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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COUP FISH"이후 3년만에 다시 돌아온 언더월드의 정식 앨범!
이미 이들의 공백 기간은 1000일을 넘겼지만 본작은 언더월드의 고유한 사운드가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사실 현재 언더월드의 사운드가 자리 잡기까지 에머슨의 역할이 컸음은 부인할 수 없으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작곡을 대부분 칼과 하이드가 했다는 점이다. 응용력을 한 걸음 앞서는 창조력은 이들 본연의 작업을 충실하게 이끌었고 그 결과 이들의 전성기를 다시 불러 올 무서운 잠재력을 지닌 명반을 창출해냈다. 지글거리며 반복되는 베이스 라인과 힙노틱한 스트링즈 멜로디 위에 겹쳐지는 주술과 같은 칼의 보컬은 결코 뇌리에서 잊혀질 수 없는 뿌듯한 감동을 선사하며 다시 한 번 언더월드가 해냈구나 라는 만족감마저 느낄 것이다. 'King of Snake'을 연상시키는 베이스로 장식된 'Mo Move'로 첫 시작을 연 앨범은 'Two Months Off'와 함께 초반부터 열기를 가중시킨다. 깊은 숲속의 샘에서 때깔 좋은 무지개를 배경으로 방방 뛰며 "You bring light in. You bring light in"을 외쳐대는 칼의 모습을 담은 뮤직 비디오는 심플한 만큼 화려한 영상으로 인해 사운드로 몰리는 집중을 분산시킬 염려가 없어 더욱 탁월한 선택을 했다고 보여진다. 끊임없이 돌고 도는 라인과 최면적인 멜로디를 정확히 저울질 하듯 안정적으로 담아낸 'Two Months Off'의 색깔을 맞받아 'Twist' 역시 댄서블한 비트를 그대로 이어간다. 한편 'Sola Sistim', 'Ess Gee'와 같이 중간 중간 잠시 칠아웃을 할 공간도 마련되어 있으며 보기 드물게 소울풀한 칼의 보컬을 맛볼 수 있는 'Trim'과 같은 싱글은 색다른 세계로의 여행을 제안하기도 한다. Cowgirl, Pearl's Girl과 같은 언더월드의 트레이드 마크인 같은 걸 시리즈가 이번 앨범에는 없어 조금 서운하긴 하지만 'Little Speaker'에서 느낄 수 있는 전형적인 피아노 사운드와 왱왱거리는 신서 사이저 사운드와 'Dinosaur Adventure 3D' 같이 플로어를 달궈주는 트랙으로 대리 만족감을 느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뒤를 잇는 'Bullet Lane'은 한 동안 들뜬 분위기를 차분히 정돈 시켜주며 마지막을 장식한 미들 템포 넘버 'Luetin'은 작별의 아쉬움을 달래준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A HUNDRED DAYS OFF]는 결코 대런의 공백이 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증명하며 언더월드의 새로운 신화 창조를 예고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을 비우고 귀를 기울이면 언더월드의 예전 모습을 그리워 하는 이들의 생각도 바뀌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