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EBACK 4th ALBUM]
4집의 출발은 90년대로 돌아간다. 그들이 열광했고 그들이 꿈꿔오던 90년대로부터 작곡은 시작되었다. 레이니썬의 뿌리와 근원은 모든 어둡고 습하며 음침한 음원들이다. 그리고 2009년 돌아온 그들은 다시 헤비하고 어두운 록을 연주한다. 밝고 상큼하고 이해하기 쉬운 음악을 한 적이 없다. 고로 역시 어려우며 꼬여있고 어둡고 탁하다. 4집은 94년도부터 2008년도까지 작곡해온 곡을 총망라하여 1년의 편곡 기간과 6개월의 녹음 기간을 거쳐 탄생했다.
당신이 소지한 어떤 타 외국 밴드들의 CD 나 mp3 음원들과의 경쟁을 희망하며 핸드폰에 다운 받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왜냐면 매우 시끄럽고 감정을 썩 유쾌하게 할 멜로디도 아니다.
[ORIGIN]
총 13트랙을 수록하고 있는 4집 origin은 레이니썬의 출발이 어디였는지를 첫 곡부터 단도직입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음반과 같은 동명타이틀곡인 1 번 트랙 ORIGIN은 일명 LP 세대였던 이들이 그들이 로망처럼 여기는 L P 판
을 오디오에 놓고 바늘을 올렸을 때 나는 잡음 소리로 곡의 포문을 연다. 이윽고 나오는 사운드는 마치 암흑이 제왕이 세상을 지배한 듯한 어두 침침하고 크고 무겁다. 블랙사바스와 켈틱 프로스트가 동시에 떠오르며 자신감 넘치는 기타 솔로가 시대착오적인 느낌마저 들게 할 정도 순수하다.
레이니썬의 뿌리와 근원이 무엇인지 바로 증명해주는 듯. 90년대 한국록의 기린아 노이즈 가든의 보컬 박건이 피쳐링으로 참여하여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데 친한 사이라 잠시 의미부여 차 노래 몇 소절 넣은 게 아니고 곡의 50% 이상의 노래를 불렀으며 잘못 들으면 마치 노이즈가든의 신곡이 아닌가 하는 기운마저 느끼게 한다. 강렬한 리프와 프로그레시한 구성이 돋보이는 DIM 은 여실히 레이니썬의 스타일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는데 보컬 정차식의 종 잡을 수 없는 노래 스타일은 전혀 녹슬지 않았고 곡마다 시대에 맞지 않게 쌍팔년도 기타 솔로를 남발하고 있는 기타리스트 김태진 또한 요즘에 찾기 어려운 기타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레이니썬 식 발라드 BEAUTIFUL SHINE, 그 후로 오랫동안 등과 아방가르드 진수를 보여주며 기괴한 보컬 정차식의 다양한 창법을 보여주는 MANES, INNOCENT 등을 지나 두 번째 달의 프로듀서이자 기타리스트 김현보가 편곡에 참여한 재는 처절한 선율의 오케스트라의 현악이 돋보이며 곡의 기승전결이 너무나도 또렷해서 마치 한편의 비극적인 단편영화를 보는듯하다.
1집의 PIG CROSS 를 연상시키는 베이스 솔로로 곡을 여는 BLACK DOG 은 역시 90년대의 멋진 두 록커가 피쳐링을 하였는데 크래쉬의 기타리스트 윤두병은 곡의 전반적인 리프와 애들립을 맡아서 특유의 날카롭고 거친 스타일로 표현했으며 현재 THE RATIOS를 이끄는 시나위 출신의 보컬 김바다는 보컬로 참여해서 특유의 감수성 있는 하이톤 보컬을 들려준다.
사랑하는 여자를 죽이고 다시 살아나갈 바라기를 기도하는 이중인격 살인마의 참담하고 기괴한 내용이 담긴 SNUFF 는 레이니썬의 처절한 비장미의 감도가 얼마나 깊은지 멜로디와 곡의 편곡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어쿠스틱, 헤비록, 아방가르드, 헤비메탈 등의 장르가 한 곡에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장마를 지나93년도에 작곡하여 95년 발매한 첫 데모에도 실려있는 마지막 13번 트랙 WATETR로 레이니썬 4집 음반의 끝을 맺는다.