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sh - Vapor Trai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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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Rush
발매일 2002.05.28
제작사 WEA
레이블 Atlantic
미디어구분 CD
Cat.No 47567835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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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정보 트랙정보 상품후기
Test for Echo 발표 이후의 Rush

Rush의 멤버들은 물론이고 그들의 팬들에게조차 1997년과 1998년은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기였음에 틀림없다. 1997년 드러머 Neil Peart의 딸 Selena의 교통 사고 사망 소식과 1998년 부인 Jackie의 암으로 인한 사망 소식은 별다른 문제없이 가장 모범적인 음악 활동을 펼쳐오던 Rush의 30여년 역사를 송두리째 흔들어버리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연이은 가족의 상실과 그로 인한 정신적 충격으로 인하여 Neil은 기약없는 칩거에 들어갔으며 잔여 멤버 Geddy Lee와 Alex Lifeson은 그런 그의 사생활을 보호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다름아닌 밴드와 관련된 모든 활동의 공식적인 중단을 뜻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공백 기간동안에도 Rush와 관련된 이런 저런 작업들이 꾸준히 진행되었는데 그 작업에는 (1)Rush의 Polygram 시절 발표되었던 앨범 전체의 리마스터 작업 (2)1990년에 발표되었던 베스트 앨범 [Chronicle]을 업데이트시키기 위한 목적의 새로운 베스트 앨범 [Restrospective 1 & 2]의 연이은 발매 (3)팬들을 위한 3장짜리 라이브 앨범 [Different Stages] 발매가 주된 흐름을 이루고 있었으며 팬들은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통해서 일정 정도의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Rush의 잔여 멤버 Geddy Lee와 Alex Lifeson은 이 공백 기간동안 나름대로의 솔로 활동을 통해 팬들과의 음악적 교감을 계속하였다. 특히 2000년에 발표된 Geddy의 최초의 솔로 앨범 [My Favorite Headache]는 Rush의 음악에 목말라하던 팬들에게는 마른 하늘 한줄기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하였으며 Alex 역시 활발한 프로듀서 활동을 통해 음악과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팬들의 관심사는 뭐니뭐니해도 Rush가 다시금 그들의 이름을 내걸고 음악활동을 계속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거기에 대한 열쇠는 Neil이 자신의 주변 상황에 어떤 식으로 대처하느냐 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Neil의 재혼 및 그로 인해서 개인적 생활의 안정을 다시금 찾아가고 있다는 소식은 Rush 팬들에게는 한 줄기 서광과 같았으며, 그 이후 인터넷 각종 싸이트에서 Rush의 새 앨범 작업이 조만간 개시될 것이라는 소식(또는 희망)이 비공식적으로 떠돌기 시작했다. 그러던 것이 Geddy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정식으로 Rush가 새로운 스튜디오 앨범 작업을 개시한다는 뉴스를 2001년 초에 발표함으로써 새 앨범 작업은 공식화되었고 그로 인해서 Rush 팬들은 한시름을 크게 덜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신작의 작업은 이전에 비해서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였으며, 따라서 앨범 제작 소식이 전해진 후 다시금 1년이 넘는 시간이 훌쩍 흘러가 버렸다. 그렇게 한동안 팬들의 속을 애태우던 Rush는 마침내 1996년 [Test for Echo] 이후 무려 6년만에 선보이는 대망의 신작 [Vapor Trails]를 5월 13일자로 미국에서 발매하였다. 그리고 (조금은 뜻밖에도) 미국과 거의 동시에, 그러니까 5월 16일자로 미국 원판이 그대로 정식으로 수입되어 국내 팬들에게도 선보이게 되었다.

