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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지 및 기타 내용 불포함 Special Mid Price!
실천하는 시대의 지성, 아일랜드가 낳은 이 시대 진정한 최고의 록 밴드 U2(유투)
지난 26년간의 음악활동 중 최고의 히트곡을 한 장의 CD에 집약시킨 궁극의 베스트 앨범!
전세계 1억 7천만 장의 세일즈, 22회 그래미 수상, 9장의 UK #1 앨범 및 6장의 빌보드 #1 앨범 기록뿐만 아니라 ‘Make Poverty History’, ‘Live Aid’, ‘Live 8’ 캠페인을 주도하며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진정한 음악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최고의 록 밴드 ‘U2’가 선사하는 궁극의 베스트!!
[Boy]부터 [How To Dismantle An Atomic Bomb]까지, 26년의 세월 동안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사회의식을 보여주었던 U2의 16곡의 베스트 트랙과, 네오펑크의 선두주자 그린 데이와 함께한 세기의 협연 “The Saints Are Coming” 및 신곡 “Window In The Skies”을 포함한 18곡의 스매시 히트 싱글 모음집!!!
영국 펑크밴드 The Skids의 1981년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U2와 그린 데이의 세기의 협연!!
“The Saints Are Coming” UK 싱글차트 2위에서 상승 중!!
★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피해를 입은 뉴올리언스 지역의 뮤지션을 위한 기금 조성을 위해 발매하는 우리 시대의 지성 U2의 초유의 베스트 앨범!!! ★
★ 수입 CD+DVD Deluxe Limited Edition 동시 발매 예정 ★
★ 한국 U2 팬클럽 회원이 심혈을 기우려 작업한 전곡 한글 번역 최초 수록 ★
[리뷰]
U2가 베스트 앨범을 낸다. 그러고 보니 어언 30년의 세월이다. 그런데 얼핏 보기에 그들은 모순된 음악적 행보를 걸어온 것처럼 보인다. 펑크가 한창 맹위를 떨치기 직전인 70년대 말에 결성된 그들은 처음부터 포스트 펑크의 사운드를 냈고, 80년대엔 ‘극도의’ 전지구적 성공과 함께 마치 로큰롤 구세주처럼 세계평화와 정의를 부르짖다가 90년대 들어서는 팝아트적인 아이러닉한 사운드 실험으로 카멜레온처럼 거듭났다. 그리고 현재의 그들은 그 모두를 하나의 역사로서 아우르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있다. 이제는 록계의 원로라고 말해도 좋을 그들이지만, 놀랍게도 이 원로들은 아직 정정하다 못해 무섭도록 짱짱한 활동력을 보유하고 계시다. 이런 그들이 내는 베스트 앨범이 얼마나 큰 폭의 스펙트럼을 보여줄 지는 자명하다.
그런 점에서 U2가 베스트 앨범을 내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은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전의 베스트 앨범은 이들의 초창기라 말할 수 있었던 80년대의 결산이었고 보면, 이번 것은 좀더 압축되고 컴팩트한, 진짜 처음부터 현재까지의 U2의 모든 것을 다면적으로 보여주는 컬렉션이다. 그래서 [Sunday Bloody Sunday]와 함께 [Beautiful Day]도, [With Or Without You]와 함께 [One]도 (드디어!) 한 자리에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거기에 두 곡의 신곡, 즉 현재 태풍 카트리나로 인해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뉴올리언즈 지역 음악(인)을 돕기 위한 자선 싱글인 [The Saints Are Coming] 및 [Window In The Skies]가 곁들여져 있는 모양새이다. (이 자선 싱글은 기타리스트인 엣지가 추진한 것으로, 그린 데이 Green Day 와 함께 연주한 트랙. 미국을 돕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풍부한 음악적 유산을 가진 뉴올리언즈라는 도시의 파괴 및 피해상에 특히 가슴 아파한, 그의 음악인으로서의 보다 원초적인 연민의 발로라 하겠다.)
