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사랑에 대해 정의 내리지 못한다. 사랑은 마치 유기물과 같아서 그 자체만으로 생명력을 띄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개별적인 조직과 움직임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렇게 움직이고 살아있는 사랑은 모두가 가지고 있으나 각각 모습은 다르기도, 때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또한, 우리는 각자 원하는 사랑의 방식과 모양이 있어서 그에 상응하지 않으면 그것을 사랑이라고 받아들이지 않기도 한다.
경계에 대해 말하기가 늘 그렇듯, 사랑 역시 사랑과 그렇지 않은 것의 지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참 어렵다. 이제 막 사랑이 되려는 것, 이미 사랑인 것, 사랑과 집착 혹은 미련 어딘가에 걸쳐져 있는 것 등. 그 모든 것을 사랑이라 이야기할 수도, 사랑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할 수도 있다.
유사한 경험 때문인지, [당신, 하지 말지요.]는 개인적으로 유솔이의 노래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처음 들었을 때부터 오랫동안 ‘당신’ 차라리 만나지 않았더라면, 하고 혼자 되뇌고는 했다. 그러길 수십, 수백 번. ‘당신’과의 만남은 ‘결핍’으로 남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전히.
문득, ‘당신’은 어쩌면 나름의 사랑을 많이 주고 있는 중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을 사랑하던 누군가는 상처까지 나고 말지만, 그는 거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운이 좋으면 서로만의 방식으로 또 다른 종류의 사랑이 탄생될 것이다.
오스카 와일드가 한 말 중에 이런 게 있다. 당신이 사랑에 빠지는 것은 상대의 외모, 옷 또는 멋진 차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이 당신만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부르기 때문이라고.
우수현(작가)
1. 당신, 하지 말지요
2. 바람이 불 때, 문득
3. 알아요, 그 말
4. 당신, 하지 말지요(inst.)
5. 바람이 불 때, 문득(inst.)
6. 알아요, 그 말(in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