[Vapor Trails]의 작업 과정

이번 새 앨범 작업은 Rush 역사상 가장 긴 6년이라는 휴지기간으로 인하여 제작에 수많은 어려움들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일단 몇몇 눈에 띄는 점들을 지적한다면 Rush가 이번 앨범 제작 기간에 무려 총 14개월(앨범 녹음에 11개월, 나머지 믹싱 및 마스터링 작업에 3개월)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다는 것이다. 이전까지 Rush가 새앨범 작업에 보통 4개월, 많아야 6개월을 투자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이번 작업에 투여된 시간은 앨범 2~3장에 해당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산고를 통해 Rush의 30년 역사상 가장 많은 13곡이라는 물량적인 풍부함에 수록시간 역시 무려 68분에 해당되는 앨범이 탄생한 것이다. 사실 신보 작업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밴드 멤버들의 최초 의도는 총 13곡을 작곡한 후 그 중에서 10곡이나 11곡 정도, 길이로는 1시간 분량의 곡들을 추려서 앨범에 수록할 예정이었다. 이들은 계획대로 정확히 13곡을 완성한 후 어느 곡을 최종 단계에서 빼야할지 난감해 하다가 결국은 모든 곡을 신보에 수록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해지는데 국내 팬들의 입장에서는 다행스런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그렇게 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곡이 생겼다면 아마도 일본 시장에서만 보너스 트랙으로 들어가는 불상사가 얼마든지 생길 수 있었으니 말이다(필자 주: Rush는 지금까지 일본 시장에 특혜를 주는 경우가 한 번도 없었지만 지난 번 [Different Stages]에서 일본반에만 보너스로 “Force Ten” 1곡을 더 실어주는 바람에 필자를 골탕먹인 바 있다!).

Rush의 멤버들은 새 앨범 녹음을 위해서 2001년 1월에 캐나다 토론토에 다시금 모여 작업을 시작하였다. 사실 멤버들은 새 앨범 녹음을 염두에 두고 모이기는 했지만, 만약 작업의 진행이 이전처럼 원할하지 못 하거나 또는 그 결과물이 이전의 Rush의 유산을 이어받지 못 한다면 그룹의 활동을 접는 것까지도 생각하고 있을 정도의 긴장감이 주변에 흐르고 있었다. 사실 이들이 93년 [Counterparts]를 만든 후 약 2년 정도의 의도적인 휴식 기간을 가진 것을 제외한다면 멤버들이 Rush라는 이름으로 음악적 활동을 이렇게 오랫동안 중단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며 따라서 그동안 잃어버린 ‘Groove’를 다시금 찾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따라서 이번 앨범 제작의 경우 그 방법론에 있어서 이전의 작업 방식과 완전히 다른 방식을 취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전 앨범들의 경우 이들은 기본적으로 (1)6주 정도를 송라이팅에 투자, 일주일에 2곡씩 완성한 후 (2)그 다음 2주간의 기간을 곡들의 Pre production, rearranging 작업에 투자 (3)그 이후 완성된 곡들을 가지고 스튜디오로 직행해서 녹음을 끝내는 작업 패턴을 유지하곤 했었다. 그러나 이번 앨범의 경우 그러한 시간적 제한 없이 작업이 완성될 때까지 계속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또한 처음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잼 세션을 통해 좋은 사운드를 뽑아내는 것을 목표로 하였으며 결과적으로 제작 초기 단계에서 Geddy와 Alex가 함께 했던 잼 세션에서부터 파생된 연주 및 곡들이 이번 앨범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멤버 3명이 처음으로 다시 모였을 때 이들은 처음 2주 정도는 음악 이야기는 완전히 배제하고 단지 그동안 서로에게 있었던 일상사와 같은 이야기만을 주고 받으며 다시금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물론 그 기간 동안에도 이번 새 앨범에서 어떤 방향성을 추구해야 하는가와 같은 음악적 이야기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계속되는 대화에 집중적으로 투여되었으며 그런 단계를 거친 후 실질적인 앨범 작업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6년이라는 기나긴 휴지 기간은 30여년을 함께 해 온 이들에게조차 극복하기가 쉬운 것이 아니었다. 멤버들에 따르면 처음 2개월동안 여러가지 형태의 잼 세션을 통해 작곡을 시도했었지만 그 당시 파생된 결과물들은 멤버들 스스로 정한 Rush라는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못하는 것들만 양산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이러한 일종의 슬럼프를 타개하기 위해 Rush의 멤버들은 앨범 제작 기간 중 처음으로 1개월간에 걸친 의도적인 중간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나서 Rush의 멤버들이 다시 모였을 때 앨범의 제작은 본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 2개월간 작곡된 것들은 멤버 스스로도 매우 재미없고 전혀 독창성이라고는 없는 ‘쓰레기’에 가까운 것이었다고 혹평을 할 정도인데 그러나 이러한 2개월간의 시행착오 기간은 한 인터뷰에서 Alex가 밝혔듯이, 그동안 멤버들에게 끼어있던 ‘녹’을 제거하는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는 기간이었다. 그리고 1개월의 중간 휴식 기간은 이들에게 지금까지 해왔던 작업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작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앨범 제작이 본 궤도에 오른 후 Neil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독자적으로 작사에만 전념했었으며 그와 동시에 스튜디오에 드럼 세트를 세팅한 후 리허설을 개인적으로 하곤 했다. Neil은 Alex와 Geddy의 작업 현황을 중간중간 체크하고 싶어했지만 Alex와 Geddy는 Neil에게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기 이전까지 그 어떤 곡들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 Neil은 처음에는 많은 좌절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Alex와 Geddy는 단편적인 아이디어를 단속적으로 Neil에게 제공하는 것보다는 작곡에 있어서의 음악적인 방향성을 정립한 후 그것들을 NeiI에게 제시함으로써 그러한 방향성을 그와 함께 공유하고 싶어했던 것이다.