지금의 U2는 마치 팝 계의 교황이나 UN사절단인 것처럼 음악보다는 정치적인 시점에서 논의되는 일이 더 많아졌지만, 그것은 상당 부분 프론트맨인 보노가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그는 음악만큼 세상에도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달리 약지 못하게도 그 신념을 그대로 행동과 단박일치시켜버리는 바람에 그런 결과를 낳은 것이다. 물론 나머지 멤버들, 디 엣지(기타)와 래리 멀렌 주니어(드럼), 애덤 클레이튼(베이스)도 충실히 혹은 별 말 없이 그 노선에서 벗어나지않고 한 팀으로서 어른스럽게 행동해준 덕분이었지만, 이것은 어찌 보면 음악적 매개인 밴드를 정치적 그것으로 도구화시키는 리더의 횡포로만 보여질 수도 있었던 인식의 전환기를 어떻게든 슬기롭게 극복해나간 이들 음악적 결과물의 덕분이기도 했다 – 말하자면 U2는 하는 일 없이 말만 중구난방 앞서는 정치인보다는 본업인 음악인으로서의 인생에 일단 무게중심을 둘 수 있었다는 뜻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18 Singles] 앨범은 말 그대로 이런 그들의 음악적 행보를 충실히 싱글 개념으로 집대성한 일목요연한 음반이다. CD+DVD Deluxe Limited Edition에는 최초 공개되는 2005년도 [Vertigo] 투어 ‘이태리 밀라노’ 콘서트 실황 DVD가 함께하는데, 기발매된 [Vertigo 2005 Live from Chicago] DVD와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더한다. 다소 장황해질지도 모르지만, 이하 이들의 궤적을 수록곡과 함께 파노라마 편집해보도록 하겠다. 추보식이 아닌 오리지널 수록 순서 그대로인 탓에 흐름상 시간 개념에 혼란이 올 수도 있으나, 앨범 부클릿에 충실히 표기되어 있는 곡당 연도 표기 및 사진으로 나타난 각 해당 시기 그들 모습의 변천사를 기타 자료로 활용하면 길을 잃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다시 돌아보는 와중에도 새삼스레 불현듯 거듭 드는 생각이지만 - 이들과 동시대의 젊음을, 그리고 이 노래들을 공유할 수 있었던 것은 또 얼마나 행운이었던가. 노래의 힘은 인생을 지배한다 – 시간이 아니라면.
U2 discography
[Boy] (1980)
[October] (1981)
[War] (1983)
[Under a Blood Red Sky] (1983, live)
[The Unforgettable Fire] (1984)
[Wide Awake in America] (1985, live)
[The Joshua Tree] (1987)
[Rattle and Hum] (1988)
[Achtung Baby] (1991)
[Zooropa] (1993)
[Pop] (1997)
[All That You Can't Leave Behind] (2000)
[Hasta la Vista, Baby!] (2000, live)
[How to Dismantle an Atomic Bomb] (2004)
U2 [18 Singles]
1. Beautiful Day
지금 나한테 없는 건 그게 나한테 필요가 없어서야
지금 모르는 거라 하더라도 언젠가는 알 수가 있어
지금 나한테 없는 건 그게 없어도 되기 때문이야
지금은 그런 것 없어도 괜찮아
멋진 하루였어
사랑과 정의의 밴드였던 U2가 어느새 포스트모던한 카멜레온으로 거듭나 한창 90년대를 맹렬 활동하고 난 이후, 말하자면 그들의 제3기를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는 2000년도 앨범 [All That You Can't Leave Behind]의 첫 포문을 열었던 작품. 점잖게 나이 들어간다는 것이 록 밴드에게 있어 가치상으로 어떤 의미가 될지는 나중에 묻더라도, 적어도 U2의 경우는 그것이 급격한 하향세는 아니라는 것을 이 앨범, 그리고 이 곡의 히트로 증명한 셈이 되었다. 그들의 밀레니엄 출발을 힘차게 고지한 노래.
