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ry Go Round의 음악을 접하기전 필자는 우선 이들이 들려줄 음악에 대해 선입견에 빠져있었던듯 하다.
그것은 그간 이 연주자들의 활동의 면면에서 보여주었듯 당연히 재즈를 연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음악이 시작되자마자 아련하게 흘러나오는 빗소리와 박수소리위에 흐르는 선율은 나의 예상이 실수임을 깨닫게 하기에 충분했고, 예상치 못한 감성적이고 달콤한 음악적 전개는 연주의 향연 대신 음악과 감성에 더욱더 흠뻑 젖어들게 했다.
Merry Go Round의 음악은 재즈라는 음악 그 특유의 자유로움 에서 한발짝 물러나 한층 더 친숙하고 대중적인 호흡을 선택하였고, 그러면서도 그간 그들이 여러곳에서 보여온 탄탄한 연주력과 다양한 표현방법을 가감없이 활용하여 음악 안에서 팀으로서의 탄탄한 유기성을 전면에 세운 음악이라 할수있겠다.첫번째 트랙 "Raindrops"에서의 재즈적 화성위에 펼쳐진 팝적인 구조는 마치 그들의 선전포고와 같았고, "Africa"와 "Train waltz","Our song" 등의 넘버에서는 우리민족과는 다른듯 닮아있는 검은 대륙의 토속적 사운드를 가지고와 대중들과 교감을 시도해 보이고, 그 시도는 충분히 성공적으로 대중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선물", "Retrouvaille(재회)" 같은 발라드 넘버에서는 연주자들의 철저한 절제와 남예지의 읊조리듯 부르는 선율로, 마치 옆에서 우리네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있는 듯 깊이 있게 각인되며 다시 그 노래를 생각나게 하고, 몽환적인 가사와 사운드로 귀를 사로잡는 "Rain in the Shine"과 앨범 속 가장 다이내믹한 "La Fiesta"에선 이들의 음악 뿐 아니라 라이브공연을 보고싶게 하는 욕심을 불러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