이러한 작업 방법은 Rush 멤버들에게 이전의 잘 짜여진 시간 계획하에서 이루어졌던 작업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매우 이질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일종의 불협화음을 나았다고 하는데 그러한 새로운 도전 및 실험은 앨범 제작 과정을 매우 정열적이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것으로 만든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영향으로 인해서인지 이번 앨범은 그동안 Rush가 만든 앨범 가운데 유기적이고 효율적임과 동시에 가장 헤비한 사운드를 뿜어내고 있다.

그러나 앨범 작업은 마지막 단계까지 결코 녹록치 않은 것이었는데 앨범의 녹음이 11월경 모두 완료된 후 최종 마스터링 단계에서 여러가지 기술적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과정이 꽤나 험난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년이 넘는 앨범 제작 기간에 너무 지친 나머지 Alex와 Neil은 최종 마스터링 작업을 Geddy에게 맡기고 각자 휴가에 들어갔는데 혼자 남은 Geddy가 마스터링 작업 도중 이전 믹싱 작업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던 여러 문제들을 혼자 해결하느라 엄청나게 고생을 한 것이다. 당시 Neil은 다시금 가족에게 돌아가 있었고 Alex는 골프 여행과 하와이로의 가족 휴가를 떠난 상황이었는데 Geddy는 이러한 문제에 직면해서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혼자서 고민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따라서 Geddy는 좀 더 상황이 나은 Alex와 하루에도 대여섯번에 걸친 장시간의 통화를 주고 받으며 이러한 문제점들의 해결 방안을 모색했으며 결과적으로 Geddy는 마스터링 도중 문제가 있는 몇몇 곡들을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여 다시 믹스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갔다. 이러한 Geddy의 노고에 대해서 잔여 멤버 모두 감사한 마음을 전달했으며 또한 그 최종 결과물들에 대해서도 대단히 만족스러워 했다는 후문이다.

신보의 프로듀스는 최초 밴드가 자체적으로 맡았으나 앨범 제작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좀 더 객관적인 시각을 도입하기 위해서 전작 [Different Stages]에서 함께 작업한 바 있는 Paul Northfield를 다시금 초빙하였다. 밴드측은 프로덕션을 진행하면서 밴드 멤버들 및 다른 참여자들 사이에서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하여 무던히 노력했다고 한다.

[Vapor Trails] 분석

이런 다사다난한 제작 과정을 거친 신보 [Vapor Trails]를 손에 쥐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한 번만 봐도 뇌리에 오랫동안 남는 앨범 재킷이다. Rush를 생각할 때 이제는 거의 불가분의 위치에 놓여있는 Hugh Syme이 담당한 이번 앨범의 아트워크는 그동안 발표된 Rush의 앨범 아트워크 가운데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앨범 제목인 [Vapor Trails]는 비행기가 운항할 때 뒤쪽으로 길게 생겼다가 사라지는 “비행운”을 뜻한다. 이 비행운은 지금까지 조종사가 어떤 궤적을 그리면서 지금의 위치에 다달았는가를 볼 수 있게 해주지만 오래지 않아 그 흔적은 사라져버리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그 조종사가 이제 비행기를 어디로 몰고 갈 것인가에 집중하게 만드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제목을 통해 우리가 유추할 수 있는 것은 Rush가 이번 앨범을 통해서 과거의 음악적 유산을 반추해 봄과 동시에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인가를 스스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함축적인 의미를 Hugh Syme은 양쪽의 검은 공간을 강력하게 뚫고 나아가는, 붉다 못해 검은 불덩어리와 그 불덩어리 뒤쪽으로 파생되는 긴 꼬리 흔적이라는 조합을 통해 아주 적확하게 잡아내고 있는데 이러한 아트워크는 앨범 제목이 내포하고 있는 비쥬얼한 이미지 이외에도 그동안 Rush가 이 앨범을 만들면서 겪었던 험난했던 과정을 동시에 표현하는 것이다. 또한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덩어리는 모든 난관을 극복해 온 Rush가 이번 작업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 음악적 정열이라고 해석될 수 있는데 그에 걸맞게 이번 앨범의 수록곡들 가운데는 소위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사운드를 자랑하는 곡들이 많다.