2.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
달콤한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며
그녀의 손끝에서 내 병이 치료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이 욕망은
마치 불꽃같이 타들어갔어요
천사의 혀로 이야기한 적도
악마의 손을 잡은 적도 있지요
돌처럼 차디찼던 내게
그건 밤에 더욱 따뜻했어요
하지만 나는 아직도
내가 찾고 있는 걸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얻고자 하는 대답을
여전히 찾아헤매고 있습니다
[The JoshuaTree]가 미국에 대한 U2의 본격적인 거론이라고 평해졌던 데에는 실제 ‘미국적’이라고 할 수 있을 부분들을 대폭 수용한 이유도 있었는데, 아마도 그 대표적인 근거로 제시될 수 있을, U2의 본격 가스펠(실제 「Rattle And Hum」 필름에서는 뉴 보이시스 오브 프리덤 흑인 합창단 및 테디 펜더그래스, 도로시 테럴과 함께 완전 교회 버전으로 편곡해서 부르기도 했다). 「The Joshua Tree」의 미국성과 종교성이 모두 들어있는 곡으로, [With Or Without You]의 뒤를 이어 커트되어 그 곡보다도 더 오래 차트에 머물고 라디오 전파를 탔던 인기곡이었다. 앨범 타이틀인 여호수아 나무는 미국 서부 사막에 자라는 유칼리 계의 나무. (그리고 이 앨범은 빌보드의 경우 ‘U2 현상’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9주간 차트 1위를 고수했다. 사실 이 앨범과 「Boy」, [War]는 U2의 이 초중반기를 굵게 매듭짓고 있는 3대 지존 포인트들이므로 앨범 전체를 다 들어보기를 권한다.)
3. Pride (In the Name Of Love)
4월 4일 이른 아침
멤피스 하늘에 울린 한 발의 총성으로
마침내 자유로와진 그
저들은 그렇게 그의 생명을 빼앗았지만
그의 긍지만은 빼앗을 수 없었다
사랑의 이름으로
그 무엇보다도 사랑의 이름으로
얼마 전 미국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관이 2008년 완공 예정으로 설립 추진에 들어갔다는 뉴스가 보도되는 것을 보고 새삼 감개무량함을 느꼈던 것은 부분적으로는 U2가 이 곡에서 노래한 바에 그 이유가 있기도 했다. 종종 라이브에서 보노는 후렴구 부분에서 관중을 향해 외치곤 했다 - “For the reverend Martin Luther King, SING!” 그러면 관중과 보노는 함께 힘차게 “인 더 네임- 오브 러브-”로 돌진하고. 이 곡은 그 말 그대로 마친 루터 킹을 위해 바쳐진 U2의 헌사이다. (87년 미국 순회 공연 중 아리조나 주에 들렀을 때 그곳 주지사가 킹 목사의 생일 축하 의식을 금지시켰음을 알고 예정된 공연을 취소할까 생각했으나, 곧 그 주지사 반대 모임에 기부금을 전하고 그 곳에서 이 곡을 부르는 것으로 밴드다운 항의를 표시한 적이 있다. 「The Unforgettable Fire」에는 또다른 마틴 루터 킹 추모곡이 있는데 그것은 [MLK].) 북아일랜드 유혈 사태에 대해서도 지극히 중도적 입장의 [Sunday Bloody Sunday]를 불렀던 그들이니만큼 말콤 X가 아닌 마틴 루터 킹을 택한 것은 U2다운 선택이었다. 사운드체크 도중 7분만에 완성된 놀라운 영감(inspiration)의 소산이자, 에코 이펙팅의 왕팬인 기타리스트 엣지의 솔로는 딜레이를 재치있게 활용한 경제적 아이디어로 곡을 더욱 빛나게 한다.
