절은 듣는이로 하여금 음악 속 화자에 쉽게 동화시키고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주는 재기발랄하고 순수한 인물들의 모습들은 곡을 이해하는데 재미를 더한다.
두 번째 타이틀곡 '바람이 분다'는 재클린과 상반된 미디엄 템포의 모던록으로 서정적인 멜로디와 '흔들리기만 하자' 라는 현존재의 위약함 자체를 인정하고 있는 가사 말로 우리의 삶을 부드럽게 위로하고 있다. 또한, 이 곡 전체를 감싸고 있는 웅장한 스트링편곡은 분위기를 한층 배가시켜 곡의 감동을 완벽하게 뒷받침한다.
이번 앨범은 멤버들의 군복무로 인한 3년여의 공백기 동안에 대외활동 없이 작업한 80여 개의 곡 중 엄선하여 선정한 12곡으로 채워졌다. 20대를 벗어난 그들의 진중해진 태도와 성숙해진 음악적 갈망을 고스란히 담아낸 3집 앨범
수많은 아티스트가 싱글 한 장 내고 사라지는 작금의 세태에 한 인디밴드가 3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한다는 것은 보통의 열정으로 이해 해서는 안 된다. 그 만큼 커다란 자신감과 묵직한 뚝심에 한 번쯤은 귀 기울여 봐도 손해는 없을 것이다. 누구나 즐길 수 있고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는 폰부스의 정규 앨범 3집
1. <붉은책> 작곡 홍광선 / 작사 박한/ feat.서승택 of 핑크앨리펀트
서부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테마에 독특한 음색을 가진 록 밴드 핑크 엘리펀트의 보컬 서승택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강렬한 비트의 곡이다. 두 보컬이 서로 주고받으며 삶의 여러 감정들이 결국 남과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2. <재클린> 작곡 홍광선 / 작사 박한
앨범의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로 시원한 기타 사운드를 가진 폰부스식 로큰롤 이다.
재클린이라는 가상의 여성에게 펼치는 처절한 구애를 위트 있게 담아 내고 있다.
3. <바람이 분다> 작곡 이상민 / 작사 박한
두 번째 타이틀곡으로서 미디엄 템포의 모던록이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웅장한 스트링 편곡으로 듣는 이의 삶을 부드럽게 위로하려 한다. 락밴드는 관객들이 다 같이 따라 부를 수 있는 발라드가 있어야 한다는 폰부스의 고집으로 만들어낸 웰메이드 모던록이다.
4. <아무도 모르게> 작곡 김태우 / 작사 박한
'하나의 멜로디, 두 개의 곡'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12번 트랙 춤추는 여자의 또 다른 모습이다. 비장한 멜로디로 시작하여 후반부에 가서 애써 울음을 감추려는 듯 슬픔이 가득한 멜로디와 보이스가 인상적인 곡이다.
5. <낯선 날> 작곡 김태우 / 작사 이상민
6, 70년대 락밴드를 떠올리게 하는 8비트 로큰롤 리듬에 경쾌한 곡으로 좀 더 본질적인 로큰롤을 추구하려는 폰부스의 의지가 보인다. 항상 익숙하게만 느껴졌던 삶들이 세상과 맞닥뜨려야 하게 된 순간 낯설게 느껴져 다시 용기를 내보고자 하는 청춘들의 시선을 힘 있게 나타내고 있다. 후렴구의 모든 멤버가 같이 부르는 부분의 강한 에너지는 듣는 이에게 쉽게 전달된다.
6. <밤의 왈츠> 작곡 김태우/ 작사 김태우
밤이라는 소재는 아티스트들에게 언제나 많은 영감을 준다. 제목처럼 왈츠 리듬의 이 곡은 폰부스가 그동안 잘 담아내지 않았던 아련한 사랑 이야기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잘 담아내고 있다. 비틀즈가 즐겨 사용했던 '멜로트론' 이라는 악기가 곡의 아날로그 한 감성을 더 해줘 너무 세련되지도 너무 유치하지도 않게 포인트를 해주고 있다.
7. <라디오> 작곡 홍광선 / 작사 이상민
폰부스만의 단체 코러스 포인트가 있는 곡으로 후렴구의 '워어어~' 하는 부분은 한번 듣고 안 따라 할 수 없는 귀에 감기는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라디오라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라디오를 통해 과거의 추억을 다시 꺼내보며 그리워하고 있음을 들려준다. 노래 후반부 계속해서 내지르는 보컬의 고음은 청아한 느낌으로 추억마져 아름답게 느끼게 한다.
8. <나에게로> 작곡 김태우 / 작사 최민석
음악을 하면서 종종 느꼈던 외로움을 음악을 들어주는 팬들 덕분에 극복하곤 했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곡이다. 팬들을 나비에 비유하며 그들에 대한 고마움을 경쾌한 펑크리듬에 담아냈다.
9. <바코드> 작곡 홍광선 / 작사 박한
군대에서 전역한 뒤 한 달 만에 발표한 싱글 바코드의 앨범버젼.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에
억지로 끼워 맞춰져 바로 옆에 있는 사람마저 위로할 수 없게 된 아쉬운 청춘들의 이야기를
역설적으로 시원하고 밝은 리듬으로 표현하고 있다.
10. <눈꺼풀이 없다> 작곡 김태우 / 작사 박한
전작들에 비해 다양한 시도가 느껴지는 곡 중 하나로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 발라드 곡이다.
처음 시도하는 스타일 임에도 가장 빠르게 작업이 진행되어 멤버들에게 의아함과 뿌듯함을 안겨준 곡이기도 하다.
11. <술을 마셨네> 작곡 홍광선 / 작사 이상민
폰부스의 모든 곡들 중 가장 긴 러닝타임(7분)을 자랑하는 폰부스 만의 로큰롤 트랙. 모든 트랙을 원테이크로 담아내 현장의 땀방울 하나까지 소리로 녹여냈다. 덩실덩실 시작하여 온몸을 땀으로 흠뻑 적시게 하는 라이브에서의 폭발성이 가장 기대되는 곡이다. 아무것도 못하고 잘난 것 하나 없는 주인공이 아득바득 이를 갈며 세상 밖으로 이름을 떨치기를 몸부림치며 바라는 마음을 몰아치는 사운드가 대변해주고 있다. 멤버들끼리의 즉흥연주로 구성된 후반부는 이 곡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12. <춤추는 여자> 작곡 김태우 / 작사 박한
'하나의 멜로디, 두 개의 곡'이라는 콘셉트로 4번 트랙 '아무도 모르게'의 또 다른 버전.
국내의 몇 없는 반도네온 연주자 진선의 피쳐링이 락밴드로서 잘 시도하지 않는 탱고 음악의 완성도를 더욱더 높여주었다. 두 개의 곡을 연결하면 '아무도 모르게 춤추는 여자' 가 되는데 앨범을 듣는 사람에게 다른 음반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재미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