음악적으로 볼 때 이번 작품은 Rush가 이전 작품들에서 추구해 왔던 흐름, 즉 과거의 복잡다단한 곡 구성에서부터 벗어나 좀 더 현대적이면서도 간결한 방향으로의 전이를 계속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6년이라는 공백기 때문에 혹시나 이들이 음악적 방향을 급진적으로 바꿔버리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을 청자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이번 신보를 통해서 Rush는 이전의 작품들에서 보여주었던 흐름을 되찾는 것에 기본적인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듯 하다. 필자가 생각하는 Rush의 가장 큰 음악적 미덕은 각 앨범 발매 당시의 음악적 유행이나 흐름을 일정 수준에서 받아들일건 받아들이되 절대로 자신의 본질적인 뿌리를 잊지 않는, 그 적절한 중용감각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30여년동안 지속된 균형 감각은 이번 앨범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다. 또한 각 멤버들의 명성이 자자한 연주력들이 곡들의 완성도를 해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아주 경제적으로 빼곡하게 담겨 있다는 점은 거장으로서의 그들의 면모를 다시 한 번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사운드 메이킹 측면에서 [Test for Echo]보다는 그 이전작인 [Counterparts]에 더 가깝다는 것이 조금은 이색적인데 이전의 그것보다 훨씬 거친 접근 방식이 매우 신선하게 느껴지는 대목으로서 어떤 곡에서는 거의 펑크적인 공격성마저 느껴질 정도이다. CD Now는 자신들의 앨범 리뷰를 통해 이번 신보에서 Rush가 선보이는 사운드에 대해 ‘이제 막 음악 활동을 시작하는 20대 신참들에게서나 바랄 수 있는 에너지 수준이지 결코 30년동안 음악계에서 줄기차게 활동해 왔던, 이제는 50줄을 바라보고 있는 노장에게서 들을 법한 사운드는 아니었다’는 감탄어린 평을 하고 있는데 이번 신보의 에너지 레벨을 묘사하는데 이보다 적절한 평은 없다고 하겠다. 아마도 이러한 막대한 에너지 레벨은 6년이라는 공백 기간동안 멤버들의 음악에 대한 갈증의 강도와도 비례하지 않나 싶다.

악기 사용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일단 키보드 사운드는 전면 배제(아예 앨범의 크레디트 자체에서 Synthesizer는 완전히 빠져 있음)되었으며 그로 인해서 이번 앨범은 밴드 멤버들간의 기본적인 3인조로서의 인터플레이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된 유기적인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Alex가 앨범 제작 초기 단계에서부터 키보드 사용을 줄기차게 반대했으며 이로 인해서 잔여 멤버들, 특히 Geddy와의 사소한 음악적 충돌(이러한 충돌은 Presto 이후 계속되던 것이었다.)을 피할 길이 없었던 것 같다. Alex의 의견에 따르면 Rush의 경우 키보드 사운드가 기타와 동일한 음역을 담당하면서 곡 진행을 이끌어가는 것이 보통인데, 그는 이런 식으로 자신의 기타를 통한 표현 영역이 키보드에 의해 침범당하는 것을 상당히 불만스러워 했었다. 또한 그는 키보드 사운드가 전혀 심오하거나 다차원적이지 못한, 너무나 비인간적인 냄새만 풍긴다는 생각을 계속해서 가지고 있었으며, 따라서 과거 Rush가 키보드 사운드를 80년대 앨범들에서 상당한 수준으로 사용할 당시에도 자신은 개인적으로 Rush에게 있어서 키보드 사운드는 별로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의견을 최근 인터뷰에서 피력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앨범의 경우 Alex는 이전 키보드가 담당하고 있었던 곡들의 다채로운 음영, 색조 그리고 백그라운드 부분까지도 모두 기타 연주를 통해 만들어 낼 수 있는 공간적 여유를 확보한 상태에서, 단순히 키를 눌러서 만드는 비인간적인 사운드보다는 자신의 손을 통해 만들어내는 살아있는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러한 최종 결과물에 대해서 그는 크게 만족했다고 한다. Alex의 기타리스트로서의 최대 강점은 뭐니뭐니해도 리프 메이킹에 있는데 이번 앨범에서도 그만의 자유분방하면서도 더 대담해진 리프가 앨범 전체를 뒤덮고 있다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로 음악적 핵심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나 “Nocturne”은 야상곡이라는 곡 제목을 무색케 하는 Alex의 초강력 리프가 눈에(귀에) 확 뜨이는 곡인데 다양한 효과를 얻기 위해서 그는 기타 사운드의 확장에도 대단히 신경을 쓴 듯 하다. 예를 들어 지금껏 이들의 앨범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스타카토 주법이라든지 퍼지한 톤의 과감한 도입은 지금까지 듣기 힘들었던 신선한 시도이다. 또한 Alex가 즐겨 사용하는 어쿠스틱 기타와 일렉트릭 기타의 적절한 혼합이라든지 다양한 기타 사운드의 겹겹 배치를 통해 (곡에 따라서는 기타 파트가 6겹으로 녹음된 곡도 있다고 함) 청자들은 키보드의 부재 대신에 좀 더 풍부한 기타 사운드를 마음껏 접할 수 있게끔 되었다.