4. With Or Without You
내 손은 묶여있고
내 몸은 상처투성이
너는 내게 더 이상 얻을 것도
더 이상 잃을 것도 남겨두지 않았지
그래, 네가 곁에 있어도 나는 살 수 없고
네가 곁에 없어도 난 살아갈 수가 없어
네가 있든 없든 난 살 수가 없어
네가 있든 없든
U2의 노래 역사에 있어 [All I Want Is You]와 [One]이 나오기 전까진 최고의 러브송(정확히 말해 ‘러브’에 관한 미묘하고 뒤틀린 감정에 대한 ‘송’)으로 칭송받았던, 그리고 「The Joshua Tree」 앨범 성공의 뇌관 역할을 했던 곡(본격적 폭발은 이후의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로 이어지지만, 그래도 이 곡이 ‘1987년도의 노래’로 불려도 결코 부끄럼 없다). 보노의 보컬의 강렬한 호소력이 전에 없이 깔끔하게 단순함의 파워를 살린(그야말로 ‘삭제’의 묘미다) 어레인지를 통해 대단한 설득력을 발휘한다. 시간의 기련을 견딜 만한 명곡.
5. Vertigo
이봐, 이봐
나는 지금 현기증이라는 곳에 있어
차라리 내가 모르는 게 좋았을 것만 모여있는 그런 곳이지
그래도 뭔가 느낄 만한 게 있다는 거 하나만 빼면
현재까지로는 가장 최근의앨범이라고 할 [How to Dismantle an Atomic Bomb]에서의 첫 싱글. 현기증이라는 영단어와 스페인어권 간의 긴밀한 결합에서 전에 없이 확장된 U2의 스펙트럼을 읽을 수 있다(상상하기 전에는 뭐 그다지, 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접하고 나면 의외로 그렇게 어긋나는 느낌은 아니다 – 이들의 적용력/적응력에 또 한 번 적잖이 놀라게 되는 지점). 90년대 말부터 이들은 점점 롤링 스톤즈와도 같은 아레나 록 밴드로 군림하기 시작하는데, 선동력이 입증된 묵은 히트곡과 더불어 이렇게 꾸준히 신곡을 업데이트하는 부지런함 만큼은 인정하고 싶다 - 물론 싱글로서의 매력이 이들의 젊은 시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게 느껴질지라도, 과거의 유산만 먹고 사는 룸펜 노장으로 전락하지는 않았음에 안도하는 것은 정당한 반응이리라.
6. New Year's Day
우리는 지금이 황금기라는 말을 듣는다
그리고 황금은 우리가 벌이는 전쟁의 이유다
밤이든 낮이든 언제나 그대 곁에 있고 싶다고
그렇게 내가 영원히 그대와 함께 하길 원할지라도
새해라 해서 달라지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새해 벽두가 되면 곧잘 국내 라디오 프로그램들에서 이 곡을 들을 수 있었는데, 단지 제목만에 의한 것이라면, 글쎄… 조금은 웃음을 참을 수 없다. 희망찬 새해를 맞이한 기념으로 택할 곡으로는 너무나 정치적이지 않은가. 역시, U2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말하면서도(‘though torn in two, we can be one’) 마지막에는 이상하게 말끝을 흐린다(‘nothing changes on new year's day’). 이건 평화적이지도 않고 현실적이라기에도 너무 냉소적이다. 그건 그렇다치고, 곡은 왜 이다지도 힘이 넘치는지! 그래도, 엣지의 백코러스는 물론 이런 솔로는 가히 웅변적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다.
