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스 황(Eunice Hwang)의 첫번째 피아노 앨범 ‘Lazy afternoon’은 나른한 오후의 편안한 음악으로 듣는 이들을 마음의 휴식으로 이끈다. 유럽에서 피아노를, 미국에서 영화 음악을 전공한 피아니스트 유니스 황의 음악은, 유럽의 감성과 영화적 센스가 한국적인 정서와 이상적으로 결합된 ‘고급스러운 대중음악’이라 규정될 수 있다.
Lazy afternoon의 수록곡들은 그냥 편하다. 대부분의 뉴 에이지 계열의 음악들이 그러하듯이 일단 난해하거나 복잡하지 않다. 하지만, 그런 단순함이 듣는 이에게 보다 편안한 느낌을 준다는 상투적인 표현에 얽매이기 보다는, ‘듣는 이에게 좀 더 많은 자유의 부여’라는 방식으로 설명될 수 있다. 연주자가, 다시 말해서 ‘말하는 자’가 모든 설명을 덧붙여 해석을 규정화하고 구체화하기 보다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의적 해석의 공간을 부여하여 원하는 대로 음악을 받아 들일 수 있는, 마치 동양화의 여백과 같이 약간은 비어 있는 아름다움을 가진 음악이 바로 Lazy afternoon이다.
그러기에, 유니스 황의 음악은 ‘한국적인 뉴 에이지’라 칭해 질 수 있다. 남에게 자신의 음악적 내용을 강요하지도 않고, 그저 음악과 듣는 이가 자연스럽게 하나되도록 하는 ‘고급스러운 대중음악’이면서도 그의 음악 면면에는 한국적인 정서를 찾아볼 수 있다.
클래식 음악의 탄탄한 기초 위에서 감성과 대중성을 결합시킨 앨범 ‘Lazy afternoon’은 청취자들의 오후를 보다 편안하게 인도하는 마음의 청량제가 될 것이다.
1. Consolation From The Sea
2. The Memory Of Hoboken
3. 深淵 (심연)
4. Under The Starlight
5. 休 - Ocean
6. 어머니
7. Out Last Waltz
8. In The Forest
9. Childhood
10. 休 - R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