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건 Trio, 2nd Album[피고 지고]
'이명건 트리오'는 2008년에 결성돼, 2010년 제1회 맥(MAC) 재즈 콩쿠르에서 단체부문 3위를 차지했다. 또한 2011년 제5회 자라섬 국제 재즈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특별상(Special Jury Prize)'과 '베스트 솔로이스트(Best soloist) 상'을 수상했다. 2012년 1월에는 멤버들의 창작곡을 중심으로 한 첫 앨범 [The Best Is Yet To Be]를 발표해, '소년의 감수성과 거침없는 야성'을 통한 젊은 재즈 뮤지션들의 건강한 도발을 선보였다.
4년 만에 내놓은 이번 신작은, 서른 언저리에 있는 청년들이 한국 사회를 살아가면서 느끼는 꿈과 희망, 아픔과 고민, 그리고 우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반복적인 5박 리프가 특징적인 'Dancing Alone (드러머 최요셉 곡)'에서는 무거운 짐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독한 마음을, 프리 재즈 콘셉트의 '성난 군중 (베이시스트 오재영 곡)'에서는 사회 참여에 수동적이고 미온적인 청년들의 자화상을, 그리고 서사적인 곡 구성과 아름답고 애잔한 멜로디가 특징인 '푸른달 (피아니스트 이명건 곡)'에서는 20대의 성장통을 노래한다. 이러한 청년들의 이야기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공존하는 삶의 덧없음을 노래한 '피고 지고 (이명건)'와 멤버 세 명의 우정을 음악적 대화로 담아낸 '삼형제 (이명건)'로 귀결된다.
전작에서 순수한 감성을 바탕으로 한 아름다운 멜로디와 한국 사람들만의 정서를 담은 곡들이 주를 이뤘다면, 신작에서는 보다 진취적인 음악적 실험이 이뤄졌다. 이번 앨범에는, 모던한 곡 구성과 콘트라 베이스의 아르코 연주가 돋보이는 'Dancing Alone (최요셉)', Thelonious monk의 'Off Minor' 모티브를 바탕으로 그의 독특함을 표현한 'Off Major (이명건)', 일반적인 멜로디 사용법을 탈피한 'Continiuum (오재영)', 슬로 템포의 펑크 곡 'Green Flower (이명건)', 장례 미사의 이미지를 세 가지 악기 소리로 묘사한 'Requiem (오재영)'을 포함한 총 9개의 창작곡이 수록돼 있다.
'이명건 트리오'는 피아니스트 이명건이 중심에 서 있긴 하지만, 밴드의 성격이 강한 팀이라고 할 수 있다. 멤버 세 명의 창작곡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이들은 각자 뚜렷한 음악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그것이 하나의 사운드로 결합하는 과정이 꽤 흥미롭다. 특히 그 과정은 매우 부드럽고, 마찰 없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이는 세 명의 멤버들이 평소에 꾸준한 공동작업을 통해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서로의 장점을 흡수하고 있으며, 나아가 서로의 삶 속에서 중요한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증거다.
1. Dancing Alone
2. Green Flower
3. 푸른 달
4. 성난군중
5. Requiem
6. 피고지고
7. Continuum
8. Off Major
9. 삼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