7. Mysterious Ways
자니, 네 누이인 달과 함께 빗속으로 뛰어드는 거야
네가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은 그녀가 대신 말해줄 테니
손을 대는 건 상처를 치유한다는 것
상처를 낸다는 건 훔친다는 것
하늘에 입을 맞추고 싶다면
차라리 무릎을 꿇는 편이 더 나을 걸
아마도 ‘(하수구 속의) 달’을 노래한 것으로 여겨지는, 시각적 이미지 풍부한 곡이자 가스펠과 훵크(funk)가 절묘하게 결합한 이들의 [Achtung Baby] 시절 히트곡. 이전까지의 U2 이미지와 위상을 생각해보면 거의 자살골이 될 수도 있었을 ‘아방가르드’ 모험이었던 이 앨범은 놀랍게도 밴드에게 완전히 다른 가능성을 열어준 효자 앨범이 되었다. 변절과 변화는 보기 나름이라는 것을 이 앨범을 들으며 내내 하게 되는데, 이 앨범의 성공은 결과적으로 다음 작인 [Zooropa]의 성공에까지 이어졌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전까지의 맹활약 덕분에 거의 록 계의 경찰관처럼 인식될 뻔한 U2에게 소중한 ‘다른’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는 사실. 이 앨범 이전과 이후의 U2를 똑같이 좋아한다는 건 불가능할 것처럼 여겨지지만 – 실제 해보면 가능하다. 놀랍게도.
8. Stuck In A Moment (You Can’t Get Out Of)
난 이 세상에선
아무 것도 두렵지 않아
당신은 내게 아무 것도 던질 수가 없을 걸
이미 그 어떤 말도 다 들어봤으니까
나는 그저
좋은 멜로디를 찾아내고 싶을 뿐
내가 함께 한 친구들 속에서
부를 수 있는 한 곡을 노래를 바랄 뿐
스코틀랜드/아일랜드 인 특유의 종교적 죄의식과 [The Joshua Tree] 시점부터 노골화한 미국 전통에의 경도가 만난 U2의 지점이라면 단연 가스펠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만날 수 있는, [Rattle And Hum] 이후의 간만의 가스펠 넘버로서, [All That You Can't Leave Behind] 수록곡이다.빠져나오고 싶지만 빠져나올 수 없는 인생의 한 순간에 들이댄 찰나의 마이크로스코프. 다소 교훈적이기도 하지만, 글쎄, 그것도 가스펠의 맥락 탓일지도.
9. Where TheStreets Have No Name
도시는 홍수로 넘치고
우리의 사랑은 녹슬어갑니다
우리는 바람에 다치고 쓸려나가
먼지 속에 짓밟혔습니다
하지만 나는 당신에게 보여드리겠어요
사막 한가운데 높이 솟아있는 그곳을
이름 없는 거리에 있는 그곳을
「The Joshua Tree」의 가장 큰 매력은 정직한 고발 정신과 결합한, 숭고하게까지 느껴지는 그 스피리추얼한 정신성이다. 그런 점에서 앨범의 첫곡인 이 [이름 없는 거리]는 후자의 아주 바람직한 예. 즉 옷깃을 여미도록 요구하는 밴드의 현관문 접대이며, 이는 충분히 흡인력 있다. 게다가 이 곡에서의 엣지의 기타는 과연 뭐라고 표현해야 마땅하겠는가 - 별 대단한 테크닉도 없이, 거의 곡 자체를 장악하고 나아가 정의마저 하고 있는 놀라운 사례일 것이다.
