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재즈 씬에서는 접하기 힘든
인스투르멘탈 재즈 보컬리스트!
독특한 스캣, 실험적 창법으로 혼신을 다하는 열창을 보여주는 아티스트
프랑스 에브리 국립 음악원에서 재즈 슈페리어 디플롬을 수여한 표진호는 한국의 남성 재즈 보컬리스트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프랑스에서 유학한 재원이다. 피아니스트였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어려서부터 음악을 듣고 자란 표진호는 중학교 시절에 재즈 음악에 매료되어 재즈 뮤지션을 꿈꾸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권유로 정작 대학에서는 클래식 성악을 전공하였다.
항상 재즈 뮤지션을 갈망하던 표진호는 클라리넷과 성악을 동시에 전공하면서 많은 인상주의 음악과
현대음악 그리고 자유 즉흥음악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으며, 스탠다드 재즈보다는 더 자유로운 음악을
꿈꾸면서 프랑스 유학 길에 올랐다.
프랑스 유학 시절 동안 그는 보컬로서 재즈 연주
어법과 이에 대한 이해가 풍부하게 요구되는
보컬리즈란 장르를 선택하였으며, 많은 곡들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려고 노력하였다.
음악평론가 김진묵은 표진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몇 몇 보이스 아티스트(Voice Artist)를 보자. 바비 맥퍼린은 성대묘사 성향이 강하다. 유명세는 있지만 예술성에 신뢰는 없다. 알 자로는 재즈 보컬의 영역을 넓혔지만 여전히 가수로 분류된다. 반면 메레디스 몽크는 인간 육성을 탐구한다. 그녀의 소리는 낯설거나 극도로 아름답다. 그렇다면 표진호의 위상은 어디에 있을까.
표진호는 성악을 전공했다. 그의 발성에서 약간의 벨칸토가 느껴지는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는 가수(Singer)가 아니다. ‘보이스 연주자’(Voice Solist)다. 표진호의 인스트루멘털 보컬(Instrumental Vocal)은 ‘보컬의 영역 확대’ 그리고 ‘재즈 사운드의 진화’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해석된다.
루이 암스트롱 이후 일백 년의 스캣 역사가 흘렀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부수적 효과였다. 재즈는 본질적으로 기악을 위한 장르다. 표진호는 ‘보컬의 기악화’라는 부분에 돋보기를 댔다. 스캣의 의미가 표진호에 이르러 극대화 된 것. 그의 구음 애들립은 그가 성악 외에 클라리넷을 전공한 것과도 연관이 있다. 성악과 기악, 이 상반된 전공이 표진호에게 육화되어 우리는 지금 이 앨범을 손에 들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그는 ‘자신만의 음색을 지닌 솔리스트’가 되었다. ‘재즈의 진화’는 이렇게 이루어지고 있다.“
표진호는 자신을 온전히 바친 첫 음반 <보칼리즈>를 출시하면서 동명의 기념 공연을 한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국내 재즈 씬에서는 접하기 힘든 재즈 보컬리즈라는 장르를 선보인다. 재즈 보컬리즈란 목소리를 밴드를 구성하는 악기 중 하나로 간주하고 다양한 음악적 표현과 기교를 통해 연주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접하기 힘든 보컬 테크닉과 다양한 음악적 재미를 만나볼 수 있다. ‘진정한 자유 즉흥 음악가’로 자칭한 표진호의 음악적 면모를 즐기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