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타의 첫 번째 정규 앨범 시리즈, 그 첫 반쪽 <조각, 하나>
싱어송라이터 최낙타를 수식하는 단어들은 달콤하다. 그가 쓴 곡에 등장하는 화자들이 그렇기 때문이다. 현실에는 없을 법 하지만 남자친구로 삼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고 부끄러워 하면서도 감정에 솔직하며 쿨한 것 같지만 귀여운 질투심을 불태운다. 한 발 물러나 있다가도 갑자기 치고 들어오는 한방으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태우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마치 연애를 하는 것만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그런 그가 첫 번째 정규 앨범의 반쪽 <조각, 하나>를 발표한다. 하나의 퍼즐을 완성하듯 전체 그림을 1집으로 놓고 그 중 전반전에 해당하는 이번 앨범으로 청자들을 만난다. 디지털 싱글로 먼저 공개한 ‘아를오오를아’, ‘으으’에 4곡의 신곡이 더해졌다. 이 여섯 곡은 각각의 연결성을 지닌 조각이라기 보다는 최낙타라는 싱어송라이터가 어떤 방향성을 보여줄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간 선보였던 곡들을 통해 ‘위트 넘치는 가사와 멜로디, 매력 있는 목소리’라는 수식어를 얻었다면 그 다음 스텝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이라고 할까.
타이틀 곡인 ‘Grab Me’는 용기 없는 남자에게 상대방이 먼저 적극적으로 행동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 소극적인 화자의 태도에 비해 힘 있는 비트와 반복적인 가사는 절실한 속마음을 드러낸다. 뮤직비디오 역시 ‘잡아달라’는 바램을 반복적인 화면들을 통해 표현했다. 특히 이 곡은 데모 작업 때부터 타이틀로 결정되었을 만큼 ‘최낙타’를 대표하는 곡이라 할 수 있다.
‘유치’는 공연을 통해 자주 들려주었던 곡으로 그 때마다 큰 호응을 받았다. 유치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을 잘 살려냈으며 마치 의성어처럼 들리도록 디렉팅한 것이 재미있는 곡이다.
과묵한 한 사람과 더 표현하기를 바라는 다른 한 사람, 그런 연인의 모습을 그린 ‘쿡쿡’ 은 디에이드의 ‘안다은’이 피처링으로 참여해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미니 앨범 <나빠나빠>에 수록한 ‘Scene#5’의 뒷이야기라 할 수 있는 ‘Scene#6’는 이별한 모습과 후회를 담았다. 도입부 피아노 연주에 얹은 최낙타의 목소리는 담담하면서도 절절해 보컬리스트로서의 또 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또한 후반부에 이어지는 기타와 신디사이저 연주는 폭발하는 감정을 더해준다.
이렇게 각기 다른 여섯 개의 조각을 통해 싱어송라이터 최낙타 1집의 일부분이 맞춰졌다. 나머지 조각들은 2017년 가을 경 <조각, 둘>을 통해 만날 수 있으며, 앨범 자켓의 낙타 그림 역시 하나로 완성될 것이다.
1. Grab Me
2. 아를오오를아
3. 유치
4. 으으
5. 쿡쿡 (feat. 안다은 of 디에이드)
6. Scene#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