10. The Sweetest Thing
파란 눈의 소년이 갈색 눈의 소녀를 만났네
오 사랑스러운 그대
튿어진 곳을 봉합할 순 있어도 그 자국을 없앨 순 없네
내 사랑은 저 앞에 푸른 하늘을 이고 있지만
이 안에서 나는 그저 비구름이라네
우리 사랑은 이렇게 폭풍 같이 변덕스럽다네
오 사랑스러운 그대
오 내 사랑스러운 그대여
소문에 듣자면 이 곡은 보노가 아내인 알리슨을 위해 썼던 곡이라고 한다. 일년간 꼬박 이어진 투어 와중에 그녀의 생일을 깜박 잊고 지나간 데 대한 사과의 의미였다는데, 그래서인지 U2에게서 보기 드문 일상성이랄까 귀여움(!)마저 느낄 수 있는 의외의 트랙. (십대 시절부터 사귀다가 결혼에 골인한 이 카톨릭 잉꼬 커플의 스토리는 팬들 사이에서 유명.) 1998년도에 처음 나왔던 이들의 베스트 앨범([Achtung Baby] 이전까지의 컴파일이었다) 발매 당시 곁들여졌던 신곡이었지만, 원래는 [The Joshua Tree]의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싱글 B면곡으로 먼저 선보인 바가 있었다. 동향 아일랜드 출신의 아이돌 그룹인 보이존(Boyzone)을 초빙하여 곡 및 비디오를 완성하는 등 색다른 소품 스타일을 보여주기도. (이 비디오에는 곡의 실제 주인공인 알리슨도 출연하였다.)
11. Sunday Bloody Sunday
진실이 곧 허구이고 TV가 현실이라는 것에
우리가 면역되어 있는 건 사실이다
오늘 울고 있는 수백만의 사람들
우리가 먹고 마실 때 그들은 다음날 죽는다
어느 빌어먹을 일요일에
주님의 승리를 주장할
진짜 전투가 방금 시작되었다
하지만 얼마나 더 오래
얼마나 더 오랫동안 우리는 이 노래를 불러야 하는 것일까
‘포문을 연다’는 표현이 기가 막히게 어울리는, 「War」 앨범의 첫 곡으로서, 「The Joshua Tree」로 국제적 명성을 획득하기 전까지 가장 많이 알려지고 가장 사랑받았으며 U2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대표곡으로 대접받았던, 이들의 말이 필요 없는 영광의 순간이다. 애초 아날로그로 녹음되었던 「War」 앨범임을 생각해보면 이 질감은 곡의 정직성을 더욱 부각시킨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스티브 릴리화이트의 이와 같은 프로듀싱의 덕을 가장 많이 본 것은 래리 멀렌의 드럼 사운드). 지금이야 사정이 꽤나 달라졌지만, 곡이 만들어지고 불려지던 무렵만 해도 뿌리깊은 종교 갈등으로 인한 아일랜드 내분과 IRA를 비롯한 무분별한 폭력 사태는 현재진행형의 살벌한 ‘현실’이었다. 그리고 U2는 이에 대해 그 어떤 쪽도 편들지 않는, 즉 어느 쪽도 다 정당화될 수 없다는 이 곡을 썼다(실제 폭탄 테러가 있었던 어느 일요일이 동기를 제공했다). 아일랜드에서는 겁쟁이 화해주의자라고 할지도 몰랐지만, 이 곡에서 U2는 용감하게 휴머니스트임을 주장한다.
12. One
내가 너무 많이요구했던가?
많은 것보다도 더 많이?
당신은 내게 준 게 아무 것도 없고
그게 바로 지금 내게 남은 모든 것
우린 하나이지만
예전 같진 않아
서로를 상처 입히고는
계속 그렇게 반복할 뿐
당신은 말하지
사랑은 경건한 사원이고
사랑은 지고지순한 법이라고
사랑은 경건한 종교이자
지고의 법이라고
거기에 들어오라고 당신은 요구하지만
들어간 나를 정작 당신은 무릎 꿇게 하는군
이제 난 당신이 가진 것을
더 이상은 공유할 수가 없어
당신이 가진 게 오로지 상처뿐일 땐
덮어놓고 감상적인 평이라는 자책도 해보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결론: 아무리 골백 번을 생각해봐도 이 노래는 보석이다 - 시간이 갈수록 그 가치를 절감하게 된다는 데서 더욱 그렇다. 이토록 복잡한 감정을 이토록 단순명료하게 노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U2도 이 노래를 썼을 땐 확실히 뮤즈의 도움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With Or Without You]와 함께 U2의 러브송들 중에서 최고를 가리킬 노래이자, 시대를 초월한 모든 최고의 러브송들 가운데 하나를 차지할 노래일 것.