Geddy의 경우 키보드 사용에 반대하는 Alex의 의견을 열린 마음을 가지고 함께 접근했으며 무엇보다도 Geddy는 과거에 Alex가 느꼈던 음악적 좌절감 또한 십분 이해해 주었다. 따라서 Geddy는 이번 신보의 제작 과정에 있어서 Alex의 상기 의견을 전적으로 존중, 키보드 사운드의 배제에 동의했으며 이러한 협의 과정은 Alex의 기타 사운드뿐만 아니라 Geddy의 보컬 및 베이스의 표현력 확장이라는 또 다른 결과물을 산출하였다. 아닌게 아니라 Geddy의 베이스는 연주는 이전과는 확연하게 다르게 곡의 전면으로 나서는 경우가 아주 많은데 곡에 따라서는 거의 리듬 기타 수준으로 달려들고 있다. 그의 베이스를 아끼는 팬들에게는 지금까지 발표된 Rush 앨범 가운데 최고의 만족감을 선사할 정도로 이번 앨범에서는 그의 날렵하면서도 두터운 질감의 베이스 연주를 원없이 들을 수 있다. 또한 보컬에 있어서 그의 전매특허인 하이 톤의 신경질적인 보컬은 여전하지만 그 속에서의 미묘한 변화를 포착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은데 “Secret Touch”에서는 Geddy의 찌그러진 형태의 변조된 보컬톤이 들리기도 하며 이 곡의 도입부에서는 그가 잘 쓰지 않는 팔세토 창법도 잠깐이나마 들을 수 있다. 또한 “Nocturne”에서는 곡 중반부에서 격렬한 하이톤의 백보컬을 자신의 메인 보컬과 교묘히 매치시켜 대단히 환각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있기도 하다.


멤버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Geddy의 솔로 앨범 [My Favorite Headache]의 작업도 이번 신보의 작업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Geddy는 1년이 넘는 솔로 앨범 작업을 통해 음악적으로 많은 자신감을 획득했으며 특히 솔로 앨범 제작 과정에서 작곡과 어레인지 분야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Geddy는 멜로딕한 부분에 이전보다 훨씬 더 강점을 띄게 되었는데 이는 Alex가 지속적으로 추구한 헤비한 사운드의 추구와 잘 맞물려, 이번 신보에서 Rush라는 컨텍스트 안에서만 가능한 화학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즉 Geddy의 솔로 앨범에서 눈에(그리고 귀에) 아주 두드러졌던 멜로딕한 측면에 구동감이 강한 리듬을 추구하는 Alex와 Neil의 입김이 강력하게 작용하여 현재의 신보 사운드로 완성된 것이다. 여유로우면서도 장엄한 느낌을 주는 타이틀 트랙을 비롯하여 “Ghost Rider”, “Sweet Miracle”과 같은 곡들의 멜로디는 듣고 난 후 그 잔상이 오랫동안 남는 곡들로써 Geddy의 멜로딕한 강점이 잘 드러내는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

