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목 스님과 유명 연주가들이 함께한 김재진 시인의 하모니카 연주 앨범
입술에 남은 가을
노래 - 정목스님
해금 - 신날새
피아노 - 정진희 (오리엔탱고)
바이올린 – 김영준 교수 (서울 신포니에타)
혼자 있는 설산에서도 하모니카를 불었다.
산길을 가다가도 불고, 별을 보면서도 불고, 바람이 숭숭 지나가는 숙소 ‘외로운 행성’에 앉아 밤새 안나푸르나를 지켜보면서도 불었다.
몇 개의 산을 넘은 뒤 돌아갈 수 없는 지점에서 하모니카를 잃어버린 것을 알았을 땐 연인을 두고 온 것 같이 애잔했다. 돌이켜보니 한 30년, 소중한 애인처럼 하모니카를 사랑했다.
인생의 많은 산을 넘어 내리막길을 가야 하는 시점. 10시간 넘게 내려온 산길에서 발톱 두 개가 빠졌던 적이 있다. 제대로 내리막길 준비를 안 했던 탓이었다.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기 위해 밑그림이 필요하듯 인생의 내리막길에도 준비가 필요하다. 외로울 때 불던 노래, 추억에 잠기며 부르던 노래들을 모아 쓸쓸한 인생을 위로한다.
뛰어난 연주가 아니라도 아프거나 슬프거나 외로운 가슴 하나 위로할 수 있다면 그 따뜻함 하나로 족하지 않겠는가.
- 시인 김재진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준 교수님은 전설적인 명기 과다니니를 연주하며 이 음반을 빛내주셨다. 그리고 기타리스트 안형수 선생님, 오리엔탱고의 피아니스트 정진희 님, 아름다운 해금 연주가 신날새 님의 우정에 감사 드린다.
모두 명성을 얻은 프로페셔널이면서도 기꺼이 아마추어의 연주 음반에 동참해 주셨다. 더욱이 정목스님의 노래는 음반을 빛내는 보석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