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화 - 베토벤 &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988년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약 20년가량 전속으로 활동하던 친정집 '데카'를 떠나 'EMI'로 이적한 데에는
당대 최고 거장 '클라우스 텐슈테트'와 함께 협주곡을 녹음하기 위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이미 1979년 '키릴 콘드라신'이 지휘하는 '빈 필'과 베토벤을 녹음한 적이 있었지만,
그로부터 10년의 세월이 흐른 후,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그녀의 2번째 베토벤 연주는
당대 최고의 독일 음악 해석자였던 '클라우스'의 서포트에 힘입어 아직도 최고의 명연 중 하나로 남아있습니다.
(1989. 12월 '암스텔담 로열 콘서트헤보우'에서의 '라이브 녹음')
데카 레이블로 '루돌프 켐페'와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함께 협연한 정경화의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여전히 사랑받고 있지만, 18년이 흐른 1990년 마흔 둘의 나이에 재녹음한 이 앨범의 브루흐 녹음은
'격정을 벗고 인생의 달관을 보여주는' 뛰어난 수연입니다.
이 음반은 정경화의 앨범으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그녀가 두번째로 녹음한 곡들이 담겨있습니다.
물론 '처음처럼' 섬세하고 조심스럽다거나, 혹은 통제되지 않은 싱싱한 열정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지만,
그야말로 '이제는 돌아와 거울앞에선' 원숙한 아티스트의 '안정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잊을 수 없는 레코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