리듬적인 측면에서도 볼 때 이번 앨범은, 위에서도 잠깐 언급된 바와 같이 직선적이면서도 아주 활기찬 느낌을 주고 있다. 특히 앨범의 전반부 3곡 및 타이틀 트랙 이후의 곡들은 이번 앨범의 공격성을 아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곡들이다. 이번 앨범 제작시 Geddy와 Alex는 다가올 투어의 연주곡들을 선정하기 위해서 예전 자신들의 작품을 계속해서 들었는데 과거의 작품들에서 자신들이 추구했던 것은 복잡다단한 곡 구성을 통해 항상 스스로에게 도전하는 것이었지만 이번 신보 [Vapor Trails]를 통해 자신들이 추구한 것은 박자 변화를 좀 더 유연하면서도 미묘하게 하는 것이었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마치 이전의 Metallica가 [Black Album]을 만들 당시를 연상케 하는데 예를 들어 앨범 수록곡 중 “Freeze”의 경우 곡 진행도중 다양한 박자 변화를 들을 수 있지만 그것들은 귀에 확 띄는 직접적인 형태가 아닌, 훨씬 섬세한 변화 형태를 띄고 있다. 즉 기타는 드럼 사운드와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반면 베이스 사운드는 그것과는 상관없이 계속해서 독자적인 패턴을 유지한다던지 하는 식으로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변하기보다는 요소 요소들이 조금씩 변화를 취하는 형식인 것이다. 그것들은 Rush의 밴드 멤버들이 음악적으로 점점 더 (좋은 의미에서) 성숙해지고 있다는 것의 반증이며 과거에 자신들이 했던 것들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 및 실험을 지속적으로 행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현재 Rush에게 음악적으로 중요한 것은 (영어 단어를 빌어 표현하자면) Power와 Intensity 그리고 Nuance로 요약될 수 있으며 곡의 표면적인 복잡다단한 구성은 좀 더 섬세한 연주를 통해 대체되고 있는 과정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즉 실제로는 이전의 곡들에 비해서 단순한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거기에 여러 자잘한 요소들이 미묘하게 첨가됨으로써 청자들에게는 상당히 복잡하게 들리는 곡 구조를 Rush는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음악적인 요소보다도 이번 앨범에서 가장 청자들의 관심을 끌 부분은 어쩌면 Neil이 맡고 있는 작사 부분일 것이다. 음악계에서 가장 뛰어난 작사가 중 한 명인 그가 겪었던 일련의 상처는 어떤 식으로건 그의 작사 과정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알려진 바로는 Neil은 이번 앨범의 작사에 있어서 어떤 특별한 컨셉트를 가지고 작업하지는 않았지만 그 결과물을 가지고 볼 때 그 중심 내용은 절망으로부터의 회복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라고 이야기되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앨범에 실린 가사들은 상처로 인한 체념이 아닌, 궁극적으로는 매우 긍정적이면서 낙천적인 메시지를 내포한 앨범이 되었으며 이는 지난 6년간 각 멤버들, 특히 Neil이 겪어야 했던 것들을 생각할 때 매우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된다. Neil의 개인적인 변화는 가사의 시점을 3인칭에서 1인칭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한데 과거에 그의 가사는 주로 제 3자의, 관찰자적인 입장에서였다. 가사에서 자신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피력하는 일은 별로 없었으며 어떤 사실에 대해서 청자들이 직접 판단할 수 있는 공간적 여지를 남겨놓곤 했던 것이 그의 작사 원칙이었다. 그러나 이번 앨범의 경우 Neil의 가사는 훨씬 개인적인 뉘앙스를 담고 있는데 이는 Neil에게 있어 이번 앨범의 작사 과정이 과거 6년동안 겪어야만 했던 자신의 생각 및 감정의 고백 및 정화 과정과 동일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적인 감정 고백과 개인적인 상처 치유라는 힘겨운 작사 과정이 Neil 자신의 유아적인 체념으로 빠지지 않고 좀 더 설득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객관화에 도달했다는 것은 작사가로서의 그의 탁월함을 다시 한 번 증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Geddy가 상당한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Neil의 가사를 직접 노래로 불러야 할 Geddy가 Neil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그러한 제 3자와의 대화는 Neil의 가사가 너무 개인적인 내용으로 흐르지 않게끔 절충 작용을 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그의 가사의 면면을 훑어보는 것도 이번 앨범을 이해하기 위해서 충분한 의미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므로 몇몇 곡들에서 드러난 Neil의 여러 감정상태를 언급하고자 한다. 앨범에 실린 가사를 통해 볼 때 Neil은 가족과의 연이은 사별 후 매우 다층적이면서도 단계적인 심리 상태를 경험한 것으로 보여진다. 첫 번째 단계는 그 정신적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힘들어 하는 Neil의 너무나도 인간적인 모습이다. "Ghost Rider"(이 곡에서 Ghost Rider란 바로 다름아닌 Neil 자신일 뿐만 아니라 이런 저런 짐들을 짊어지고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 자신을 뜻하고 있다.)에서 Neil은 ‘Pack up all those phantoms / Shoulder that invisible load / Keep on riding north and west / Haunting that wilderness road’라는 가사를 통해 가족을 잃은 뒤 방황하던 자신의 불안정안 상황을 적나라하게 표출하고 있으며 "Stars Look Down"에서는 ‘Seems like a lifetime ago / You could look with pride on your world of dream’를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한없이 한탄하고 있기도 하다. "How It Is"에서는 그에게 닥친 현실로 인한 염세주의가 ‘It’s such a cloudy day / Seems we’ll never see the sun’라는 가사를 통해 고통스럽게 배어나오고 있으며 "Vapor Trail"에서 Neil은 가족의 상실로 인하여 주어진 공허감과 무력감을 ‘Fading away like an hourglass / Grain by grain / Swept away like voices in a hurricane / In a vapor trail’라는 구절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The Stars Look Down”의 ‘What is the meaning of this?’ 또는 “Nocturne”에서의 ‘Did I have a dream? / Or did the dream have me?이라는 질문에서 알 수 있듯이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안타까운 질문만을 내뱉고 있는 Neil의 모습을 우리는 볼 수 있으며 그 상실감의 절정은 “Sweet Miracle”에서 너무나도 직설적으로 ‘No hope at all’라고 짧고 굵게 표현된다.