13. Desire
그녀는 내 방을 밝히는 촛불
그리고 나는 바늘과 숟가락
카운터 너머, 권총 한 자루
이제 곧 모두가 하나씩 갖게 되겠지
그리고 내가 그녀 곁에 있을 때 느껴지는 이 열기
그것은 욕망
앨범 제목 「Rattle And Hum」은 「The Joshua Tree」에 실려있는, 중남미 소요 사태에 개입하는 미국을 걸고 넘어진 [Bullet The Blue Sky] 가사 중 ‘메뚜기 떼 몰려오는 바람 속에서 들려오는 / 으르릉대고 윙윙대는 소리들’에서 따온 타이틀이다. 그리고 이 곡은 그 앨범에서 가장 먼저 커트된 싱글. 앨범 상 이 곡 전에 배치된 엣지의 아름다운 [Van Dieman's Land]가 아일랜드 더블린의 폐쇄된 한 철도역을 배경으로 흘러나왔고 이 곡도 그 장소에서 연주되는 걸로 영화에선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스튜디오에서 녹음되었다(더블린은 맞다). 세속적이지만 정직한 타이틀 그대로의 욕망을 느낄 수 있다.
14. Walk On
그리고 사랑은 쉬운 게 아니다
가져갈 수 있는 단 하나의 짐
사랑은 쉬운 게 아니다
가져갈 수 있는 오직 하나의 짐은 곧
절대 남겨두고 갈 수 없는 모든 것
…
집 –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으면 그게 뭔지 알 수도 없지
집 – 그게 어디 있는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난 집으로 가고 있어
그곳이 바로 상처가 만들어지는 곳이기에
[All That You Can't Leave Behind]가 정말로 U2의 귀향의 의미인지는 좀더 얘기되어야 할 부분이겠으나, 확실히 이 앨범에서는 세상살이 대부분을 겪어본 후 여유를 갖고 가장 편안한 곳을 찾아 들어가려는 중년의 시야가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당 앨범에서 커트되었던 이 싱글에서도 그런 상처 이후의 치유, 외유 이후의 귀향 등 여러모로 뭔가 1차 정리된 느낌을 가져다 준다. 앨범 타이틀이 숨어 있었던 트랙이기도.
15. Elevation
시가에 불 붙인 듯 빛나는 별
기타처럼 팽팽히 조여진 채로
아마 당신이 내 마음을 가르칠 수 있을지 몰라
이 장치들을 다 어떻게 조작해야 하는지도
난 노래는 못하지만 영혼은 있기에
그리고 목표는 바로 저 높은 곳으로의 도약
중년의 U2가 아직 건재하며 ‘록킹’하는 동시에 ‘플레이풀’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던 2001년도 싱글. 나머지는 상기 14번항 참조.
16. Sometimes You Can't Make It On Your Own
싸움을 벌일 필요 없습니다
항상 옳아야만 하는 것도 아녜요
오늘밤 내가 당신 대신
주먹을 맞아드리죠
내 말을 들으세요
당신은 알아야 될 필요가 있습니다
혼자서만 그렇게 버틸 이유가 없다는 걸
내가 거울을 볼 때 발견하는 건 당신의 얼굴
수화기를 집어들지 않을 때의 나는 바로 당신
가끔은 혼자서는 벅찰 때가있는 법입니다
자신들의 기본적인 사운드 포뮬러를 가지고 처음 출발했던 곳으로 다시 돌아와 기존의 컨벤션을 관록으로 재해석하기 시작한 것이 2000년 이후의 U2라면,그 안에서 성숙과 함께 일말의 자기 변주 내지 반복을 읽게 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사실상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최근 두 장의 앨범들에서 U2가 다소 정체하고 있다는 느낌이라는 것도 개연성 있는 의견으로 받아들여질 법하다. 하지만 모두를 위한 정열과 분노를 노래하던 U2의 다른 한쪽에는 언제나 개인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를 친밀하게 바로 옆에서 들려주던 그들이 있었음을 다시 상기시켜주는 이런 곡에서는, 명 노장의 밑천은 과연 어디까지인가를 한번쯤 상상하게 하는 힘이 있다. 최상은 아닐지라도 이들의 위로의 힘은 아직 죽지 않았다.
