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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레이블을 통해 두 장의 정규 앨범을 냈던 데이브 매튜스 밴드는 98년 4월, 자신들의 세 번째 음반 <BEFORE THESE CROWDED STREETS>를 발표했다.
앨범 제작진에는 이들의 디스크에 늘 참여하는 낯익은 이름들이 보인다. 프로듀스를 맡은 스티브 릴리화이트와 TR3의 기타리스트 팀 레이놀즈가 그들이다. 데뷔 앨범 제작 때 만나 계속 함께 일했던 프로듀서, 릴리화이트는 이번에도 사운드의 전체적인 윤곽을 다듬었고 데이브 매튜스의 오랜 친구로 스튜디오 녹음 때는 물론 짬짬이 투어 무대에도 모습을 보이던 레이놀즈가 사운드를 풍부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신보에는 벨라 플랙, 앨라니스 모리셋 그리고 크로노스 현악 사중주단이 게스트로 참가해 색다른 맛을 첨가했다. 3집의 첫 싱글은 어두운 분위기를 지닌 'DON'T DRINK THE WATER' 이다. 불길한 예감을 불러일으키는 그루브에 싱어 데이브 매튜스의 으르렁거리는 보컬이 동조하는 이 곡은 원래 'LEAVE ME PRAYING'이라는 제목으로 97년의 투어에서 자주 연주되었다고 한다. 들썩들썩하고 왁자한, 즐거운 공기를 만들어 내던 밴드가 선택한 첫 싱글로는 조금 의외의 넘버이고 일부 팬들로부터는 데이브 매튜스 밴드 풍이 아니라는 얘기를 듣기도 했지만 라디오 방송에서는 대단한 인기를 얻었다.
가사를 책임지고 있는 데이브 매튜스는 어두운 곡보다 행복한 노래를 만드는 것이 훨씬 쉽다고 말한다.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 소재로 노래를 지으면 자신의 마음도 밝아져 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지만 그 반대되는 곡을 지을 땐 평소보다 더 비판적인 시각을 지녀야 하므로 작사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밴드의 성장을 위해 어려움을 감내할 각오가 섰는지 새 앨범엔 어두운 곡들이 꽤 있다. 첫 싱글인 'DON'T DRINK THE WATER'를 비롯해 'THE LAST STOP', 'SPOON', 'THE STONE' 등이 모두 명도가 낮은 감성들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음반에는 이렇게 밴드의 새로운 면모가 보인다. 그리고 방향을 달리한 시도와 함께 무대에서는 자주 연주했지만 앨범에는 수록치 않았던 밴드의 클래식, 'HALLOWEEN'과 'PIG' 를 넣어, 신구(新舊)의 조화를 꾀했다.
'97년에 잠시 휴식을 취했던 이들은 앨범 발표와 함께 북미를 시작으로 순회 공연길에 오른다. 앨범 제작 후에 투어, 다시 앨범 제작 후에 투어로 이어지는 쳇바퀴 속에 들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라이브를 사랑하는 데이브 매튜스 밴드에게 이 쳇바퀴 돌리기는 기꺼운 작업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