그러나 Neil은 이러한 삶의 어려움에 대해서 체념으로 일관하지 않는다. 비록 그런 운명과 싸워서 항상 이길 수는 없지만 적어도 맞서 싸워야 한다는 발전적 메시지가 여러 곳에서 드러나는데 예를 들어 “Freeze”의 ‘Sometimes I freeze until the light comes… / Sometimes I fight against the darkness’에서 볼 수 있듯이 Neil은 운명의 힘에 때때로 굴복하면서도 결국은 끝까지 싸워나가는 도전 정신을 줄기차게 보여주고 있으며 “Secret Touch”에서는 “There is never love without pain’이라고 하는 일종의 깨달음에 도달한다. 그런 연후에 Neil은 다시금 삶에 대한 희망을 갈구하게 되는데 “Sweet Miracle”에서 Neil은 ‘Love’s sweet miracle of life / Oh salvation / Oh salvation’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Rising up from the surface / To fly into the light’를 통해 다시금 일어서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앨범의 첫번째 싱글 커트 곡이기도 한 “One Little Victory”에서 결말에 도달하는데 이 곡에서 Neil은 ‘Celebrate the moment / As it turns into one more / Another chance at victory / Another chance to score’라고 이야기하면서 다시금 현실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획득한다. 이는 적어도 Neil이 삶의 역경에 다시금 대처할 수 있게 됨을 뜻하는 것이며 그의 그러한 자세는 “One Little Victory”에서 그가 이야기하고 있는 ‘A willingness to risk defeat’이자 “A willingness to rise above’인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앨범의 마지막 곡 “Out of the Cradle”의 마지막 가사가 ‘Endlessly Rocking’이라는, 이 흔들리는 세상의 불안정함을 뜻함과 동시에 그 불안정함 속에서의 희망(Rush는 기본적으로 Rock을 하는 사람들이다!)에 대한 의지를 동시에 담고 있는, 다분히 중의적인 표현으로 끝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앨범의 모든 곡이 Neil의 개인사와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앨범 수록곡 중 “Peaceable Kingdom”은 9월 11일 뉴욕에서 발생한 World Trade Center 테러 사건에 영향을 받은 곡이다. 테러가 발생할 당시 이미 앨범의 대부분의 곡들은 완성된 상태였으나 유일하게 “Peaceable Kingdom”만 미완성인 채로 남아있는 상태였다. 밴드측에 따르면 이 곡은 원래 연주곡으로 수록될 예정이었으나 사고 발생 뒤 공동 프로듀서인 Paul의 제안에 따라 작사를 하게 된 특이한 곡이다. Neil은 그의 제안을 받아들여 테러가 발생한 바로 다음 주에 이 곡의 가사를 만들었는데 ‘All this time we're shuffling and laying out all our cards / While a billion other dealers are slipping past our guards / All this time we're hoping and praying we all might learn / While a billion other teachers are teaching them how to burn’이라는 가사를 통해 테러 분자들에 대한 비난과 함께, 그러한 위험을 직시하지 못하고 현실에만 안주하고 있던 미국을 신랄하게 지적하는 균형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A wave toward the clearing sky”라는 구절은 작년 WTC 사고를 생각한다면 아주 소름끼치는 구절이다. 참고로 이 곡은 Alex가 개인적으로 앨범 수록곡 중 곡의 불길한 코드 진행과 잘 어울리는 현실적인 가사의 대칭 구조로 인하여 가장 아끼는 곡이라고 한다.

