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문 뒤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추억들 위로 미련과 아쉬움과 그리움들이 먼지처럼 소복이 쌓여있었다.
옮기는 걸음마다 보이지도 않는 거미줄들이 눈썹 언저리쯤을 잡아챘고, 거칠고 투박한 손으로는 느낄 수조차 없어 고개를 숙인 채 헛손질만 해 댈 뿐이었다.
홍상수나 에릭 로메르 감독의 영화를 듣는 듯한 느낌. 몽환적이고 우울한 멜로디로 포장했지만 현실적이다 못해 초라하고 옹졸하기까지 한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아낸 엘리펀트 쥬스의 첫 정규앨범.
몇 곡의 싱글과 EP앨범으로 아침이슬처럼 매니아층의 바지 가랑이로 스며든 엘리펀트 쥬스의 첫 정규 1집.
이번 앨범에서 이들은 자신들이 가진 코드를 그대로 이어간 타이틀곡 "기억해"를 비롯해 완벽히 상반된 이미지의 "Drive go gO GO" 두 곡의 신곡을 비롯, 그동안 발표했던 곡들을 리터치해 좀 더 완성도 있는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발표하는 음악마다 다소라고 하기엔 좀 부족할 만큼 어둡고 우울한 코드를 가지고서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차트를 잠식해 온 엘리펀트 쥬스.
이번 첫 정규앨범이 이들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 기억해
2. Drive go gO GO
3. 설레임
4. 붙잡지 못한
5. 흐린
6. 우리는 무엇을 함께 보았나
7. 관계중독
8. 미안해
9. 장마
10. 그날
11. 더 이상 너와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