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첫 번째 앨범 ‘달을 만든 남자 ‘A Man Who Made the Moon’ 으로 데뷔한 나는 이듬해 새롭게 작곡한 곡과 데뷔앨범과는 컨셉이 다른 몇 곡을 모아 첫 앨범을 함께 작업했던 훌륭한 뮤지션들과 다시 뭉쳐 두 번째 앨범을 만들었다. 그러나 1990년에 화제를 일으켰던 이 앨범은 스폰서였던 세이부 그룹과 소니(Sony)사와의 조건이 잘 정리되지 않아 발매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겨우 1993년에 발매되었지만 10년 후에는 절판되어 입수할 수조차 없게 되었다. 이번의 이 앨범은 이런 아쉬움과 음악 팬들의 재발매 요청에 응하고자 원판에 저촉 되지 않는 선에서 리메이크된, 두 번째 ‘태고의 태양 The Ancient Sun’ 이다.
이번 리메이크에 있어서 바이올린과 첼로는 모두 다시 녹음하였다.
그리고 ‘Going Home’은 원래 동시 녹음을 했었기 때문에 바이올린만을 재 작업할 수 없어, 기타리스트인 후루가와 마사요시군과 함께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 마지막에 전곡 믹스와 마스터링을 다시 작업하였다. 결과적으로 이번에 발매하는 이 앨범은 완전히 같은 악곡이 수록된 앨범이기는 하지만 듣는 방식도, 느끼는 방식도 달라진 앨범이 되었다. 결과적으로는 20년에 걸쳐 내가 만들고 싶었던 세계에 더욱 가까이 다가간 앨범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에 마지막 녹음에서 ‘I Will’의 첼로 파트를 연주해 준 Ayako는 20년 전 참여 멤버의 연주를 듣고 ‘이 멤버들이 지금 얼마나 대단한지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20년 전부터 모두 “정말 최고!”’라고 웃음 가득한 얼굴로 말해 주었다. 그녀는 그 당시 멤버보다 20살 아래로, 이 앨범의 녹음을 했을 무렵의 멤버들과 거의 같은 나이가 되는데, 20년이라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동년대의 멤버들과 연주를 함께 했다고 할 수 있다. 연주는 과거의 것이 아니라, 지금도 현실 속에 숨을 쉬고 있다 …… 음악의 세계는 이러한 것이다, 나는 확실하게 존재하는 타임머신을 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멤버들이 레코딩을 하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싣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소니의 담당 디렉터가 당시 내가 건낸 사진을 분실하여 실을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버전의 사진을 가지고 있었던 몇 명은 컬러로 싣고, 나머지는 당시의 부클릿에서 흑백사진을 그대로 스캔하여 실었다.
풍경사진은 모두 나의 작품이다.
발매 당시의 부클릿에도 사용했었는데 너무 작게 레이 아웃되어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그 무렵에는 LP에서 CD로 변한 직후로, 디자이너도 사이즈 차이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겠지만 역시 나의 이상은 나만이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촬영 장소는 둔황, 위린굴, 베이징, 바르셀로나, 태고의 태양이라는 이미지를 떠오르며 고른 장소들이다.
어떤 장르든 창작을 한다는 것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하는 숙명을 가지고 있다..
이번 음반 ‘태고의 태양’을 리메이크하면서 더욱 절실하게 느끼게 된 부분이다.
앞으로도 좋은 동료들과 함께 작업을 하게 될 것이다.
나만의 완결이 아니라 그것이 나가야 할 길이라고 지금 나는 생각하고 있다.
-츠루 노리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