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램 록의 황홀한 세계에 대한 찬가! 자신의 정체성의 운명을 심미적인 자기 발견으로 뒤바꿔낸 시대를 향한 기억의 파노라마!!"
글램 록(glam rock)의 모든 것을 한 장의 음반으로. [선댄스 영화제] 출신의 젊은 감독 토드 헤인즈가 메가폰을 잡은 [벨벳 골드마인]은 '70년대 초반 영국을 뒤흔든 글램의 전성시대를 스크린을 통해 조명한 영화다. 눈이 부실 정도의 깃털 의상과 성별을 구별할 수 없을 정도의 진한 화장이 시세포를 강타한다. 글램의 기치가 비주얼에 있는 것처럼 영화도 다분히 자극적이다.
하지만 본격 음악 영화를 표방한 만큼 코어가 음악에 있는 것은 당연하다. 글램 록 무브먼트를 견인했던 브라이언 이노, T-렉스, 루 리드, 록시 뮤직의 명작들이 오리지널 혹은 리메이크로 실려 있다. 이 가운데 T-렉스의 곡을 재해석한 브릿 팝 밴드 플라시보의 '20th Century Boy'와 록시 뮤직의 'Virginia Plain'이 우선적으로 눈에 들어온다.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위해 즉석에서 톰 요크와 버나드 버틀러에 의해 가동된 밴드 비너스 인 퍼스(벨벳 언더그라운드의 곡 제목이기도 하다)와 와일드 래츠의 곡들도 실려 있다.
두 그룹의 곡을 영화상에서는 배우 조나단 라이스 마이어스와 이완 맥그리거가 직접 노래했다. 비교해 듣는 재미가 있다. 글램 록이 어떻게 발원했고 어떻게 흘러갔는지 맥을 잡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보고 들어야 할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