17. The Saints Are Coming
익사시킬 만한 슬픔이 깊은 고뇌 위를 홍수처럼 덮친다
그건 지금까지 얼마나 오래였던가
날씨 변화가 믿음을 저버릴 때까지는
지금껏 얼마나 오래였던가
한때 우연한 믿음이었던 것이
지금은 무엇이 잘못되었나
성자들이 오고 있다, 저기 성자들이 온다
내가 아무리 시도해도 답이 없다는 걸 난 깨닫는다
성자들이 오고 있다, 저기 성자들이 온다
내가 아무리 시도해도 답이 없다는 걸 난 깨닫는다
스키즈(The Skids)가 이 곡을 발표했던 것은 1979년 자신들의 데뷔 앨범에서였지만, 엣지는 이 곡에서 카트리나 수해민들을 위한 자선 이미지를 재빨리 읽어냈다 – 그 자신의 말에 따르면 마치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미리 예견하고 만든 곡인 양 20년 이상의 세월을 뛰어넘는 불가사의한 공명성이 느껴졌다고 한다. 초기 펑크의 낡은 모음집 속에서 조금은 시대착오적이리만치 오버액션으로 울려오곤 하던(원곡을 들어보면 이 느낌을 이해할 것이다) 이 펑크 클래식이 이번에 이렇게 U2와 그린 데이가 함께 리메이크한 버전에선 오리지널에서조차 결여되었던 적절한 명분이 (이제서야) 곁들여져 비로소 듣기 편안해졌다. 본 베스트 앨범 발매와 때를 같이하는 싱글 커트곡이자 아래 [Window In The Skies]와 함께 앨범의 두 신곡 중 하나.
18. Window In The Skies
모든 상심한 마음에 사랑이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 안 보이세요
모든 울고 있는 저 가슴들에 사랑이 어떤 일을 했는지 당신은 보이지 않나요
사랑은 하늘에 창을 내었습니다
그리고 그 창문을 통해 나는
사랑을 향해 미친 듯 랩소디를 읊는답니다
대미를 장식하는 것은 이다지도 낙천적인 희망의 찬가이다. 이 대미는 앨범의 대미이기도 하지만 U2 자신들의 궁극적 음악적 결론일지도 모른다. 제3세계 부채 탕감 운동 등을 비롯한 최근 일련의 보노의 행보들로 인해 음악 보다는 정치나 사회 뉴스에서 더 많이 그 이름이 들리기도 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노래에서처럼 그는 ‘하나도 부끄럽지 않’으며, 그렇게 뻔뻔할 수 있는 근거가 바로 새로운 세상, 지금 살고는 있지만 지금보다 나은 세상에 대한 그(들)의 희망과 실천 의지 때문일 것이다. 무슨NGO 운동가로 만들어버리고픈 생각 추호도 없지만, U2는 언제나 록커이면서 보다 나은 현실을 위한 현실주의자였다. 초대형 경기장에서 억대 수입을 벌어들이는 기업 록커들이면서도 이들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일관된 시각과 그에 더하여 실천의지까지를 초지일관 겸비한 ‘셀러브리티’들은 많지 않다. 아무튼 이 곡은 그들의 평소의 태도를 관통하는, 보다 넓은 의미에서의 판(pan-)지구적 앤섬이라 해야 할 것이다.
[자료제공: 유니버설 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