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몽키즈가 첫 EP앨범 [GOT DAMN, OH ALBUM]을 발매한 지도 어느덧 1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결코 짧지 않았던 그 시간동안 밴드는 대대적인 변화를 겪었다. 밴드의 주축인 김지환을 제외하고 모든 멤버가 교체되었고, 새롭게 출발선에 선 밴드는 많은 음악적 변화를 꾀했다. 그들은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감성을 표출해내던 기존의 스타일에서 벗어나 조금은 부드럽고 절제된 방식의 표현법을 시도하게 되었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기다려 온 버닝몽키즈의 새 EP [Our Summer]가 완성됐다.
첫 번째 트랙인 ‘She’s My Sunshine’은 심플하면서도 리드미컬한 기타 리프와 감각적인 베이스 라인으로 듣는 이들을 순식간에 사로잡는다. 대범하면서도 세련된 멜로디와 뜨겁도록 솔직한 가사는 앨범의 시작을 여는 곡으로서 밴드를 기다려 온 리스너들의 만족감을 충족시킴과 동시에 남은 트랙들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Can’t Stop It’은 이전까지 그들이 발표한 곡들 보단 조금 힘을 뺀 곡으로, 새로운 스타일에 대한 밴드의 연구가 돋보인다. 잘 다듬어져 군더더기 없는 곡의 흐름에 더해진 위트 있는 보컬은 독특한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매력을 어필한다.
‘Lucky Song’은 연주부터 곡의 구성까지 버닝몽키즈가 가진 다양한 장점을 한껏 뽐내는 곡이다. 적절한 완급 조절로 풍성함을 더하는 보컬과 시원하고 직관적인 기타 사운드, 거기에 곡이 진행될수록 폭발하는 에너지까지 버라이어티한 전개가 듣는 이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댄서블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수식하기엔 부족할 정도로 차고 넘치는 매력의 ‘Sing Along’은 분명 절제되어 있음에도 활기찬 기운이 느껴진다. 특히 제목처럼 함께 따라 부르기 쉬운 후렴구 보컬 라인과 견고한 기타 사운드는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을 또 다시 열광시키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앨범 아트를 고스란히 소리로 옮겨낸 듯 우리가 사는 도시의 여름 풍경을 재현해낸 브릿지 곡 ‘Summer (Interlude)’를 지나 흐르는 마지막 곡 ‘Our Summer’는 작열하는 태양이 진 후의 여름밤을 연상시킨다. 이번 EP와 동명인 이 곡은 밴드가 가진 풍부한 감성을 코러스와 부드러운 기타 연주로 섬세하게 그려내며 노래가 끝난 후까지도 은은한 여운을 남긴다.
앨범에 수록된 여섯 곡 못지 않게 앨범 아트 또한 [Our Summer]만이 가진 분위기를 십분 표현해 눈길을 끈다. 이번 앨범의 모든 일러스트와 디자인은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맜살'이 맡아 진행하였는데, 밴드와 오랜 시간 앨범의 느낌과 감성을 공유하며 빚어낸 결과물로 한여름밤의 아련한 도시 감성을 멋진 일러스트를 통해 담아내고 있다. 또한 앨범 부클릿에 있는 만화와 곳곳에 숨어있는 재기발랄한 디자인들은 리스너들에게 시각적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Our Summer]라는 앨범명은 새로운 멤버들이 합주를 위해 처음 모였던 때가 2014년 6월 10일 여름이었기에 지어진 이름이다. 6월 10일, 그 무더웠던 날로부터 1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들은 무수히 많은 라이브 공연을 소화해냈고 새로운 곡을 써오며 누구보다 알찬 시간을 보냈다. 그 생생했던 1년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Our Summer]는 그들이 보낸 여름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 줄 앨범인 셈이다.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음악을 시작했을 그들의 여름은 말하지 않아도 특별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세상에 내놓은 [Our Summer]와 함께 맞게 될 우리들의 여름 또한 말하지 않아도 특별할 것이다.
1. She's My Sunshine
2. Can't Stop It
3. Lucky Song
4. Sing Along
5. Summer (Interlude)
6. Our Sum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