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 재적 당시, 다소 거칠고 힘있는 전인권의 아우라와 적절한 대비와 조화를 이루며 빛을 발했던 최성원의 낭만적인 감수성은 역시 독집을 통해 그만의 매력으로 유감없이 승화된다. 더불어 어떤 날의 이병우와 조동익이 세션으로 참가하여 부드러우면서도 전율적인 감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히트곡 "제주도의 푸른 밤"과 "이별이란 없는거야"는 향후 전개된 우리 대중음악의 감수성 어린 여성 취향의 흐름을 앞서 대변하는 매력을 내포하고 있으며, 다양한 관현악기의 첨가로 보다 세련된 모던 포크의 발전상을 엿볼 수 있는 "님을 찾으면"과 "오늘은" 같은 명곡을 배출한 것도 본작의 무시할 수 없는 성과다. 유재하보다는 쾌활하고 동물원보다는 감성적인, 딱 중간에 위치한 절충적인 음악성은 그 누구도 아닌 최성원이기에 자연스럽게 도출될 수 있었던 궁극의 합일점이었다. 들국화의 계보와 그 멤버들의 대표작을 논할 때 최성원의 데뷔 앨범이 크게 취급받지 못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선입견이다.
1. 제주도의 푸른 밤
2. 이별이란 없는 거야
3. 색깔
4. 님을 찾으면
5. 오늘은
6. 파란 하늘만
7. 난 이제
8. 열 여섯 열 일곱
9. 우리의 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