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고 나발이고 앨범부터 만들자"
1. Intro : 나래이션이다. 인트로의 나래이션을 맡고 5번트랙의 뼈대까지 써온 승준이는 원래 랩을 하는 친구다.
2. Too Long : 여느날과 다를 것 없던 남웅과의 잉여로운 오후. 어디선가 아름다운 기타 선율이 들렸다. 뒤를 돌아봤다. 남웅의 표정은 그냥 "?". 물음표 그 자체였다.
그렇다. 10년지기 친구인 남웅은 필자의 표정에서 '아름다운 것을 느끼면 절대 참을 수 없는' 광기를 은연중에 읽고 앞으로 귀찮아질 걸 예감한 게 아닐까 싶다.
남웅에게 그냥 막 아무거나 친거냐 물어봤다. 그렇다 했다. 그래서 그 기타리프를 중심으로 Letom들과 살을 붙여갔다.
3. Starry : 어느날 남웅은 뭔가 만들어서 가져왔다. 재생 시키는 순간 원본 특유의 투박함 사이사이 예쁜 공명들이 많이 들렸고 그 공명 사이에 벌어진 틈새에 사운드 엔지니어 아직이의 소리가 스몄다.
반짝거리는 소리로 공명을 채우며 하늘을 만들었다. 드럼을 맡은 승준이가 땅을 만들고 베이스를 잡은 종민이는 그 위에 거름을 줬다.
4. I can see : 흩어져 생활하던 친구들을 한 명 씩 집으로 불러 들려주며 말했다. 앨범을 만들자고. 두 문장으로 일련의 과정들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대강 그렇다.
그렇게 필자만 모두를 알고 모두는 서로 초면인 사람도 섞인 상태에서 같이 앨범 만들게 됐다. Letom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이 노래를 같이 들으면 모두 표정이 비슷해진다.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으나 표정이 비슷해 신기하다.
+여담이지만 종민이는 필자가 밴드를 하자고 말하기 전날 전 대통령이 나와 본인을 안아주시는 성스러운 꿈을 꿨다고 한다.
5. I don't know, good night. : , .
우리는 노력했고, 결국 앨범이 됐다.
Letom은 공연을 한 적이 없다. 하지만 Letom들은 모두 곡과 가사를 쓰고, 머릿속에 있는 각자의 무의식을 시퀀서에 그린다.
물론 이 과정에서 '본인'을 제외한 나머지 '본인들'이 곡에 담아내는 색깔은 모두 '본인'같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섞여서 Letom의 색깔을 만든다.
우리가 아무리 섞여서 Letom의 색깔을 만든다 한들, '본인'의 색깔을 '본인들'의 색깔로는 대체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Letom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왔다.
다만 이런 변명들을 글로 쓰는 것은, Letom의 정체성을 이루는 구성원들의 개성을 Letom이라는 단어 하나로 규정짓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그 정체성이 섞인 Letom의 개성을 해치고 싶지 않은 바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