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적인 가사와 미국 발매 당시 성공에 대한 회의감 등이 겹쳐 그들의 1집은 국내 발매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데뷔작의 성공과 국내 흑인 음악의 저변 확대, 나아진(?) 심의 등 여러 가지 호재 덕에 2집은 미국 발매일보다 크게 늦지 않은 시기에 발매되었다. 이번 앨범 역시 전작의 프로듀싱 팀이 그대로 유지되어 음악적인 성향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달라진 점이라면 작년 중반부터 엘엘 쿨 제이(LL Cool J), 몹 딥(Mobb Deep) 등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바이올레이터(Violator)>팀의 일원이 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작년에 발표된 <바이올레이터>의 컴필레이션 앨범에도 참여했다. 또한 알 엘은 자신의 프로덕션 <Uh Oh Entertainment>를 설립해 후에 전개될 자신의 솔로 활동에 대한 암시를 하고 있다. 정도 차는 좀 있지만 알 엘은 여러모로 드루 힐의 프런트맨 시스코(Sisqo)와 그룹 내 위치의 측면에서 닮은 점이 많다. 시스코의 솔로 활동은 대성공을 거두어 이미 앨범만 40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 역시 그에게는 매력적인 모델로 보일 것이다.
1집과 마찬가지로 가사와 음악적 분위기는 한마디로 에로틱하다. 자신들의 말대로 지극히 감각적인(sensual) R&B 음악이 대부분이다. 가사 내용은 1집에 비해 은유를 많이 사용한 듯 보이지만 더 노골적으로 느껴진다. 특히 컴퓨터와 섹스를 연결시킨 Cybersex나 영화의 형식을 도입한 Let's make a movie는 조잡한 구성으로 곡의 완성도는 별로지만 성적인 은유가 재미있는 곡이다. 앨범은 앰비언트 계열의 테크노 그룹 케이엘에프(KLF)의 1990년대 초 히트곡 3 a.m. Eternal의 멜로디를 샘플링한 몽환적인 인트로로 시작한다. 인트로에 이어 앨범의 베스트 트랙 What u want, jerk와 함께 첫 싱글 커트된 Wifey가 이어진다. 3곡 모두 힙 합적인 곡들로 비니 시걸(Beanie Sigel), 제이 지(Jay-Z)와 사이가 안 좋지만 공교롭게도 제이 지와 비슷한 목소리의 소유자 피프티 센트(50 Cent) 등이 랩을 맡아주고 있다.
대부분의 R&B 앨범이 그러하듯 발라드 성향의 곡들 또한 수록되어 있다. 특히 재지한 느낌의 When we kiss, 수록곡 중 가장 아름다운 멜로디를 가진 My everything, Splash같은 곡이 주목할만하다. 이 앨범이 전작의 흥행에 버금가는 성적을 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사실 전작이 보인 꽉 찬 구성력과 신선함은 이 번 앨범에서는 약간 결핍된 듯 느껴진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Freak in me라는 타이틀의 히든트랙에 이르기까지 넥스트가 이끄는 넥스터시는 꽤 즐거운 경험일 것이라는 점이다. ‘팬보다는 친구를 원한다.’는 그들의 모토처럼 우리는 그들의 친구가 되어 즐기면 되는 거니까..
1. Welcome Ii Nextasy(Intro)
2. What U Want
3. Wifey
4. Cybersex
5. Beauty Queen
6. When We Kiss
7. Jerk
8. Call On Me
9. Shorty
10. Minnesnowta(Interlude)
11. Let's Make A Movie
12. My Everything
13. Splash
14. Banned From Tv
15. Oh No No
16. Freak In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