이러한 가사 이외에도 Neil만의 지적이면서도 탁월한 언어 감각은 여전한데 ‘Stratospheric traces of our transitory flight / Trails of condensation held / In narrow bands of white’라는 표현은 청자로 하여금 역시나 사전을 뒤적이게 만들고 있으며 새벽녁을 묘사하기 위한 그가 사용한 ‘The sun is still a rumor / And the night is still a threat’와 같은 구절은 영문학 교과서에 당장 실려도 무방할 정도이다.

Neil의 이야기가 나온 마당에 그의 드럼에 대해서 짤막하게 언급을 하자면 그는 소위 말하는 Less is More라는 절제의 미덕을 발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드럼 연주는 락계에서는 이미 정평이 자자한 일종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데 이전의 그는 단 하루도 드럼 연습을 거른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90년대 후반 일련의 사고를 겪으면서 드럼에 대한 열정을 완전히 상실한 채 약 4년동안 드럼 연주를 완전히 중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앨범 제작 초기 단계에서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이전의 감각을 회복했다. 어쨌든 그의 천부적인 드러밍은 그러한 시간의 굴곡과는 무관하게 이번 앨범에서도 자유분방하게 빛을 발하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당장 무지 단순한 듯 하면서도 확실한 인상을 남기는 “One Little Victory”의 드럼 인트로 부분만 들어도 그것은 충분히 증명되고도 남는다. 포인트를 주어야 할 부분에서 확실한 인상을 남기는 연주뿐만 아니라 “Ceiling Unlimited”의 중반 부분처럼 몰아 붙일때는 인정사정 없이 몰아 붙이는 그의 연주를 앨범 곳곳에서 접할 수 있다. 한 뮤지션이 거장으로 인정받는 데에는 다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글을 마치면서

이번 신보 [Vapor Trails]는 멤버들이 스스로도 여러 인터뷰를 통해서 밝히고 있듯이 듣기에 만만한 앨범이 아니다. 청자에 따라서는 이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 전혀 귀에 감기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적어도 앨범의 기본적인 감을 잡기 위해서 3~4번 정도는 집중해서 들어야 될 것을 멤버 스스로 팬들에게 권하고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는 점을 첨언하고 싶다. 그리고 앨범을 들으면 들을수록 이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여러가지 요소들이 하나하나 그 빛을 발하게 될 그럴 앨범이라는 사실도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

[Vapor Trails]을 통해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Rush가 모든 고통과 혼란을 뒤로 한 채 계속해서 힘차게 전진할 것이라는 것이며 이는 Rush와 그 팬들에게 있어서 적지않은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작금의 음악계를 살펴볼 때 Rush와 동시대에 음악 활동을 시작했던 그룹들이 하나 둘 모두 사라졌으며, 그나마 지금까지 남아 있는 그룹, 예를 들어 Kiss같은 그룹들도 미래에 대한 비전보다는 순전히 과거의 유산에만 유지하여 그 명맥을 근근이 유지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이번 앨범을 통해서 Rush가 들려주고 있는 음악은 그들의 저력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이러한 상황을 One Little Victory라고 겸손하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이번 앨범 [Vapor Trails]를 통해 Rush가 보여준 것은 Big Triumph라고 평가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음반정보 트랙정보 상품후기
1. One Little Victory
2. Ceiling Unlimited
3. Ghost Rider
4. Peaceable Kingdom
5. The Stars Look Down
6. How It Is
7. Vapor Trail
8. Secret Touch
9. Earthshine
10. Sweet Miracle
11. Nocturne
12. Freeze Part Iv Of "fear"
13. Out Of The Cradle
음반정보 트랙정보 상품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